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사진기의 ‘작은 콩’ 렌즈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5-12-05 00:00

지난 두 번에 걸쳐 렌즈의 화각에 따른 원근감에 대해 설명했는데, 오늘은 조금 폭을 넓혀서 렌즈 자체에 대해 나누어 보겠습니다. 라틴어로 ‘작은 콩(lentil)’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렌즈는 상자에 불과한 역할을 하는 사진기 본체(바디)와는 달리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합니다.

사진을 처음 배우거나 카메라를 살 때 듣게 되는 여러 충고중의 하나가 아마도 카메라 본체보다는 렌즈에 투자하라는 것이기도 하지요.

지난 번에 설명한 초점거리에 따른 화각(angle of view)의 효과를 정리해보면,

초점거리가 짧아질수록...

- 당연히 화각은 커지겠지요? 28미리 광각렌즈는 대략 75도의 화각을 제공하는데 이는 사람의 두 눈으로 보는 화각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 확장 혹은 과장된 원근감. 피사체의 상대적인 크기나 위치를 실제보다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optical illusion을 만들어 줍니다. 가까이 위치한 피사체는 아주 커 보이고 힘있게 보이는 반면, 멀리 있는 피사체는 실제보다 더 작아보이고 더 뒤로 물러난 듯한 효과를 내어 줍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는 아주 다르게 보입니다.
- 피사계심도는 깊어지고,
- 왜곡(distortion)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광각렌즈로 건물을 올려다보며 찍으면 건물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keystoning 효과가 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 화각은 좁아지므로 원치 않는 사물이 scene에 들어가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 멀리 있는 피사체를 마치 가까이 있는 것처럼 당길 수 있지요. 권투용어로 reach가 길어지지요.
- 원근감이 압축됩니다. 원경과 근경이 마치 아주 가까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어 줍니다.
- 피사계심도는 얕아집니다.

초점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렌즈가 바로 줌(zoom)렌즈인데, 렌즈교환식의 경우 보통 사진기를 살 때 번들로 딸려오기도 하고 일반적인 대부분의 똑딱이 디카에는 예외 없이 줌렌즈가 달려있습니다. 줌렌즈에서는 두 가지를 잘 보아야 하는데, 하나는 줌배율이고, 다른 하나는 최대 조리개 수치입니다.

줌배율이란 어떤 범위에서 초점거리가 변동되는지를 말하는 것인데 이를테면 28-85라면 광각으로는 28미리에서, 망원으로는 85미리까지 초점거리를 변동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최대 조리개 수치는 줌렌즈에서 최대로 개방할 수 있는 조리개의 수치가 얼마큼인지를 이르는 것인데, 렌즈의 경통을 보면 줌배율 옆에 숫자로 f/4.5라고 쓰여져 있으면 최대로 밝게 할 수 있는 조리개 수치가 4.5라는 뜻입니다. 보통 아주 비싸지 않은 줌렌즈의 경우 변동조리개라고 f/3.5~4.5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광각쪽에서는 조리개를 3.5까지 열 수 있지만, 망원쪽으로 가면 최대로 개방할 수 있는 조리개 수치가 4.5로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많지 않다면 변동조리개 줌렌즈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지나치게 높은 줌배율을 지닌 줌렌즈의 화질은 아무래도 조금 떨어질 수 밖에는 없는데, 그래도 컴퓨터를 사용한 렌즈설계 및 제조가 일반화된 지금, 예전보다는 가격에 따른 렌즈의 품질격차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무조건 줌렌즈는 단렌즈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화각을 통해 입체감이 넘치고 사진의 언어를 전달할 수 있는 사진을 찍으시기를 바랍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어빙 펜
1917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어빙 펜(Irving Penn)의 사진은 알게 모르게 눈에 익은 것들이 많지만, 아마도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은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그의 Tutu 앨범과 마일스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사진)이거나 혹은 옷깃으로 얼굴을 반쯤...
조나스 칼슨
북유럽에 있는 나라인 스웨덴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무엇보다 노벨상이 생각나고 연세가 있으신 분은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 잉그리드 버그만이, 음악을 좋아하시면 팝그룹 아바가,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은 에니카 소렌스탐이, 사진기를...
마크 셀리거
오늘은 에디토리얼 사진가로, 광고사진가로, 또 컨트리 밴드의 뮤지션으로도 잘 알려진 마크 셀리거 (Mark Seliger)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1959년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에서 태어난 마크 셀리거는 애니 라이보비츠와 마찬가지로 롤링 스톤스 매거진에서 오랜...
애니 라이보비츠(2)
매번 라이보비츠의 사진을 볼 때마다 참 놀랍다고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자연스러움과 드라마틱한 것과의 절묘한 조화입니다. 너무 자연스러우면 눈을 잡아 이끄는 뭔가가 부족하거나 혹은 반대로 지나치게 드라마틱하면 어색해지기 쉬운데, 라이보비츠는...
애니 라이보비츠(1)
이번 주부터 몇 번에 걸쳐 제가 좋아하는 사진가에 대해 나누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사진가 선정에 있어서 개인적인 취향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데, 사진이론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자주 사진가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무슨 일에서든지...
DAM(Digital Asset Management)
사진의 매체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 중에 하나가 '부담없는 난사'가 아닐까 합니다. 싸지 않은 필름값이나 현상, 인화비를 생각하면서 롤수를 염두에 두어야 했던 예전과는 달리 일단 카메라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나면 인화하기까지는...
지난번에는 필름의 보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디지털 사진의 보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진을 찍으면 그 동안에는 물리적인 사진(은염) 필름이 남았지만,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경우에는 파일이 남게 되지요. 이런 컴퓨터 파일을 디지털...
적외선 사진(infrared photography)이란 것을 들어보셨는지요? 조금 특이하거나 독특한 것을 좋아하거나 적어도 관대한 캐네디언들은 흔히 혼인사진에 적외선 사진을 따로 요구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크로스현상과 더불어 뭔가 색다른 것을...
지난 두 번에 걸쳐 렌즈의 화각에 따른 원근감에 대해 설명했는데, 오늘은 조금 폭을 넓혀서 렌즈 자체에 대해 나누어 보겠습니다. 라틴어로 ‘작은 콩(lentil)’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렌즈는 상자에 불과한 역할을 하는 사진기 본체(바디)와는 달리 이미지에...
오늘은 PL 필터에 대해 마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번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PL 필터를 사용하시는 방법은 카메라의 파인더를 보면서 전면의 링을 돌리다가 가장 어두워질때가 효과가 가장 클 때입니다. PL 필터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원치않는...
올 봄 연방 하원국회 회기는 동성결혼 법안통과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자유-신민당 합의로 개정된 예산안 법안처리를 중심으로 그 드라마틱했던 봄 회기를 3당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고, 회기 마지막 법안인 동성결혼법 통과에 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사진이란? 2005.05.02 (월)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이민 생활 중에 어렵게 휴가를 얻어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을 보시고 록키를 갔습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열심히 사진을 여기저기서 찍어서 집에 돌아온 후에 컴퓨터로 복사하고 모니터로 봤을 때, 혹은 코스코나 슈퍼스토어에서 인화해서 봤을 때 '어, 이게...
10학년 때 진로 결정 유도…빠르면 내년 9월부터
크리스티 클락 BC주 교육부 장관이 고교 과정을 대폭적으로 개편하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고교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80%의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
크리스찬 사진 동호회 "사진이라는 도구로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 세련되지 않은 예술품 보다 창조주의 '카피'가 더욱 고상 밴쿠버에서 조용히 모이던 사진 동호인들이 열과 성을 다해 전시회를 준비한다. 크리스찬 사진작가 함철훈씨의 지도로 매달 1회...
본 사진실 2001.11.30 (금)
본 사진실 "혼이 담긴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PPABC 작품전에서 입선...작품성 있는 사진 만들기에 주력 본 사진실을 운영하고 있는 오해영 씨가 BC 프로페셔널 사진가협회(PPABC) 회원 작품전에서 '사랑과 평화(Love and Peace)'라는 작품으로 입선했다. 이번 회원전은...
만나봅시다 / "보이지 않는 손의 흔적을 찾아서" 사진작가 함철훈 "보이지 않는 손의 흔적을 찾아서" 미국 최고의 예술전시관 케네디센타 전시 앞두고 사진집 출간 사진은 과학인 동시에 또한 예술이기도 하다. 예술의 복사를 위해 과학으로 개발된...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