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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퀘벡 독립'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27 00:00

영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스티븐 하퍼 총리는 너무 영악하다(too clever by half). 적어도 퀘벡 독립문제 해결방안에 관해서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2일 하퍼 총리는 "퀘벡은 캐나다 연방 안의 한 국가(a nation within a united Canada)"라고 말했다. 이 같은 폭탄발언은 분리독립주의자를 달래지도 못할 뿐더러 향후 또 다른 논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 국민통합은 약화되고 퀘벡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독립주의자들은 이렇게 외칠 것이다. "보라! 의회조차도 퀘벡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있다. 공식화하고 분리독립하자"

논란은 자유당 대표경선에 나선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후보의 부주의한 발언으로 촉발됐다. 그는 '퀘벡은 나의 조국(Quebec is my nation)'이라는 애매한 개념으로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하퍼 총리가 끼어 들면서 진화는커녕 아예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다. 게다가 하퍼 총리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무례하게 의안으로 먼저 밀어붙였다.

보수당 내부에서도 하퍼 총리의 태도가 '교묘한 대응'이라는 말이 나온다. '캐나다 연방 안에서'라는 조건을 달고 퀘벡이 아니라 퀘벡인에 초점을 맞춘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물론 이는 23일 퀘벡당이 제출한 '완전 분리 독립안'에 맞서려는 선제공격의 성격을 띤다.(일부에서는 퀘벡주에서 보수당 지지도가 3위로 밀려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소수정부를 이끄는 보수당의 대표로서 하퍼 총리는 발언에 좀더 신중함을 기했어야 했다. 국회 내 모든 연방주의자를 한데 모아 퀘벡당의 안을 거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위험한 무리수를 택했다. 이제 국회는 두 가지 곤혹스러운 해법을 놓고 결정해야 한다. 물론 두 방안 모두 캐나다 국가 통합을 해친다면 부결되어야 마땅하다.

퀘벡당의 안에 반대표를 던질 대다수 자유당 인사들이 하퍼 총리의 해법을 지지할 것은 분명하다. 하퍼 총리의 제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12월 초 열리는 자유당 전당대회에서 예상되는 비슷한 선상의 제 3의 해법안 요구도 수그러들 것이다. 마이클 후보의 지원과 함께 퀘벡 자유당은 캐나다 속의 한 국가이며 이를 역사적, 사회적으로 공식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 연방 자유당은 하퍼 총리의 방안으로 연방주의자를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이전에 어떤 방안이 당의 정신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는 퀘벡의 이익은 물론 캐나다 연방과 헌정체제 유지, 국민통합을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했다.

캐나다 국민이 퀘벡의 존재를 독립적으로 여기지 않고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닌 것이다. 십 수년 전 캐나다 국회는 퀘벡주를 특별한 공동체(distinct society)의 하나로 인정하기로 했으며 퀘벡주에는 헌법 거부권도 주어졌다. 이는 캐나다가 퀘벡주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리고 많은 캐나다 국민들도 퀘벡주를 사회학적 의미에서 하나의 국가 공동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헌법상에 표현된 개념이나 국회가 인식하고 있는 국가로서의 사회공동체는 보다 넓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국제법상으로는 특정한 상황에서 독립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캐나다 국민들은 이 문제로 수십년간 중압감을 느껴왔다. 1980년과 1995년, 두번에 걸친 국민투표를 겪었던 사람들이라면 이 문제가 안고 있는 위험성을 잘 알 것이다.

현명하지 못한 하퍼 총리의 개입으로 인해 독립주의자의 분리 독립요구는 기세 등등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은 이그나티에프 후보와 자유당의 큰 실수로 마무리되어도 충분한 일이었다. 또, 퀘벡당이 이 문제를 이용하려 드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총리까지 나서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나라의 장래가 걸린 불확실한 위험을 떠안는 것도 전혀 불필요한 일이었다.

토론토 스타 사설 'Harper's divisive Quebec gambit'
이용욱 기자 블로그 http://blog.vanchosun.com/sennim
 
[키워드] 다시 불붙는 퀘벡 독립논쟁

1763년 영국과 프랑스는 7년 전쟁을 끝내면서 파리조약을 체결했다. 퀘벡은 이 파리조약을 통해 영국이 프랑스로부터 할양 받은 옛 프랑스 식민지이다. 퀘벡의 독립요구를 민족문제로 바라보면 역사만큼이나 뿌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퀘벡인을 지칭하는 퀘베쿠아(Quebecois)도 이들이 '프랑스계 캐나다인'을 거부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이해된다.

퀘벡주는 1980년과 1995년 두차례에 걸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1995년 투표에서 독립을 반대하는 연방주의는 50.56%, 독립주의는 49.42%였다. 표 차이는 5만여표에 불과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지정하고 자치권을 대폭 이양하는 등 각종 융화정책으로 탈(脫)연방만은 막으려고 힘쓰고 있다.

현재 캐나다 사회에서는 퀘벡주를 고도의 정치적 독립성을 가진 캐나다 내 자치지역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영연방의 스코틀랜드와 비슷한 경우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퍼총리는 "퀘벡당이 주장하는 국가(nation)는 곧 분리독립(separation)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퍼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는 자유당과 신민당(NDP)이 모두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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