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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일을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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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6-07-06 00:00

일하는 부모의 삶은 피곤하다. 돈 벌기 위해 일하랴, 집안 일 돌보랴, 아이들을 음악 레슨, 스포츠 레슨을 받게 하기 위해 이리저리로 실어 나르랴, 쳇바퀴 돌 듯 바쁜 나날이 계속된다. 이 모든 일을 하기에 늘 시간은 부족하다.

서점 책꽂이에는 이런 부모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과 잡지들이 넘쳐 난다. '단순하게 살아라'(말로는 참 쉽지만)에서부터 '모든 것을 다 하라'에 이르기까지. 어떤 이들은 아버지들이 집안 일을 좀더 많이 거들어서 일하는 주부의 스트레스를 덜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부부가 아무리 공평하게 집안 일을 나눠 한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맞벌이 부부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기업이 탁아 시설 지원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나온다. 이것 또한 좋은 발상이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최소한의 도움 밖에는 되지 못한다. 아무리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일지라도 직원들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며 대부분의 근로자들 역시 직장에서 유능한 일꾼으로 평가 받기를 원한다. 보수당 정부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 월 100달러의 탁아 보조비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과연 이것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녀들의 과외 활동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요즘 부모들은 할 수만 있다면,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뒷바라지 하기를 원하고 있다. 경쟁과 성공 지향적인 현대 사회의 속성이 변하지 않는 한, 부모들의 이런 자세를 나쁘다고 만은 할 수 없다.

일하는 부모의 짊을 덜어주기 위해 나온 모든 제안들 가운데 한가지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다. 자녀들에게 일을 시키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캐나다 가정에서 자녀들은 집안 일을 하나도 거들지 않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이 말이나 듣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일주일에 한번 쓰레기를 내다버리도록 했다면 그건 대단한 성공이다. 아이들이 어쩌다 한번 자기 방을 치우기라도 한다면 부모는 그것에 만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져야 할까. 영유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식탁을 치운다거나 설거지, 빨래 개기 등의 집안 입을 해낼 수 있다. 나이가 더 먹으면 잔디도 깎을 수 있게 되고 식사 준비, 빨래, 청소기 돌리기 등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녀들이 집안 일을 거드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딸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요리, 바느질, 빨래하는 법 등을 배웠고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역할을 맡았다. 또 아들들 역시 남자들이 해야 하는 집안 일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어떤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들은 피곤에 지친 부모들에게 얹혀 사는 식객에 불과하다.

자녀들의 잘못이 아니다. 아무 일도 해보지 않은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못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버릇을 잘못 들인 대다수 부모들이 결국 자녀의 시종이 되어 간다. 자기 빨래와 식사 준비를 손수 해야 할 시점이 되어서도 다 큰 자녀들 대부분이 여전히 자기 집에서조차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는 손님처럼 군다. 

일에 지친 부모들만이 분노할 문제가 아니다. 이런 현상은 캐나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의 출산율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인구는 빠른 속도로 노령화되고 있고 이는 앞으로 캐나다의 생산성과 연금, 보건 복지 정책과 직결되어 있다.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그 이유 중 분명한 하나는 아이들을 길러보아도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자녀들이 가업을 이어받고, 집안 땅을 일궈 농사를 짓고, 연로한 부모님을 집으로 모시던 것은 이젠 다 과거지사다. 부모는 자녀를 기르고 자녀는 부모에게 얹혀산다. 많은 부부들이 아이 하나면 족하다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지 않은가. 

자녀에게 힘든 집안 일을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는 물론 없다. 아이들에게는 스포츠 활동과 숙제 할 시간, 놀 시간이 필요하다. 집안 일에 대한 부담은 부모가 감당해야 할 한 몫이며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집안 일을 거들면서 아이들은 삶에 필요한 유용한 생활 기술을 익히게 된다. 또한 인생에 공짜가 없다는 것도 배우게 된다. 15살 난 아들에게 부엌 싱크대 위를 닦도록 시킨다고 해서 그 아이가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집안 살림을 거들면서 아이들은 팀워크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자녀들이 조금만 집안 일을 거들어준다면 캐나다 가족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고 부모들의 스트레스는 지금보다 줄어들게 될 것이다.

글로브 앤 메일 7월 4일자 사설 'Put the Kids to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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