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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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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6-10-05 00:00

영재아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

초등학교 5학년 다은이(가명·여·만 10세)는 학교에서 인정받는 우등생이다. 킨더가튼 들어가기 이전부터 혼자 책을 읽을 줄 알았고 현재 수학은 한 학년 위인 6학년 수준을 공부하고 있다. 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인정받는 똑똑한 아이다. 다은이는 학교 공부가 조금 지루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학교 생활을 즐기고 있는 편이다. 지능 검사 결과 영재라고 할 수 있는 점수 IQ 136이 나왔다.

초등학교 4학년(가명·남·만 9세) 윤호는 다은이와는 다른 경우이다. 학교에서는 성실하지 못하고 그저 평범한 학생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윤호 엄마는 윤호의 잠재성과 영재성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윤호는 두 살부터 숫자를 세고 간단한 암산을 시작했으며 네 살에 해리포터를 읽었다. 킨더 가튼에 갈 때에는 이미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수학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고등학생이 하는 미적분을 혼자 공부하고 있다. 지능검사 결과 윤호는 평균을 크게 웃도는 점수 IQ 167점을 받았다.

두 명의 어린이 모두 다 학습 면에서 영재판정을 받았고 영재교육을 받고 있지만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 두 어린이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다. 다은이의 경우에는 학교생활에서 다른 어린이들과 지내는데 아무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리더십도 있어 다른 어린이들을 우르르 몰고 다니곤 하였다.  윤호의 경우에는 또래 친구들과 거의 친분 관계가 없었고 친한 친구라고는 쉬는 시간에 만나서 과학이야기를 나누는 상급생 형이 한 명 있을 뿐이다.

학습에 있어서 뛰어난 영재아들을 보면 대부분 이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사회성이 뛰어나거나 아니면 아예 고립되어 혼자 놀거나 하는 것이다. 특히 지능지수가 150이 넘는 어린이, 흔히 신동이나 천재라고 부를 만한 수준의 놀라운 지적 능력을 지닌 어린이일수록 사회적 고립 현상과 정서발달에 있어서의 어려움은 두드러진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 현상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먼저 지적 능력과 사회성 발달간의 정도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일어날수 있다. 지적 수준은 고등학교 이상의 수준이지만 사회성이 나이 또래 수준이라면 흔히 가정에서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부모와 교사들은 아이의 말하는 수준, 생각 수준이 뛰어나기 때문에 아이에게 같은 수준의 사회성, 정서발달을 요구하기 쉽다. 예를 들어 어른처럼 말하고 글도 읽는 똑똑한 네 살짜리에게는 어른과 같은 수준의 성숙한 사회성 정서발달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네 살배기는 다른 아이와 똑같이 과자 달라고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고 울기도 하며 미운 친구가 있으면 때리고 싸우기도 한다. 이럴 때 부모와 교사들은 이 아이가 정말 영재 맞나 하는 의심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미성숙에 대해 혼내고 벌주기도 한다.

두 번째로 너무 뛰어난 지적 능력 때문에 학교생활 적응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앞에서 말한 윤호의 경우 킨더가튼, 1, 2학년을 지나면서 좌절감을 많이 맛보았다. 이미 초등 4학년의 수학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1부터 20까지 세는 연습을 한 달이 넘도록 반복하자 아이가 좌절하기 시작했다. 1학년, 2학년이 되어도 윤호의 수준에 맞는 수학과 언어학습은 학교에서 제공되지 않았다. 고등수학과 화학에 관심있는 윤호와 유기오 카드나 단순 컴퓨터 게임에 관심있는 다른 어린이들과는 관심사 자체가 통하지 않았다. 윤호와 다른 동료 아이들은 서로의 관심사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러한 공통분모가 없다 보니 윤호는 자연스레 친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영재아들이 정신적 감각적으로 상당히 예민한 특징이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어릴수록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청각이나 시각감각에 있어서, 또 정서적으로 상당히 예민하고 다루기 힘든 면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영재아의 사회성, 정서적 발달의 문제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며 보통 이러한 원인들이 하나보다는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성의 문제, 정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아이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턱없이 높은 정서발달이나 기대, 반대로 아이 수준보다 너무 낮게 제공되는 학습 수준 모두 문제를 일으킨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뛰어난 신동들을 보면서, 또는 아이큐가 매우 높은 영재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똑똑해 봤으면 혹은 우리 아이도 저렇게 뛰어났으면 한번쯤 다들 바래 본다. 하지만 막상 천재나 신동 자신들이나 이들의 부모는 이렇듯 또 나름대로의 고뇌를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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