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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위한 영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11 00:00

정진(가명·5학년·남)이는 지능테스트 하러 와서도 계속 자신이 최근 하고 있는 게임기를 자랑했다.  "이게 원래 16살짜리 형아들이 하는 건데요, 저는 이걸 작년부터 했어요. 이건 시뮬레이션 게임이긴 한데 먼저 제가 환경을 모두 설정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말이 조리있고 단어 선택이 정확한 언어성이 뛰어난 아이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갈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는 요즘에 세컨더리에서 배우는 확률 통계를 배우고 있어요. 이걸 다 배우면 미분 적분도 할거에요." 계속 자신이 요즘 관심 있는 게 얼마나 높은 수준의 것인지 자랑해댔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똑똑하고 영리한가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단어도 어려운걸 사용하고 말도 또박또박 하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지능 테스트를 실시할 때이다. 답할 수 없는 문제가 계속 나오자 일부러 하품을 하고 어제 책을 읽느라고 잠을 못 잤다, 피곤하다, 배가 아픈 거 같다고 꾀를 부리기 시작했다. 자기가 문제를 모르는 게 아니고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왜 이런 모습을 보일까 갸우뚱하고 있는데 함께 온 엄마에게서 그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다.  정진이 엄마가 계속 이런 식으로 아이와 대화를 했다. "그렇게 하면 옷에 흘리잖아. 아유 더러워. 남들이 보면 거지인줄 알겠다"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잖아, 누가 보면 덜 떨어진 아이인줄 알겠다."  모든 대화의 내용은 '누가 보면 어떠 어떠하게 생각하겠다. 누가 보면 어떠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정진이는 똑똑한 아이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언어성에서 상식과 이해력과 뛰어난 아이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 스스로가 진정 배우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는 관심 분야가 없다는 것이었다. 무엇에 진정 관심이 있고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하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하면 더 남보다 앞설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나중에 좋은 대학에 갈수 있을까'에 자신의 관심과 부모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정진이의 재능과 공부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 교육심리학자는 자아의식을 두 가지로 나눈다. 자아 1(Self 1)과 자아 2(Self 2)인데, 자아 1은 평가하고 남을 의식하는 자아의식이다. 자아 2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배우고 나아가려는 자아의식이다. 예를 들어 테니스를 칠 때 서브를 엉망으로 한다면 자아 1이 자아 2에게 말한다. '이 멍청아, 발로 해도 그것보단 잘하겠다. 이걸 연습한지가 언제적인데 아직도 그걸 못하냐?'  만약에 좀 서브가 잘 되면 자아 1은 또 자아 2에게 또 말한다.  '잘했어. 옆 코트에 있는 사람보다 폼이 훨씬 낫잖아'

자아 2는 보통 말이 없다. 그저 집중해서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중이다. 자아 1이 너무 말이 많고 간섭을 많이 하면 스스로 배우고 발전하는 자아 2에 장애가 된다는 이론이다. 자아 1이 전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자아 1을 너무 키워주면 집중력있게 스스로 배우고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결국은 비교의식과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

평가는 중요하다. 그러나 평가에 너무 매달리면 아이가 즐겁게 배우고 알고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다 보면 아이는 불행하게 된다. 비교하고 평가하고 보여주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잠깐이고 순간이다. 장기적인 배움에는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다. 때로는 자아 1은 입을 다물어야 된다. 자아 1 대신 말하는 엄마도 입을 다물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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