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논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한국의 밤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밴쿠버에서 살면서 해가 지고 나면 갈 곳이 없다고들 얘기한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지내는 중국 학생들은 어떻게 방과 후 생활을 하면서 지내는지 살펴보자.

밴쿠버에 있는 많은 중국계 고등학생들은 오후 3시 학교가 끝나고 나면 모두들 우르르 버블티 숍으로 몰려간다. 이곳에서 그들의 방과 후 생활이 시작된다. 이들이 즐겨 마시는 버블티는 대만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우유, 홍차나 녹차를 끓여 단 맛을 첨가하고 쫀득쫀득한 녹말인 타피오카(Tapioca)를 넣어 마시는 음료이다.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하나 시킨 후 그것을 들고 인근 도서관으로 간다. 이곳에서 과외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있고, 봉사 활동을 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또한 많은 학생들은 시험 공부나 숙제,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오후 시간을 보낸다. 혼자 지루하게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많은 친구들과 만나 서로 도와주며 필요한 것을 물어보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주말 모임에도 버블티는 빠지지 않는 코스이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그들은 버블티 숍으로 간다. 리치몬드에 있는 많은 버블티 숍들은 새벽 늦게까지 열기 때문에 중국 아이들은 이곳에서 시간 제한 없이 함께 모여 얘기하고 게임하며 밤을 보낸다. 또한 저녁 시간에는 간식거리도 함께 팔고 있어 버블티 숍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밖에서 30-40분 동안 기다릴 때도 있다. 이런 풍경은 조용한 밴쿠버의 모습과는 달리 활기찬 밤 문화를 그려내고 있다.

또한 중국 학생들은 평일 오후나 주말에 쇼핑을 많이 하는데, 쇼핑 몰에 가면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자주 가는 쇼핑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은 리치몬드에 있는 파크 플레이스. 이곳은 중국인들이 대부분 상점을 운영하는데 옷, 비디오, DVD와 만화책을 파는 곳들도 있으며, 중국 전통 차와 식품을 파는 상점들도 있다. 많은 중국 아이들이 이곳에 가서 쇼핑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옷이 자기들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기 때문이다. 밴쿠버에서 구입한 옷은 길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 맘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파크 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옷들은 대만이나 홍콩에서 들여오는 것이 많아 고향의 유행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이곳은 학생들이 학교에 간 낮 시간에는 중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보원 인턴기자 UBC 2학년 bowon@interchange.ub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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