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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생각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01 00:00

초등학교 4학년 수업 첫 날. 처음 만난 담임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손바닥 만한 종이를 나눠 주시며 올 한 해 각자의 다짐을 쓰라고 하셨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동생과 싸우지 말자." 초등학교 4학년 철부지들이 써낸 다짐들은 매일 듣는 엄마의 잔소리 같이 마냥 평범하기만 했다. 내 다짐도 여느 아이들의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행복하게 살자!"

지금 생각하면 조금 우습긴 하지만 그 당시엔 나름대로 진지하게 썼던 것 같다. ‘행복하게 살 수만 있다면...' 이는 모든 인간의 본능이자 꿈이다.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에서, 어떤 사람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또는 목표를 성취하는 것에서, 또 어떤 이는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처한 다른 상황과 조건에서 각기 행복을 느끼고, 또 그 행복을 느끼는 정도도 다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정신장애, 우울증, 불안증 등 부정적인 면을 주로 다루는 기존의 심리학과는 달리 긍정심리학의 주제는 '행복'이다. 현재 하버드대를 포함해 200개 이상의 대학에서 긍정심리학을 강의하고 있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긍정심리학에서 제시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이란 무엇일까? 답은 매우 간단하다. 웃는 얼굴, 낙관적인 태도, 긍정적인 사고이다.

사실 나는 아직 어리고 인생을 그리 많이 산 것도 아니지만, 긍정적인 태도가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더 나아가 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솔직히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살면서 때로는 견디기 힘든 시련을 겪어야 할 때도 있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원치 않게 처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읽은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라는 자서전의 주인공 이승복씨는 정말 견디기 힘든 고통을 인간 승리로 승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인종차별 속에, 또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마침내 국가대표 체조 선수로 발탁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국가대표로 발탁되기 전날, 그는 훈련 도중 사고로 졸지에 사지마비 장애자가 되어버린다. 체조선수가 되기 위하여 10여 년간 매일 같이 피나는 노력을 해왔던 그는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꿈을 잃고 절망에 빠져있던 그는 재활 훈련을 시작하면서 재활 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 후 그는 그의 모든 에너지를 학업과 신앙에 쏟아 부으며 하버드 의대 인턴과정을 거쳐 존스 홉킨스 대학 재활의학과 수석 전공의가 된다. 휠체어를 타고 미국 병원을 누비는 슈퍼맨 닥터 리의 모습은 '인간극장'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어낼 수 있었던 건 나의 어머니의 긍정적인 태도를 그대로 이어 받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 장애가 오히려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환자였던 때를 생각하면서 나의 환자들을 돌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낙천적인 성격이 묻어 나오는 그의 인터뷰를 보며 나는 감동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사지마비를 축복이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비관하지 않고 그처럼 긍정적인 태도로 내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흔히 '행운은 행복을 끌고 다니고, 불운은 불행을 끌고 다닌다'고 한다. 슈퍼맨 닥터 리의 인터뷰를 본 후 내가 느낀 점은 행복과 불행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앞 뒷면처럼 함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불운이 긍정적인 태도로 인해 행복이 될 수 있는 반면 내가 겪는 불운이 불공평하다고 계속 불평만 한다면 불행의 늪에서 결코 헤어나올 수 없을 것이다. 절망적일 때는 긍정을 연습하자. 삶을 진지하게 바라본다면 고난 중에도 분명 감사할 것들이 있을 것이다.

2007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올 한 해에도 아마 울고 싶은 많은 일들이 생길 지도 모르나 그럴 때마다 긍정의 힘을 발휘한다면 우리의 삶이 한층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송현정 인턴기자 eileensong8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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