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혀끝에 착착 달라붙는 부드러운 맛 ‘갈비’와 얼큰이 ‘대구탕’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2-18 00:00

맛과 멋이 있는 고기 집 - ‘코리아나’

◀ 브라운 톤의 호텔 분위기가 고급스러운 코리아나 한식당의 내부 전경과 창가 풍경, 통유리로 된 탁트인 느낌의 벽면이 속시원하다.

코퀴틀람 센터 헨더슨 몰 2층. 한식당 ‘코리아나’를 찾았다. 콕 집어낸 한국식 입맛을 찾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맛의 정석’이 있는 곳이다. 코리아나는 백승룡씨가 한식당이 전무하던 10년 전 다운타운에서 처음 음식점을 연이래 세 번째 직접 오픈 한  식당이다. 예전 식당을 다녀간 외국인들이 지금까지 물어 물어 이곳 까지 모여든다. 그동안 쌓였을 노하우를 짐작하면 더 이상 맛을 논하기엔 불필요한 감이 있지만, 밴쿠버 조선일보 ‘이 집, 이 맛’기사는 ‘발’로 쓴다. GO!

“나보다 더 맛있는 고기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맛있는 집이 골목마다 건물마다 제각각 뽐내는 한국에서는 ‘어디’를 갈 것인가 장소가 고민이라면 이곳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편이다. 그러나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한식당 코리아나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좋다. 주물럭, 생갈비, 불고기 등 대부분의 메뉴가 이미 10여년 동안 검증된 맛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일행이 여럿이라면 테이블 중앙에 철판을 걸어 놓고 주물럭 이나 생갈비 같은 고기를 구워 먹어도 좋겠고, 고기를 다 먹고도 허전하다면 직접 뽑은 면으로 해물 그득히 넣고 끓인 칼국수 한 그릇쯤 시켜 나눠 먹으면 그만이다.
오랜만에 개인 하늘이 훤히 올려다 보이는 탁 트인 창가에 앉아서, 일착으로 ‘선택’된 것은 양념갈비와 주물럭. 굽기도 전인데 갈비살에 잘 배어든 곰삭은 양념 향기가 달콤하게 풍긴다.
“40대 이후는 주물럭이나 생갈비  같은 생고기의 고기느낌을 좋아하고, 여자분들과 아이들은 아무래도 양념갈비나 불고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코리아나 주인 백승룡씨가 오랜 기간 식당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분석한 성향이다. 여기저기서 피어 오르는 연기 속을 눈으로 헤집어 보았다. 빨간 빛깔의 고기가 연기 속에서 ‘생갈비’같아 보이긴 해도 자세히 보면 주물럭이다. 술을 곁들이진 않았지만 점심시간에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쇠고기의 귀족’으로 불리는 ‘엥거스’최상 등급만 엄선하는 고기

좋은 쇠고기는 약간 오렌지색을 띤 선명한 붉은 색이 좋고, 살결이 곱고 흰색이면서 끈적거리는 느낌의 지방이 붙어 있는 것이다. 또한 지방이 붉은 살 속에 촘촘하게 박힌 것일수록 부드럽고 불판에 구워도 쉬이 단단해지지 않는다. 이는 쇠고기에 박혀있는 지방질이 열의 전달을 느리게 하기 때문이다. 만천하가 다 알고 있는 이러한 이론에 근거해서 코리아나에서 맛있는 고기를 선정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저희 집은 육질이 좋고 맛있기로 소문난 ‘앵거스’만 써요. 까만 소를 26개월 키워서 도살직전에 곡물을 집중적으로 먹여서 지방을 제거한 소고기죠. 부드럽고 뒷맛도 고소해서 저희 집에서 고기를 먹어 본 손님들은 밴쿠버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라는 찬사를 많이 합니다.”
코리아나는 ‘쇠고기의 귀족’으로 불리는 이 앵거스 중에서도 최상의 등급으로만 엄선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밴쿠버에서 최고로 맛있는 고기만 엄선하려고 최선을 다한 10년 노하우”라며 고기 맛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내비친다.   
백문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 불판을 반으로 나누어 주물럭과 갈비를 올렸다. 고기는 금새 갈색빛깔로 익어가기 시작했다.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고깃집에서 화력이 약한 것도 고기 맛을 반감시키는 요소. 서빙 직원이 좋은 고기를 제대로 맛보기 딱 알맞은 화력으로 조절해 준다.
살짝 익은 한 점을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자 몇 번 씹을 틈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러고보니 고기도 고기지만 살짝 찍은 양념장에서 느껴지는 설명불가의 어떤 맛이 느껴진다.
“사과, 양파, 당근,야채 등을 갈아서 간장과 끓여서 원액을 만들어 숙성을 시킨 것이죠. 이 원액에 다시 키위와 생 양파를 배합해서 특별한 온도로 하루만 숙성 시켜 내 놓습니다. 고기의 긴장도가 풀어지는 시간과 원액이 고기에 스며드는 온도에 비법이 있지요.”
이름난 음식점을 가면 꼭 비법이 있다고만 할 뿐 공개는 사절한다.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맞불도 놓아보고, 아무나 쉽게 따라 할 수도 없는 것이 비법이라고 꼬드겨도 보았지만 허사였다. 10년 후를 기약하며 이 집 주방에 밴쿠버 조선일보 ‘이 집, 이 맛’두 번째 타임캡슐을 숨겨두기로 했다.
 
붉은 살에 하얀 지방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여 있는 차돌박이 

대구탕

생갈비, 불고기, 주물럭을 모두 먹어보았다면 다음엔 차돌박이다. 이 집에 가서 불판에 척척 구워먹는 연분홍 빛 차돌박이의 부드럽고도 쫄깃한 맛을 보지 못하고 온다면 말 그대로 ‘소 없는 만두’만 먹고 온 것에 다름없다.
차돌박이는 소의 양지머리뼈 한복판에 붙은 희고 단단한 기름진 고기를 말한다. 말 그대로 소의 붉은 살 속에 하얀 지방질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얇게 썬 차돌박이는 불판에 닿자마자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때문에 곧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얇게 돌돌 말려 나오는 고기를 불 판 위에 얹자마자 치지직 소리를 내며 몸을 뒤틀어대며 익는 차돌박이가 언뜻 “나보다 더 맛있는 고기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그래. 너보다 더 부드럽고 고소하게 살살 녹는 기가 막힌 고기 맛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니. 한 점 맛보다가 어느새 젓가락에 가속도가 붙어 대화? No~ 젓가락 질 속도가 거의 전투적이 된다. 아차! 살찔 염려…
“야채와 고기를 1:3 정도의 양으로 싸서 드세요. 고기를 먹으면서 탄산을 먹고 싶지 않을 만큼의 된장을 가미해서 먹으면 배부르게 먹어도 살찔 염려 없습니다.”
음식점을 오래 경영한 백씨의 노하우가 이렇게도 나타난다. 차돌박이는 달콤하면서도 입안을 매끄럽게 하는 깔끔한 뒷맛이 좋다. 불판에 송이나 양송이를 양파와 함께 구워 쌈에 싸서 먹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만약 술 권하는 고기를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은 이 차돌박이를 먹지 말아야 한다. 남자들이 차돌박이로 술을 마시면 소주 서너 병이 순식간에 비워진다. 술을 곁들이지 않은 자리인데도 수북이 담겨 있던 쟁반 위의 차돌박이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밑반찬들도 어디로 달아났는지 뽀얀 빈 그릇이 배를 내보이고 있다. 오이무침은 벌써 세 번째다. 미안해 하며 서빙하는 직원을 불러 차돌박이와 밑반찬을 더 달라고 하자, “맛을 제대로 아는 손님” 이라며 오히려 반가워 한다.

“오이무침, 봄 동 무침 밑반찬도 이만하면 주메뉴 부럽지 않다.”

코리아나는 밑반찬으로도 할말이 많은 집이다. 밑반찬이 그 집 주방의 솜씨를 대신하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
오이무침, 숙주 무침, 봄 동… 하나 하나의 맛이 제 철 채소인양 각각의 향과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밑반찬은 시키는 고기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하지만 오이무침, 봄동이 나오지 않는다면 억지를 써서라도 먹어보시길. 고기를 먹는 틈틈이 집어먹는 이 새콤달콤한 오이무침은 ‘고기킬러’다. 어지간히 고기를 먹고 입안이 텁텁해 진 후에는 아삭아삭 씹히는 숙주나물은 텁텁해진 혀의 제 맛을 되찾아 온다. 봄동 무침은 삽싸름한 봄나물 향기 그대로다.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주인의 귀띔때문 일까. 나물마다 연 초록 봄 나물을 그대로 씹는 듯 향기가 살아있다.

*영업시간   AM 11:00 ~ PM 10:00
*주소   2048-1163 Coquitlam Centre
              Henderson 2F
*전화   (604) 944-4570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알버타 소재 식품회사, 외국근로자 모집 취소
중국에서 공장근로자를 모집했던 메이플리프 푸드사는 이민 컨설턴트가 회사측도 모르게 고용 알선비를 부과해왔다며 외국 근로자 모집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마니토바주 브랜든에 위치한 돼지고기 가공 공장에서 일할 중국인 근로자...
국세청 경고...'지나친 절세 보장' 주의해야
캐나다 연방국세청(CRA)이 이전보다 매우 강경한 어조로 세금 신고시 불법행위를 피할 것을 8일 경고했다. 국세청은 세금신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다른 대행 서비스보다 지나치게 많은 액수의 절세를 약속하는 경우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국세청은...
운전자 추락 직전 탈출...페리 사고 잦아 논란
픽업 트럭이 나나이모 BC페리 차량 적재용 경사로에서 바다로 추락한 사고가 9일 오후 7시경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차량이 페리에 오르기 전에 페리가 먼저 출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픽업 트럭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차가 바다로 떨어지기 직전에 탈출해...
우리 모임 '화목토 걷기 모임'
한때 달리기가 유행이더니 요즘은 온 세계가 '두 발로 걷기' 운동 열풍이다. 한국에서는 마사이족의 걷기 방법을 과학적인 분석으로 제작 방영한 KBS '생로병사' 프로그램이 여느 오락프로그램을 제치고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걷기운동이 붐을...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현 교육제도는 "일종의 감옥에 돈을 쏟아 붓는 격"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토플러 박사가 주는 신년 메시지는 한국을 걱정하면서 "사랑의 충고"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잔소리"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아쉬운...
얼마나 추울까? 파리 시내 생 마르탱 운하 주변에 들어선 노숙자 텐트촌. ‘돈키호테의 아이들’이라는 비영리 구호단체가 일반인들도 노숙자 체험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면서 노숙자 문제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노숙자 문제를 보는...
최고 시속 100km
캐나다 환경부 기상청은 9일 오후 4시부터 광역밴쿠버 전역에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9일밤 시속 80~100킬로미터 북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며 약 2cm가량의 진눈깨비가 10일 새벽까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바람은 자정 무렵 시속 20km가량으로 줄어들...
몇 번을 생각해도 걷는 일처럼 몸과 마음이 동시에 깨어나는 것은 없는 듯하다.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의 임신의 기쁨을 맘껏 누리기도 전에 사랑하는 아내, 사랑스러운 며느리, 그리고 귀여운 내 딸을 심술궂고 변덕스럽게 괴롭힐 흔히 '알면서도 앓는 병'으로 알려진 입덧. 입덧은 주로 임신 6-8주부터 아무런 이유가 없이 시작해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대법원(재판장 마크 로젠버그)은 "5살 소년의 법적 부모로 아버지 1명과 어머니 2명을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어린이의 양육과 권익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이 판결은 일정부분 타당성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법원은 앞으로 일어날 지도...
신년기획 / 은퇴자들이 사는 법(1)
은퇴 후의 삶은 저물어가는 노년(老年)의 쓸쓸한 내리막길일까, 다가올 새 인생의 흥미진진한 출발점일까.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기대 수명이 사상 처음으로 80세를 넘어섰다.
Snakes on a Plane- 2007.01.08 (월)
사무엘 L. 잭슨 주연의 '스네이크 온 어 플레인(Snakes on a Plane)은 비행기 기내에서 벌어지는 FBI와 범죄자들간에 벌어지는 대결을 담은 액션 스릴러다. 중요한 살인 사건 재판의 핵심 증인이 된 평범한 10대 소년이 법정 증언을 위해 하와이에서 LA행 비행기에 오른다....
Children of Men 2007.01.08 (월)
영국 작가 P.D. 제임스의 디스토피아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칠드런 오브 멘(Children of Men)'은 인류가 후손을 낳을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버린 미래를 이야기한다. 클라이브 오웬, 줄리안 무어, 마이클 케인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지난 해...
두툼한 삼겹살이 고소하게 입안에 가득 퍼지는 ‘석기시대’의 삼겸살
‘매주 직접 취재를 한다’ ‘독자들의 추천을 우선한다’ ‘맛 과 멋 특이함 어느 한가지만 충족해도 좋다’
밴쿠버 소재 BC여성병원에서 지난 주말 여섯 쌍둥이(Sextuplets)가 탄생했다. 남아 4명, 여아 2명 등 여섯 쌍둥이는 임신 6개월 보름 만에 태어났으며 이중 한 명만 자연 분만으로 태어났고 나머지 아기들은 응급 제왕 절개술을 통해 출생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언론들의...
야당 "관리부실" 지적...주정부 "자연재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개최 장소인 BC플레이스 경기장 지붕(dome)이 지난 주 5일 폭풍우로 찢어져 관리 당국이 피해 조사에 들어갔다. BC플레이스 관리 담당자는 금방 수리될 수 있다고 밝혔으나 3일이 지난 8일에야 지붕에 대한 피해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12월 15일 강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스탠리 공원 복구 비용이 4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탠리 공원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 안전상의 이유로 공원 내부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지난 주 금요일 또 한차례 강풍으로 인해 십여 그루의...
신민당 레이튼 대표, 보수당과 협력 가능성 제시
"정치적 연대 관계는 어려워도 사안별로 보수당 정부에 동조할 수 있다." 신민당(NDP) 잭 레이튼 대표는 8일 CBC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수당(Conservative)정부와 사안별로 협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캐나다 원내 정당 중 보수당과 신민당은 정치적 입장이 극과...
2006/2007년 NHL 시즌 개막 후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밴쿠버 커낙스가 지난해 말부터 쾌조의 7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어 홈팬들의 환호와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다. 밴쿠버 커낙스는 7일 밴쿠버 GM 플레이스에서 열린 경기에서 플로리다 팬터스를 연장 후...
5일 밴쿠버 공항 국제선 3시간 동안 마비
지난 주 금요일 밴쿠버 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3시간 가량 마비되고..
 1491  1492  1493  1494  1495  1496  1497  1498  1499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