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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비행, 조정에 따라 비행 묘기 연출 "나도 탑 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22 00:00

꼬마 비행기 RC 매니아 이종현씨

취미생활에 누가 수백만원씩 들여가며 놀고, 직접 알프스를 맨발로 올라가랴. 그러나 재미와 스릴, 특별한 기분,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이색적인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이 있다. 이색취미를 가진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별나다' 싶은 독특함이 있어 그들이 갖는 즐거움과 희열에는 더욱 강렬함이 숨어 있다. 취미생활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한다면 '이색 취미'는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요소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대신 만만치 않은 경제적, 시간적 투자를 각오해야 한다.

"비행기 두 대, 헬기 한 대 소유"

아직은 세계적인 거부 중국 다오위안(道遠) 그룹의 총수 왕빈(王斌)이 22억원짜리 개인용 헬기를 구입한 것이 뉴스가 되는 시대에, 헬기와 비행기 두 대를 소유한 한국인이 밴쿠버에 있다고 했다. 다름아닌 모형 비행기 'RC(Remote Control) 비행'을 취미로 즐기는 이종현씨다. 실제로 얼마 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한 사람도 있었다.

 "밴쿠버에서 RC 취미를 가진 분이 있을까 해서 제가 밴조선닷컴에 올린 글을 보고, 정말 비행기 두 대와 헬기가 있는지 전화를 하셨더군요. 격납고가 집에 있냐고 하시면서 감격을 하실 때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몰랐죠."

한국에서는 '10대를 소유한 분도 있다'는 대화에 이르러서야 서로의 동문서답을 알아 차리고 함께 웃었다.

작고 깜찍한 외형만으로 본다면 RC 비행기는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서울의 한강 둔치 혹은 성남 등지의 공원에서 RC 헬기의 비행을 한번이라도 지켜 본 경험이 있다면 그 놀라운 스피드와 파워에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상하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RPM 1600~2500, 시속 150km를 넘나들며 빙글빙글 돌면서 치솟았다 급강하하면서 방향을 바꾸는 '스톨턴' 등의 묘기 앞에서는 관람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파일럿들조차 "실제 조종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을 정도라는 RC 조종은 어려운 만큼 성취감도 큰 것이 매력이다. 

이종현씨가 RC를 취미로 가지게 된 것은 삼성전자에서 파견됐던 미국연수시절. 취미를 즐기면서 미국인들과 어울려 영어회화를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미국의 젊은이들이 즐기던 RC 비행 장면을 본 순간 반해 버렸다. 귀국 후 한국에서 RC동호회에 가입해 활동을 하며 본격적인 매니아의 길로 접어들었다. 

"RC 비행기의 가장 큰 매력은 코스를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단순히 지정된 항로를 따라 비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 비행을 내 마음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좌우 턴은 기본이고, 360도 회전과 고난도의 기술을 구사하며 어린 날부터 꿈꾸던 세계를 비행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죠."

RC 조종기 중에서도 헬기는 특히 배우기로 악명이 높은 편이다. 대충 공중에 띄우는 데는 몇 시간 교육으로도 가능하지만, 기초 기술을 익히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요구한다.

입문 초기에는 먼저 컴퓨터에 연결한 가상의 공간에서 몇 달간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고, 이후 고수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귀동냥을 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겨우 방향감각이 생긴다는 것. 이렇게 몇 달간 훈련 끝에 웬만한 감각을 익힌 후 비행에 들어가도 초보자들은 랜딩 미숙으로 수 백 만원 짜리 비행기 한 두 대쯤 파손하는 것이 입문의 수순. 세계에서도 RC 비행기를 설계하는 사람이 10명 내외밖에 없을 만큼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정교함이 실제 비행기에 못지않은 수준이라 랜딩을 하며 땅바닥에 슬쩍 부딪치기만 해도 수리비가 150만원~5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웬만한 중고자동차 가격이다.

슬쩍만 스쳐도 중고차 한대 가격의 수리비

이씨도 그 과정을 거쳤을 터. 수리비와 부인의 원성을 어찌 무마시키며 이 밴쿠버에까지 품고 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다행히 그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꼼꼼한 편이어서 한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단다. 그렇다 해도 직접 생산성 없는 분야에 수 백만원 하는 '장난감'을 몇 대씩 사들이는 일을 좋아할 여자는 없을 듯. "술 담배도 즐기지 않는 남편이 좋아하는 단 한가지"이기에 아깝지 않다고 부인은 남편의 손을 들어준다.

하지만 이씨는 RC 비행을 즐기는 매니아들은 비싼 장비를 구입하거나 고가의 수리비 내역을 부인에게 말할 때는 `0` 하나를 빼고 이야기하고, 비행일에 가족을 동반하는 것으로 '입막음'을 한다는 아리송한 부연 설명.

밴쿠버에서는 써리 10번 고속도로와 176번 거리가 만나는 지점에 RC 전용 비행장이 있고, 1년 250달러만 내면 마음껏 비행을 즐길 수 있지만 기분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요즘 같은 겨울철엔 드럼통 잘라서 불 피워놓고, 가족들 모두 둘러앉아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소주도 한잔씩 하고 비행을 하면 스트레스 싹 날아갑니다."
'음주비행' 그 재미가 빠진 비행은 "심심해서 싫다"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RC 비행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싱글벙글이다.

직접 탑승은 못하지만 '나만의 헬기'를 구동시켜 창공을 향하여 이륙하는 순간, 실제로 파일럿이 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RC 비행. 혼자 취미로 즐기기엔 적은 비용이 아니지만, 가족의 숫자만큼 1/N로 계산한다면 가족 모두가 함께 빠져 볼 만한 재미가 있어 보인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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