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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진가들(6)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5-01 00:00

리처드 아베든

리처드 아베든(Richard Avedon)의 사진은 어떤 것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을까요? 나신의 나스타샤 킨스키를 뱀이 휘감고 있는 1981년의 사진(Nastassja Kinski and the Serpent)이나 혹은 비틀스의 사이키델릭한 1967년 사진일까요? 오히려 광고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사진은 최근 리바이스 청바지의 광고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1923년 뉴욕의 한 유태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컬럼비아 대학교를 중퇴한 이후 선원들의 신분증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백화점의 광고사진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당시 하퍼스바자 매거진의 아트디렉터였던 알렉시 브로도비치에 의해 발탁되어 바자와 라이프 매거진의 사진을 찍게 됩니다.

20년 후인 1946년 그는 바자를 떠나 보그지의 책임사진가로서 일하게 되는데, 그는 이러한 상업적인 일 이외에도 당시 월남전이나 그 이후 베를린 장벽붕괴 그리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개인적인 사진작업을 시작합니다.

흰 배경으로 유명한 그의 인물사진은 어떤 정형을 거부하는 것으로서 대부분 하얀 배경 앞에서 사진기를 바라보는 미니멀한 구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어떠한 인위적인 포즈도 없이 언뜻 보기에는 너무나 평범해 보이지만, 그 흰 배경 위에 그는 사람의 감정을 추출해내어 표현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자화상 사진을 보면 모델과 손을 잡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무언가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모델방향에서 찍은 이 자화상 사진이야말로 아베든의 한 단면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사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진가들이 모델과의 교감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그때마다 아베든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의 평범해 보이는 사진에서 모델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감정추출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사진집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American West', 'Richard Avedon Portraits', 그리고 'Woman in the Mirror'인 것 같습니다. 역시 웬만한 도서관에는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그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richardavedon.com/)에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사진을 보시면 '아, 이 사진이 아베든이 찍은 것이로구나'하실 사진이 많이 있을 줄 압니다.

81세의 그는 뉴요커 매거진에서 의뢰한 'On Democracy'라는 사진 프로젝트를 하다가 2004년 뇌출혈로 타계합니다. 수전 손탁이 '금세기 가장 훌륭한 사진가중의 하나'라고 칭송한 리처드 아베든. 무려 50년 동안 세계 패션사진의 최정상에 있으면서 많은 전시회를 열고 수많은 상과 유수 대학교로부터 많은 학위도 받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더욱 그를 행복하게 했던 것은 죽는 순간까지도 그가 하고 싶어했던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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