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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가장 맛있는 음식 기억 추억의 돈가스 요쇼쿠야(yoshoku-ya)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15 00:00

일본 정통 돈가스 전문점 ‘요쇼쿠야 (yoshoku-ya)’

돈가스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어린 날의 잔머리 수법의 추억 한 자락이 있다. 병원 앞에서 “절대 주사 맞기 싫어!!” 앙앙 울면서 한 3분만 버티면, “너 주사 한대만 맞고 나가서 맛있는 돈가스 먹자~” 엄마가 회유하시던 메뉴. 표준어가 돈가스로 통일되었지만 자장면이 짜장면일 때 더 맛깔스럽게 느껴지는 것처럼 ‘돈까스’로 발음을 해야 기분이 난다.

“아우~ 취재 가기 싫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1월7일 일요일 오후. 진정 취재가 싫어 늑장 피울 리는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 한국 식당이 아니라 일본식당이라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 평소 열혈애국자도 아니면서 한국식당을 갈 때는 득달같이 달려가면서도, 꼭 일본 식당을 갈 때는 밍기적 대는 질투 어린 개인적인 성향을 누가 알까 무섭다. 하지만 뻗대보았자 원고마감에 쫓겨 대신 허덕여 줄 사람은 없는 것이 현실. 더구나 이 집은 쿠킹파파 모임에서 추천해 준 곳인 만큼 절대 건너 뛸 수 없는 곳이다. 해서 기운 차리고 나섰다.

휴일의 다운타운 랍슨 거리는 밴쿠버에 살고 있는 미식가들과 젊은 청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거리라는 명성에 걸 맞는 고급 스포츠 카 들이 양방향 차량 한대 겨우 비켜 갈 공간만 남겨두고 빽빽하게 서있다.

돈가스 전문점 ‘요쇼쿠야’는 이 거리 어딘가에 있다는 말만 듣고 갔지만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랍슨을 따라 덴만 거리로 직진하면, 두 거리가 만나는 사거리 우측으로 꺾어지면 바로 보이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는 일본 라멘집으로 유명한 ‘긴따로’가 있다.

‘요쇼쿠야’는 앙증맞은 노란 색 작은 차양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어 간판대신 색깔만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랍슨 거리로 진입한 다음 덴만을 향하여 가다가 ‘놀부’니 ‘대박’이니 ‘고추사랑’ 간판이 보이면 불안을 떨쳐버리고 사거리까지 주~욱 전진. 

일본식 돈가스 전문점 ‘요쇼쿠야’

오픈 시간 30분 전부터 기다리는 사람들로 문 앞이 붐비고 있다. 한국인 학생들도 꽤 많이 섞여 있었다.

시계를 보니 4시40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출입구 문 앞에서 열심히 무언가 보고 있다. 뭘까. 그들 틈에 한 발을 들여놓은 다음, 한쪽 어깨를 진입시키고 좌우 흔들며 틈을 만들어 비집고 들어갔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 간 벽에는 영업시간표가 붙어 있다. 손님보다 주인의 편의를 고려한 건 그렇다치고, 요일에 따라 들쑥 날쑥해서 메모하지 않으면 이 시간 기억하기도 쉽지 않을 듯. 언제든 가기만 하면 반기는 한국식당의 영업시간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손님이 왕이지” 버럭 화를 내고도 남을 일이지만, 그들 모두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며 문 열리기만 애타게 기다리는 표정들이다.

특별한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실내. 대신 매장 파티션 위에 고풍스런 옛 양념통들을 곳곳에 비치해두어 전통을 느끼도록 유도한 게 느껴진다.

처음 세 명이던 것이 1분 간격 30초 간격으로 일 곱, 열, 열 둘…… 금세 늘어났다. 성격이 다소 느긋하다는 중국인 여행객 몇 명이 웅성거리다 옆 일본라멘 집 ‘긴따로’로 발길을 돌리는 게 보였다. 그렇다 해도 문 앞은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들로 복닥거린다.

한국의 슈가 그룹의 가수 아유미랑 꼭 빼 닮은 귀여운 서빙 아가씨. 앵그리 우먼이라 불리는 주인아줌마와는 반대로 손님의 온갖 요구에도 귀엽게 웃으며 친절하다.

새우 눈을 뜨고 굳게 잠겨있는 문틈을 들여다보았더니 주방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한 아주머니가 있다. 이 아줌마,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 ‘앵그리 우먼’으로 통한다는 그 주인 아주머니가 틀림 없어 보인다. 무뚝뚝해 보이긴 해도 설마 손님에게 화를 낼까 싶은데도 자꾸 그이 얼굴에서 소문을 찾으려는 마음이 드는 것이 ‘카더라’는 소문이 무섭긴 무섭다. 단골로 다니는 학생들의 말로는 365일 웃음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찾아볼 수 없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무얼 시켜도 ‘뚱’하게 던져놓고 가버린단다. 그러나 툴툴대면서도 그들이 이 집을 ‘끊지’ 못하는 이유, 눈치 빠른 독자들께서는 벌써 알고 계실 듯하다. 불친절을 능가하는 돈가스 맛이 무기라는 걸.

1991년에 개업을 하고 올해 16년째 돈가스와 파스타 등 간단한 메뉴만으로, 그것도 점심 한 시간 남짓, 저녁 몇 시간 팔고 화요일엔 그마저 팽개치고 문을 닫아버려도 돈에 명성까지 얻는 걸 보면 엄청난 내공이 숨어 있을 것만 같다.

요쇼쿠야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이 집은 돈가스, 포크 커틀렛이라 적힌 메인 위로 에피타이저, 파스타가 있고 대체로 메뉴의 종류가 간편해서 보기에 좋다.

먼저, 에피타이저를 원한다면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콘 수프’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반적인 수프와는 차이가 분명 느껴진다. 후추가루 팍팍 뿌려 먹으면 별미다. 그렇게 에피타이저를 먹어주고 나서, 혹여 다른 메뉴를 시키더라도 돈가스는 반드시 시킬 것. ‘요쇼쿠야’에서 돈가스를 먹지 않고 간다면, 다운타운 까지 복잡한 주차고민 껴안고 휴일날 굳이 나올 이유가 없다.

‘요쇼쿠야’ 돈가스를 추천한 이의 변은 일단 ‘크다’ 그리고 ‘부드럽다’ 그래서 ‘맛있다’였다. 듣던 대로 돈가스는 노릇 노릇하게 알맞게 튀겨진 옷을 입고 두 덩이가 나왔다. 고기는 크기보다 두께로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양상추 적채 샐러드, 감자 샐러드 곁으로 토마토 한 조각, 오이에 사우즌 아일랜드 드레싱 소스가 올려진 샐러드가 나오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이 나온다.

돈가스는 기름기 하나 없는 살코기로 만들었지만, 퍽퍽하지 않고 고기속 수분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포크만으로 찢어도 뽀얀 속살이 결대로 찢어지는 돈가스를 한입 먹어 보면  왜 이 집 돈가스가 유명한지  알고도 남음이 있다.

돈가스에 이어 파스타도 꽤 잘난 척 하는 맛이다. 담백하면서도 새콤하게 토마토 향이 입맛을 돋구는 미트소스 스파게티, 김 가루 솔솔 얹어 나오는 화이트 소스 ‘Tarako’스파게티도 좋을 듯.

만약 특별한 맛에 승부를 거는 사람이라면 ‘치킨 크림 고로케’도 괜찮을 것 같다. 닭고기와 야채가 치즈 속에 녹아 들어 껍질은 바삭거리면서 속은 치즈와 고기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고로케는, 대신 양이 큰 사람은 부족할 수도 있다.

불친절하다는 불평 속에서도 한국인들이 제법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같은 자리에 같은 간판으로 ‘그래 오래 오래 건재할 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영업시간   PM12:00~1:30 / 5:00~9:00 (화요일 휴무)
*주소   774 Denman St. Vancouver, BC
*전화   (604) 687-4970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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