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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참된 가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27 00:00

삶을 값어치 있게 살고자 고뇌하는 제자를 지켜본 노스승은 어느 날 그 제자에게 길에서 돌멩이를 하나 주워 주며 시장에 나가 그 돌멩이를 팔려는 척 하되 팔지는 말라고 했다. 제자는 스승의 말대로 그 돌멩이를 하얀 보자기 위에 올려 놓고 사람들을 기다렸지만 해가 지도록 아무도 그 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갔다. 그때 먼발치서 바라보던 한 노인이 다가와 "여보게, 청년 보기가 참 딱하네. 내가 5000원을 줄 테니 국밥이나 한 그릇 사먹고 들어가게" 하면서 그 돌멩이를 자기한테 팔라고 했지만 제자는 웃으면서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노인은 필시 그 돌에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1만원을 줄 테니 팔라고 했다. 그러자 노인과 젊은이의 흥정을 보려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두 사람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곧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보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사람들은 "아마 저 돌을 달여 먹으면 만병통치가 될 것이다", "만일 신비한 저 돌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복이 저절로 굴러 들어올지도 모르지" 등등 각기 그 돌에 대한 값어치를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5만원", "20만원", 50만원" 하면서 흥정 가격을 계속 높게 부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돌멩이 값이 오르자 처음의 그 노인이 비장하게 말했다. "자, 젊은이! 이제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그 돌을 내게 100만원에 파시오." 그러자 그 제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을 보자기에 싸서 돌아 오던 길에 그 돌멩이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정말 웃기네!" 하며 멀리 던져 버렸다. 때마침 기다리던 노스승이 그 제자에게 "세상 사람들이 정하는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겠느냐고?"라고 물어본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인간들이 생각하는 삶의 값어치나 판단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즉, 무엇이 삶의 진정한 가치인지를 모르는 세상의 기준만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값어치를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짧은 인생을 값지게 살려고 몸부림쳤는지 모른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인생을 값어치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한 삶 또는 삶의 값어치를 정하는 판단기준이 애매모호한 이유는 어쩌면 삶의 진정한 값어치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아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겉으로 보기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실패'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들 중에는 행복지수와 환경이 열악하지만 잘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행복지수와 환경은 좋지만 잘 못사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행복지수'란 객관적으로 연구한 수치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경제력·교육·성격 등을 말하는 것이다. 이들 중 한 사람의 예를 들어(편의상 홍길동이라고 부르겠다) 이야기를 해 보겠다.

홍길동 사장은 한국에서 IMF가 터지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명퇴하고 캐나다로 이민왔다. 살아 남기 위해 별의별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3D Jobs: Difficult, Dirty, Dangerous)을 다하면서 겨우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으려고 했을 때, 홍 사장은 가정적으로 뼈 아픈 경험을 했다. 평생 같이 살려고 했던 삶의 반쪽이 이민의 삶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 삶의 행복지수가 높아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봄처녀'처럼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행복지수가 높아 보이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 줄 알았던 그 '봄 처녀'는 얼마 안가서 겉으로 보였던 행복지수가 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회개하고 통곡하며' 원위치로 돌아오려 했지만 서로에게 준 상처가 너무 컸고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홍 사장은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면 부인에게 좋은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고 외식도 하고 자녀 교육에 신경도 쓰려고 했지만 경제적 안정은 그리 쉽게 오지않았다. 물론 그가 말하는 경제적 안정은 지금도 신기루와 같아서 재산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그는 결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홍 사장의 삶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재산을 많이 모으는 것이 되었다. 특히, 자신의 가난 때문에 '봄 처녀'가 되어 떠나간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니 그녀가 땅을 치며 후회하도록 만들기 위해 겉으로 드러나는 물질과 명예를 더욱더 많이 쌓으려고 지금도 무척 바쁘게 살아간다. 또한 뒤늦게 자녀교육에 신경을 쓰면서 튜터를 구하고 야단 법석이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은 필요하지만, 오직 경제적 안정만이 가정(부인과 자녀)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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