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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북극곰, 동족포식 나선 듯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6-16 00:00

加·美 환경단체 “지구 온난화가 남긴 피투성이 지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사냥을 할 수 없게 된 일부 북극곰들이 동족을 잡아먹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미국ㆍ캐나다 공동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지질학연구단 알래스카과학센터의 스티븐 앰스트럽 등 연구진은 ‘극지 생물학’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2004년 1월부터 4월 사이 알래스카 북부와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북극 곰들이 서로를 잡아먹은 3건의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건은 갓 새끼를 낳은 암컷이 몸집이 두 배나 큰 수컷에 의해 굴에서 끌려 나와 잡아 먹힌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북극곰들은 평소 고리무늬물범을 주식으로 하며 먹이 사냥과 짝짓기, 새끼 낳기 등에 모두 유빙을 이용해 왔으나 최근 유빙이 없는 계절이 길어지면서 사냥을 하지 못해 굶주리고 있다.

북극곰들이 동족을 죽이는 것은 개체수 조절이나 지배권 장악, 짝짓기에 유리한 지위 확보 등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먹기 위해 죽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연구진은 “알래스카 북부 보포트해 남부 지역에서 24년, 캐나다 북서부에서 34년 동안 북극곰들을 관찰해 왔지만 북극곰들이 다른 북극곰을 잡아먹는 경우는 이전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환경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유빙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북극곰은 금세기말까지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해 연방정부에 북극곰을 특별 보호대상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한 캘리포니아주 생물다양성센터의 캐시 시걸 대변인은 “북극곰의 동족 포식은 온난화의 영향이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알래스카 보존해결책’의 데브러 윌리엄스는 이 연구는 “지구 온난화가 남긴 피투성이 지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초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보포트해 동부지역의 곰들은 다른 지역의 곰들에 비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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