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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餘滴] 조용필, ‘아악~’의 추억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5-08-29 00:00

한 시대를 풍미한 국민가수 조용필의 인기는 밴쿠버에서도 40여년 가수생활만큼이나 두텁다. 평양공연소식때문인지 비디오 가게에 비치됐던 KBS 열린 음악회 특별공연 테이프가 동이나 재판(?)을 발행해야 할 정도. 그만큼 시대를 공감하려는 연령층이 많다는 뜻이다.
 
SBS가 기획한 ‘조용필 평양공연’ 소식은 불현듯 시계바늘을 7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 1998년 6월이었던가. 조용필은 가요계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을 잠실 올림픽 공원 잔디마당에서 열었다. 시작 전부터 비가 흩뿌리던 날씨에 대한 원망스런 걱정은 주최측이 마련한 ‘비옷’을 보는 순간, ‘역시 조용필’이라는 소리가 절로 났다. 
 
불멸의 히트 곡 중 하나인 ‘비련’을 부르던 조용필은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손님들이 왜 이러지?’ 하지만 이내 그의 입가에는 옅은 웃음이 맴돌았다. 첫 소절 ‘기도 하는’을 부른 뒤, '사랑의 손길' 앞에서 두 박자 쉬는 사이에 청중들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악’하고 괴성을 질렀기 때문이다. 
 
오빠부대의 원조격인 조용필이 평양무대에서도 그런 열광적 반응을 얻었을 리는 없지만 ‘아악’은 ‘조용필’을 이해하는 코드의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비록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방송을 보지는 못했지만 딱딱한 자세로 공연을 노려보던(?) 북한의 7000여 청중들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일제시대의 옛 노래, ‘봉선화’ ‘황성옛터’ 등을 듣고서는 이들이 마침내 눈물 흘렸다는 보도는 거의 신파조(新派調)에 가깝다. 
 
'한(恨'으로 점철된 ‘구성진 노래’야 남북한을 관통하는 한민족의 정서(情緖) 중 하나이겠지만 해방이후 진행되어 온 남북한의 문화적, 공간적 단절(斷折)과 동질성 확보를 위한 시간적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2005년 8월에 열린 조용필의 평양무대는 ‘북으로 가는 창(窓)’으로 열린 공간이었지만 북한주민에게는 여전히 낯선 ‘창밖의 남자’였을 뿐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아쉽지만 ‘작은 거인’의 북한 공연은 남북한의 공통 분모를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 넘어야 할 산은 많고 강은 깊지만 상호간의 이해와 배려는 동화(同化)로 가는 필수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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