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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도 인심도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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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6-12-27 00:00

한식, 중식, 일식 써리 최초의 한식당 -‘일억조(一億鳥)’

살아 움직이는 꽃게와 생선을 넣고 끓인 해물탕, 잔인하게 맛있다
주인과 어부가 직접 거래한 싱싱한 활어회로 제공, 미식가들 ‘넘버원’

외국이라고 하지만 많고 많은 한식당들 가운데 내 입에 딱 맞으며 가격도 마음에 드는 메뉴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메뉴판을 받으면 그 맛이 그 맛 같고, 혹여 맛없는 메뉴를 고르지 않을까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거 없다’는 속설도 종종 통하지 않던가. 밴쿠버 써리지역으로 코스를 잡고 ‘일억조’를 가는 경우라면 이런 걱정을 접어도 좋을 듯싶다.

맛보다 20년 외고집 주인의 뚝심부터 만나게 되는 ‘일억조’

일억조에서 매운탕을 주문하면서 ‘맵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한다면 쫓겨날지도 모른다. 최소한 거절을 당할 수도 있다. 이유를 알면 불친절이라고 펄쩍 뛸 일만도 아니다. 오히려 손님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주인의 끔찍한 배려다. 매운맛의 음식은 맵게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짠 음식은 짜게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젓갈 이나 장아찌 같이 짜야 제 맛인 반찬이 있는 것처럼, 매운탕은 매콤하고 얼큰해야 제 맛이 나고, 지리는 깊고 깔끔해야 제 맛을 내는 겁니다. 다소 미움 받더라도 그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 것도 우리 식당주인들이 해야 할 책임이라고 봅니다. 무조건 손님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제 맛도 아닌 걸 그 맛 인양 속고 들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친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하다. 뺄 것도 더 할 것도 없이 메뉴가 내포하고 있는 그 맛을 정확히 대접하겠다는 그만의 의지를 20년 동안 바꾼 적이 없다. 그렇다고 손님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내 자식을 키워주셨고, 이민생활을 이렇게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시는 분들인데 그 한 분 한 분이 제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그래서 더욱 까다롭게 대접을 하고 있다.
25년 이민생활에서 20년 동안을 식당경영을 한 그의 먹거리에 대한 철학은 간단하고도 굳건하다. 식당음식은‘누가 얼마나 맛있게 만드는가’보다 ‘누가 얼마나 신선하게 주는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내가 먹기 꺼려지는 음식을 단 한번도 팔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자부심과 아버지 밥상을 차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매일 저녁 남는 모든 음식재료는 ‘가차없이’버리는 것이다.

써리 지역 주부들이 추천한 한식당

◇ 출입구에서서 바라본 실내전경. 150명까지 단체로 들어갈 수 있는 대형 룸은 요즘 같은 연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통령 빽으로도 불가능.

일억조는 써리 프레이저하이웨이와 152번 스트리트가 만나는 지점 사거리에 있다. 자연산 횟감과 주인아저씨의 뚝심 같은 철학에 구수한 인심이 어우러져 ‘맛과 친절’을 고집하는 주부 미식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집이다. 이 집의 대표 음식은 활어회와 해물탕, 게요리. 그리고 20년 전 옛 자장소스에 퐁당 빠져 나오는 자장면이다. 
횟감은 20년을 식당을 운영하며 맛이면 맛, 신선함이면 신선함, 재료 구입에도 ‘도가 트인’ 주인 손용수씨가 생선을 잡는 배들과 그날그날 전화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으며 구입한다. 이렇게 구입한 생선은

◇ 꽃게와 킹크랩 활어가 활개를 치고 다니는 수족관.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잡아 요리해 준다.

종류가 많지 않으므로 다시 다른 생선배들과 연결해 이집에서 필요한 생선으로 ‘트레이딩’을 한다. 싱싱한 것은 시장에서 운좋게 구입할 수 도 있지만 가격이 그의 방법을 따라오지 못한다. 따라서 싱싱함이든 가격이든 그것은 곧 손님상에 뱐영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손씨는 생선을 잡는 배들과 직접 ‘딜’을 한다.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얼마’에 하는지는 그 만의 특급 노하우다. 어떻게 거래를 하든 먹는 우리는 상관할 바 없는 일, 부디 선도 특급의 싱싱한 해물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소망밖에….

사시미 한 점에 스며있는 주방장의 칼 맛!

거기에 올해 횟집 경력 15년 주방장의 칼 맛이 어우러져 ‘자연산 활어 1번지’대한민국 부산의 활어회 맛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밴쿠버에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활어횟집은 손가락으로 쉽게 꼽을 수 있다. 어느 집이나 만만치 않은 실력들을 지니고 있어서 가게들마다의 개성 있는 메뉴를 자랑하지만, 횟집은 싱싱함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15년 경력을 자랑하는 주방장의 섬세하게 회를 뜨는 실력이나 초밥을 쥐는 솜씨는 주인 손용수씨의 원재료 구입노하우와 합쳐져 맛으로 살아있다.
횟집은 같은 생선과 어패류로 만드는 음식이지만 제대로 된 칼 맛이 스며들어야 회는 제 맛을 낸다. 일식 조리사들이 실력을 가늠하는데 있어서 칼 솜씨가 맛을 좌우 하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다.이 생선회를 먹으려면 기억하고 가야 할 것이 있다. 반드시 6시간 이전에 예약을 해야 가능하다. 단체로 예약을 하려면 먼저 생선을 결정해야 예약 가부가 결정된다. 준비하다가 모자라면 당장 구입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라 그날 만들어 낼 수 있는 횟감용 생선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살아 움직이는 꽃게와 생선을 넣고 끓인 해물탕, 잔인하게 맛있다.

▲ 잔. 인. 하. 게. 맛. 있.는. 해물탕

생선회는 더 이상 신선도를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활어회는 갓 잡아 온 생선을 배에서 직접 구입해 횟감으로 뜬 다음 6시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후 손님상에 오른다. 씹을수록 달콤한 단맛이 입안에 고여 드는 이 생선회는 철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요즘은 도다리나 링 카드 광어 등이 있다.
일억조에서 활어회도 먹어보고 몇 몇 메뉴를 맛보았다면 해물탕을 꼭 시켜보자. 수족관에서 어둔한 걸음걸이로 도망치다 잡힌 큰 꽃게와 얼리지 않은 블랙카드와 새우를 넣어 끓인 해물탕. 잔인하게 맛있다.
고춧가루 흔적이 그렇게 튀지 않는데 국물 맛이 칼칼하면서도 맑고 깨끗하다. 해물탕 국물 맛을 표현할 때 가능한 모든 미사여구가 동원되어도 민망하지 않을 맛이 담겨있다. ‘일체의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말할 것도 없다. 그냥 첫 맛에 ‘아! 신선한 꽃게 국물맛 이구나’ 아니까. 이런 맛을 이제서야 알려주는 것이 몹시 미안할 지경이다.
횟집에서 맛을 내는데 빼 놓을 수 없는 게 생선비린 향을 완전히 가셔줄 밑반찬이다. 새콤 달콤 무쳐낸 미역무침에 갈색 빛 무 피클도 별미다.
회를 먹으면 ‘국물 맛만큼은 자신 있다’는 매운탕은 서비스.

*영업시간   월~토 11시 AM ~11시 PM
                   일요일 12시~ 11시PM
*주소   15188 Fraser Hway, Surrey, BC
*전화   (604) 583-9622 / 9632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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