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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茶道)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05 00:00

불교다례 다도(茶道) 정미정씨

◇ 정미정씨에게 있어서 다도란,‘차를 통해서 얻어지는 생활 속의 평온과 자유로움, 그리고 깨달음의 통로’라고 말한다. 다도가 차 생활의 예절이나 법도 그리고 차를 끓이는 행다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차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가치 있는 인생, 힘있는 인생을 살기위해 취미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건전한 취미는 인생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해준다. 다도(茶道)를 취미로 즐기는 정미정씨. 불교 신자인 정미정씨는 존경하는 스님으로부터 처음 차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 불교 정통 다례‘육법공양’을 공부하고 밴쿠버로 왔다. 집안에 조그마한 차실을 마련해 두고, 시간이 날 때 마다 혼자 조용히 차 마시며 참선하기를 좋아한다. 저녁이 되면 퇴근한 남편과 마주 앉아 향긋한 차를 우려 마시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

취미는 그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잘 조절하고 통제하여야 본래 의미를 살릴 수 있으며 정말 즐겁게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예전부터 늘 가까이에 차를 두고 살아가면서도 다도(茶道)라고 하면 왠지 멀게 느껴진다. 이것은 아마 28가지에 이르는 많은 종류의 다구를 사용하여, 시를 읊고 마지막엔 춤까지 추었다는 전통적인 다도 예법이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전통차 문화가 크게 대중화 되면서 격식도 많이 완화되어 집안에 다실을 마련해두고 차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차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다도 예법을 공부하고 나서 알고는 있으되‘즐기는 마음’으로 마시면 됩니다.”

주부 정미정씨의 취미도 다도(茶道). 그러나 그녀는 생활 속에서 즐기는 일반적인 다도와 예법을 중시 여기는 불교다례를 구분해 즐긴다.

잔잔한 수면 같은 그녀의 성품과도 잘 어울리는 차를 처음 접한 건 산사에서 였다고 한다.  커피 향처럼 사람을 강하게 매혹시키지도 않으면서 가슴 구석으로 스며들던 그날 차 향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불교에서 운영하는 다도학교에서 정통 불교다례‘육법공양’을 공부하며 본격적인 차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천주교 수녀원의 우거진 고목들이 겹겹이 에워싼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기 좋은 화이트락 그녀의 작은 다실. 어떤 고급스러운 찻집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주인의 분위기가 흠씬 녹아 있다.

정미정씨에게 있어서 다도란, ‘차를 통해서 얻어지는 생활 속의 평온과 자유로움, 그리고 깨달음의 통로’라고 말한다. 다도가 차 생활의 예절이나 법도 그리고 차를 끓이는 행다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차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차를 대접하는 예법이며 차 끓이는 한 방법이라는 것. 하지만 십 수년 차를 우려 내어 마시길 즐기는 사람이면서도 차에 대해‘아직 아는 게 없다’며 말을 아끼려 들었다.

차 문화를 전수하고 싶은 사명감으로 사람을 모으는 일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누구와 다른 ‘특별함’으로 돋보이고 싶은 포장이 아니라, 첼로를 전공한 예술적 성향과 타고난 고요한 성격, 그리고 혼자 차를 마시며 참선하기를 즐기는 종교적 성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도는 예절이 엄격한 예법은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 속 다도는 차를 특별히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향과 혀끝의 맛, 온 몸으로 그 느낌을 즐기면 되는 것이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좋은 예법일 것 입니다.”

‘다인’(茶人)이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고, 차를 마심에 따라‘다인’이 된다는 것. 만약 전통을 고수하려는 쪽과 파격을 원하는 쪽으로 나누어진다면 그이는 후자에 속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평소 다도를 즐길 때는 격식을 버리고‘파격’‘편리함’을 우선하지만, 부처님께 차를 올리는 다례에서는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예법을 고집한다. 취미와 예법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알고 차에 대한 철학도 분명하다.

“우리 같은 불자들은 다도를 공부하고, 참선을 통해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면 차를 마시는 세월과 함께 겉 멋도 떨어지고 세월이 곰삭아 들면서 형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기가 오지요.”

차의 종류는 특별히 따지지 않는 것이 그녀의 원칙. 그러나‘설아차’,‘매화차’‘우전차’와 같은 은은한 향의 국산차와 마시는 사람에 따라 열 가지 스무 가지 맛이 난다는 중국의 발효차‘보이’를 즐겨 마시는 편. 차를 마시며 명품이니 명차니 하며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차를 선호하는 것도 젊은 날의 치기처럼‘한 때’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시기를 지나면 내 몸에 맞는 차, 내 입에 맞는 차가 가장 좋은 차라는 걸 느끼게 된다는 것.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인생살이처럼 다도는 알려고 들면 끝도 한도 없어 보인다.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어떤 차를 마셔도 다음날 새벽녘 입안에 보드라운 단 침이 고여 드는 그 느낌을 느껴보라고 말한다.

최근 차 문화가 확산되면서 다기세트와 차를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중국의 보이차도 투자의 대상이 되어 누군가 수십억을 벌었다는 뉴스를 그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누가 땅을 사서 수십억을 벌고, 올 겨울 패션 트렌드가 어떻게 흐르는가 등의 세상 일은 그녀의 관심 밖이다. 그보다는 조용히 차 향을 음미하며 연로하신 시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는 맏며느리로, 정성껏 제삿상을 차려 한국의 가족들과 시간 맞춰 제사를 지내며 가족들을 위해 사랑을 쏟는 올바른 주부 역할에 온 힘을 기울일 뿐이다.

노후에는 자신의 음악적인 감각과 전공을 살려 음악치료사로 실버타운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 하나를 고이 간직한 채.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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