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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진가들(7)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5-29 00:00

데이빗 앨런 하베이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Magazine)이라는 잡지를 잘 아시지요?

제가 아주 어렸을때 외할아버님께서 노란색테두리가 있는 이 잡지를 즐겨 보시고 유리창이 달린 책장에 소중히 보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할 뿐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는 이에게도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잡지이기도 하고, 사진가로 어딘가에 취직을 한다면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직장중에 하나가 바로 이 매거진을 발간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스텝사진가중 하나였고 지금은 매그넘(Magnum)이라는 유명한 에이전시의 소속사진가인 데이빗 앨런 하베이(David Alan Harvey)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내셔널 지오그래픽(?)한 사진가 두 명을 꼽는다면 샘 아벨(Sam Abel)과 데이빗 앨런 하베이를 들고 싶습니다. 194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저널리즘으로 유명한 미주리주립대학원을 졸업하고 작은 언론사에 근무하다가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에 입사하여 1978년 스탭사진가가 됩니다. 1986년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위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퇴사한 그는 1993년부터 브레송이나 로버트 카파가 속해있던 매그넘 에이전시의 소속사진가로 활동합니다.그는 두 대의 라이카를 사용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는데 콧수염을 기른 당당한 체구에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라이카 M6를 하나는 목에, 다른 하나는 어깨에 맨 모습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애니 라이보비츠와 같이 그 역시 35 미리 화각의 광각렌즈를 가장 즐겨쓴다고 하네요.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은 역시 'Cuba (: Island at a Crossroad)' 사진집이 아닐까 싶은데, 광역 밴쿠버의 웬만한 도서관에 모두 있는 것 같고, 2003년 7월에 발간된 그의 20년에 걸친 작업의 소산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디아스포라를 다룬 'Divided Soul'이라는 사진집이 있습니다.

보통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사는 1년 전부터 기획된다고 하는데, 하베이가 어떤 기사의 사진가로 선정이 되면 적어도 3개월동안 도서관에 들어앉아서 그 나라, 지역, 문화, 역사 등에 대해 소상히 공부한다고 하고, 이 기간동안 그는 주어진 주제에 대한 정보를 집약하여 어떤 심볼(symbol) 혹은 아이콘(icon)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그의 사진집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을 보면 사진가라고 한정하기보다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한 언론인이나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고, 그의 주제는 역시 사람을 통한 따뜻한 인간미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최근에 그는 니콘카메라의 'Legends Behind the Lens'라는 시리즈 광고사진의 모델로서 활동하기도 하는데, 요즘 나오고 있는 니콘카메라 인쇄광고 중에 몸과 얼굴에 온통 흰칠을 한 천사분장의 모델이 등장하는 사진이 있는데 이 역시 하베이의 사진입니다.

디지털이라는 대세를 거스를수는 없는지 환갑을 넘은 이 노년의 대가도 지금은 니콘의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역시 렌즈는 라이카를 사용하던 때와 같은 구성의 20미리(디지털 환산화각 35미리)와 50미리 단렌즈만을 사용한다고 하고, 뜻밖에도 D70 이라는 콘슈머 그레이드의 디지털 바디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작은 카메라가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아서 방해받지 않고 사진찍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최근에 예술가로서 큰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그로 인해 이혼이라는 아픈 경험을 했다는, 그의 사진가로서의 진정한 강점은 큰 화소의 디지털카메라도 아니고 첨단기능의 줌렌즈도 아니라, 커다란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천진난만하고 따뜻한 미소와 피사체를 진정으로 배우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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