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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기적의 구조 뒤에 캐나다인 있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6-02 00:00

브래시씨, 정상 등반 포기하고 동료들과 조난자 구조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 내려오던 중 산소부족으로 쓰러진 뒤 사망한 것으로 여겨져 산 속에 버려졌던 호주 산악인 링컨 홀씨(50·사진)를 극적으로 구조해낸 등반대에 캘거리 출신의 캐나다인 앤드류 브래시씨(36)가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링컨 홀씨는 지난 5월 25일 동료들과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으나 하산 과정에서 고산병으로 환각 상태에 빠진 끝에 쓰러졌다. 함께 등반했던 셰르파들은 그를 구하려고 애썼으나 홀이 의식을 되찾지 못하자 홀이 숨진 것으로 여기고 그를 산 속에 놓아둔 채 하산했다. 베이스 캠프에도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6일, 미국 산악인 댄 마수르씨가 이끄는 다른 등반대가 정상에 오르다가 홀씨가 정상 밑 100m 지점에 쓰러진 채 살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홀씨는 “내가 여기 있는 것을 당신이 보고서 놀랄 것으로 생각했다”고 농담까지 건넸다고 마수르씨는 전했다.

캐나다인 브래시씨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됐던 마수르씨 등반대는 홀씨에게 산소와 따뜻한 차를 준 뒤 셰르파들의 도움을 받아 600m가량을 하산해 해발 6400m의 베이스 캠프로 홀씨를 후송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브래시씨의 어머니 빅키 브래시씨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포기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들은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부모로서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생일대의 에베레스트 등반을 포기하고 홀씨를 구조한 브래시씨 등반대의 미담은, 몇 주전 같은 지역을 지나던 다른 40여명의 산악인들이 숨져가고 있던 영국 산악인 데이비드 샤프씨를  지나쳐 버린 채 등반을 계속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당시 그곳을 지나던 한 등반대는 등반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샤프씨를 구할 것인가를 놓고 의논을 한 끝에 등반을 계속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샤프씨는 결국 현장에서 숨졌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등산 윤리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산악인들은 에베레스트 등정이 한때는 산악인들이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도전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개탄한다. 1953년 셰르파 텐징의 도움을 받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던 에드먼드 힐러리경은 "에베레스트 등반이 상업화되면서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사람들까지 돈을 내고 뛰어 들고 있다"며 "거액을 들여 등반에 나섰으니 돈 생각 때문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게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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