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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잃지 마세요(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30 00:00

인터넷에 들어가 오늘의 주요뉴스를 보니 26세의 젊은 나이에 한 많은 생을 마감한 유니라는 여가수의 유골함과 개그우먼 이경실씨가 9세 연상의 남자와 새롭게 시작하는 결혼식 사진이 오버랩 되면서 보인다.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무엇 때문에 젊은 나이에 생의 날개를 접어야 했는지 알고 싶어서 유니라는 여가수에 대해서 좀더 깊이 들어가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유니의 죽음의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는데 그 중에서 공통적인 것이 있었다. 그녀가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녀에게 깊은 우울증 증세가 있었고, 3집을 발표하는데 무척 부담을 느꼈으며, 그녀에 대한 '악플'(악의적 댓글)이 그녀를 좌절케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기지 못해서 자살이라는 단어로 삶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한 신인 여가수의 삶을 생각하기보다는 이민자들의 삶의 용기를 꺾는 불안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원하던 원하지 않던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 불안 이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지극히 정상적인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다. 고3들이 한번씩은 다 거치는 수능시험을 예로 들어보자. 정상적인 학생이라면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받으면서 평소보다 공부에 전념할 것이다. 그리고 시험치고 결과를 받아 볼 때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은 불안 때문에 편하게 잠을 못자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시험 결과를 받은 후라고 해도 학생이 느끼는 불안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대학, 어느 과를 선택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며, 만일 남자 학생이라면 군대는 언제 가야 하고, 사귀는 여자 친구가 있다면 언제쯤 결혼을 해야 하는지 등 결정할 것이 엄청 많은데 그 어느 것 하나 원하는 대로 된다고 장담할 수 없기에 미래에 대해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 주변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통제되는 것이 별로 없다. 자식들이 과연 부모의 뜻대로 공부를 잘해주고 훌륭하게 성장해 주는가? 나와 같이 평생을 살아가는 배우자 역시 '통제불능'이라고 느낄 때가 어디 한 두 번인가. 매일 똑 같은 길을 운전해도 교통사고가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것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나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 자신 밖에서 일어나는 상황만 통제불능이 아니라 내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 느낌, 의지, 행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역시 '통제불능' 상황인 경우가 많다. 나의 느낌과 감정은 조석으로 변하고,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나의 의지와 생각도 매순간 나도 모르게 변해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 느낌, 신앙, 그리고 꿈 같은 것들이 통제불능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때 그때부터 비로소 '불안'이라는 스트레스에서 많이 자유로워질 수가 있는 것이다.

현대문명이 발달해서 모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대비해 보지만 그래도 9·11 같은 사건은 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미국이 자신들의 모든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을 이용해 세계를 자신들의 뜻대로 통제해보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미국과 전 세계는 엄청난 시련과 전쟁에 휘말리는 꼴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어느 과학자가 고백한 것처럼 우리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인류를 지키는 거대한 손(Invisible hand)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과연 우리들이 자신있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현명한 사람이라면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밖에 있는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 어쩌면 불안과 초조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삶을 아무런 생각없이 느끼는 대로, 계획없이 되는대로 살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 삶의 안팎을 어느 정도 '통제'해 볼 수는 있지만 '통제불능' 상황이 닥칠 때는 지금도 우리를 그림자처럼 돕고있는 '보이지 않는 손'을 한번 믿어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한가지 기억할 것은,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걱정 근심하고 불안해 하는 미래의 통제불능 상황들은 거의 일어날 확률이 없다고 현대의 많은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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