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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가 전하는 침대이야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5-15 00:00

상당히 오래전에 들었던 광고 멘트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느 가구업체에서 침대를 광고하면서 자신 있게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고 전파하던 문구입니다. 모르긴 해도 아직 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침대를 사용하지 않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서라도 침대는 가장 보편적인 사람의 잠자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용도와 디자인에 더욱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제작되어 좋은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침대의 역사는 정확히 알기가 어렵지만 적어도 예수 시대에도 필수품에 가까운 가구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침대에 누워있느냐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의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침대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입니다. 속히 일어나고 싶은 침대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잠시 동안의 감각적인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적절하지 못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침대는 부끄러움과 비난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침대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치고 피곤한 몸을 편안하게 쉬게 하여 안식과 새 힘을 보충해줄 수 있도록 사용되는 침대야 말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침대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침대에 머물러 있습니까?

신약 성경의 누가복음서에는 중풍으로 사지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누워있는 침대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사람은 좋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침대와 누워있는 사람은 동일하지만 상태에 따라 침대의 모습은 다르게 보여 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침대는 중풍병(中風病) 환자가 누워있는 고정된 침대입니다. 자신의 의지로는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없는 품고 있는 침대입니다. 이 중풍병자는 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소원일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되풀이 했는지 모릅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족들과 많은 사람들이 이 침대에서 중풍병자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을 것입니다.

이 침대에 아직까지도 누워있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생애와 생각과 의지까지도 완전히 마비시켜버리는 이 침대는 어쩌면 언젠가 그 주인공이 바로 ‘나 자신'이나 부모, 형제들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인과 과정이 어떻든 간에 우리 모두가 결코 피하고 싶은 침대인 것입니다.

두 번째 침대는 이동되는 침대입니다. 비록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중풍병자가 누워있는 침대는 하나의 가능성(?)을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필요이상의 적극성과 불확실한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정된 침대는 이동이 시도되었습니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障碍物)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장애물이란 바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쩌면 가장 도움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소망을 품고 움직이는 침대가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게 길을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생각해보면 독자 여러분들도 심심치 않게 경험하신 일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동하는 침대는 장애물 앞에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장애물을 피해 지붕 위로 올라간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이동되는 침대야 말로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되짚어 보아야 하는 침대의 모습인 것입니다.

마지막 침대의 모습은 비어있는 침대입니다. 중풍병 환자가 많은 목격자들 앞에서 기적의 치료를 받아서 더 이상 침대에 붙잡혀있지 않고 오히려 그 침대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침대에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있어야 할 이유가 없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생애를 지배하고, 고정시키고 절망으로 몰아갔던 침대의 다스림을 더 이상 받을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상식 가운데 한 가지는 건강한 사람일수록 침대를 비워야 할 때는 확실하게 비운다는 것이고 병든 사람일수록 침대를 의지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침대의 다스림을 받지 않고 오히려 침대를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 침대의 모습은 모든 독자 여러분들의 생애에서 반드시 회복되어져야할 침대의 모습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침대는 어느 지점에 머물러 있습니까? 혹시 고정된 침대에 머물러 계시는 분이 계십니까? 이동되는 침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동되는 침대를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제 곧 비어있는 침대를 향한 적극적인 시도로 말미암아 반드시 침대를 비우시길 소원합니다.

이 침대 이야기의 결정적인 마무리는 예수 앞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수를 향한 이동, 예수 앞에 내려진 침대가 예수 앞에서 비워지게 된 것입니다. 이 침대는 중풍병자의 침대만이 아닙니다. 나의 침대이기도 합니다.

예수께서는 중풍병자의 침대만 비우는 분이 아닙니다. 바로 나의 침대도 비우십니다. 비워있어야 할 때 비워져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도 없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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