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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한국바다" 하루 1만달러짜리 광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5-11-22 00:00

'한국 알리기'에 미친 사나이 31세 서경덕씨 각국 도서관·미술관에 한국어사전·비디오 기증
21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6면(기업뉴스면) 왼쪽 하단에는 한반도 주변 지도와 함께 ‘동해는 한국의 바다(East Sea: Sea of Korea)’라는 제목의 흑백광고가 실렸다. 크기는 가로 10cm 세로 14cm. 광고비는 1만달러(약 1000만원).

광고주는 누굴까. 바로 독도, 아니 한국에 미친 사내 서경덕(31·徐坰德)씨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월스트리트저널 본사를 줄기차게 들락거리며 광고국 직원들을 설득했다. 처음엔 “무슨 황당한 광고냐”고 시큰둥하던 그들도 서씨의 끈기에 넘어갔다. 그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몰리는 400여명의 미국인들에게 몇 가지 광고 초안을 보여주며 “어느 것이 눈에 들어오느냐”고 설문조사까지 했다.

광고비는 어떻게 마련했느냐고? 그동안 모아온 쌈짓돈을 몽땅 쏟아 부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기업체 홍보기획 아르바이트와 해외여행 시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다. 혼자 발로 뛰는 그를 보고 가족, 친구들도 한푼, 두푼 도왔다.

“극렬한 민족주의자냐고요? 아뇨, 그냥 한국인이에요.”


▲ 서씨가 21일자 월스트리트 기업뉴스면에 낸 1000만원짜리 광고 '동해는 한국의 바다'(위 사진)
학생시절 방학 때마다 배낭여행을 자주 간 그는 지금까지 10년간 미국, 영국, 터키,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등 30개국 150여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여행을 떠난 그에게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중국인? 일본인이냐?”고 물어왔다. 그때마다 서씨는 자존심이 확 상했다고 했다. “월드컵이다, 뭐다 한국이 많이 알려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외국의 보통 사람들에게 한국 이미지를 제대로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그는 ‘한국 민간 홍보대사’를 자청했다. 고려대학교 조경학과 대학원을 나온 그이지만 아직 직업은 따로 없다. 2002년에는 미국의 ‘잔디재킷’ 전문가를 수소문해 축구장 잔디로 만든 재킷을 입고 월드컵을 홍보했고, 파리 에펠탑 광장에서 대학생 배낭여행자 200여명과 함께 광복절 기념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전 세계를 돌며 각국의 한국 홍보 상태를 점검한 것도 보람찼다. 도쿄대 인터내셔널센터, 호주 국립대 한국학연구소, 유럽의 유명 도서관들을 찾았다. “결과는 참담했어요. 도서관마다 일본 소개책자는 8~10권인데 반해 한국 소개 책자는 고작해야 1권, 그것도 1970~80년대 책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서씨는 트렁크 하나를 더 챙겼다. 10kg짜리 트렁크에는 속옷, 컵라면 대신 한국어 최신사전, 한국 홍보 비디오 등이 차곡차곡 담겼다. 서씨는 그것들을 일일이 도서관에, 대학에 기증했다.

경비는 그때그때 만들었다. 영국에선 배낭 여행족들에게 숙소를 소개해주고 소개비를 벌었고, 미국에선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돈을 아끼려 하루에 두 끼만 먹은 적도 많았다.

지난 7월 27일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독도는 한국땅이다’라는 광고를 냈다. 이 광고를 내고 나서는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반응이 엄청났다. 영국의 방송국 BBC는 “이런 광고는 처음”이라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미국 뉴저지주 한 대학에서는 아시아연구소의 객원연구원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 초등학교 2학년생은 “돼지저금통을 깬 돈을 보낼 테니 독도 지키기에 힘써달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광고를 보고 찾아온 네티즌들로 그의 독도 홍보 홈페이지(www.FortheNextGeneration.com)가 마비되기도 했다. ‘잘했다’’도와주겠다’는 격려 메일만 3000통. 하지만 서씨는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는 답장과 함께 정중히 거절했다. 일본어로 적힌 항의메일도 수십 통 받았다.

“해외에서 사귄 외국인 친구들에게 설명하면 다들 놀라더군요. 왜 나라에서 도움을 받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라가 할 일이 있고 국민이 할 일이 있지요. 저 하나라도 나서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서씨는 “조금 창피한 일이긴 하지만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만난 외국인 중 40%는 한국이 어디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홍보대사로 나선 이상 할 일이 엄청나게 쌓여 있다”고 했다. 요즘 그는 뉴욕 주요 박물관, 미술관을 들락거린다. “문화의 최고 중심지인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현대미술관을 가보면 한국어 오디오 설명기나 안내 책자가 없어요. 일본어, 중국어는 있는데 말이죠. 이건 하나의 자존심 싸움입니다.” 서씨는 “한국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아연기자 hotar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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