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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어치 있는 인생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06 00:00

40년 동안 기자생활을 한 필립 옌씨가 생전에 8000여명의 유명인들을 인터뷰하면서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뒷날 회고록을 쓰게 된다. 그는 회고록에서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인간이 했는데 하나는 스타형(Star)이고 하나는 섬기는 형 (Servant)이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스타형은 기회만 있으면 자기자랑만 하며 저 잘났다는 사람이다. 이런 스타형은 자기를 선전해 달라고 하는데, 필립 옌씨는 기자로서 볼 때 그런 사람들은 이야기 거리도 없고 삶이 텅 빈 강정과 같다고 말한다. 반대로 섬기는 형을 인터뷰해보면 일반적으로 그저 어떻게든 다른 사람을 섬기려는 자세를 보인다고 한다.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 기회만 있으면 섬기고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섬기는 유형은 대체로 소득은 적고, 오랜 시간 일을 해야 되고, 남들에게 받는 박수 갈채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회고록에서는 섬기는 형이 참으로 값어치 있는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 중에는 스타형과 섬기는 형의 형태를 둘 다 갖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이 값어치가 없는 텅빈 삶을 살아가는 스타형인지 아니면 힘들고 어렵지만 값어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섬기는 형인지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스타형의 삶이 살기 편하고 쉽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텅 빈 껍데기 같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위 사람들의 기대와 자신이 잘못 형성해 놓은 삶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스타형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자기 나름대로 삶에 대해 '고뇌'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고 인정받으며 살아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본다면 스타형의 삶을 좀더 이해하기 쉬울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섬기는 형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그 어떤 것(물질, 시간, 경험 등)을 통하여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자신의 삶을 나눔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과 인정을 받게 된다. 섬기는 형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말하는 '존경'과 '인정'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믿고 생각하는 값어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칼럼에 소개한 '제자와 돌멩이'의 이야기처럼, 세상의 값어치는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다. 그런데 스타형은 그 뒤죽박죽인 세상의 값어치에 자신의 삶의 값어치를 고정시켰기 때문에 겉으로는 그런 삶이 편하고 쉬워보였지만 말할 수 없는 소용돌이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세상의 값어치에 자신의 삶을 고정하는 사람은 스타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고 반대로 세상이 뭐라고 하던 자신이 믿고 섬기는 것에 가치를 두고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섬기는 형의 삶을 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살던 우리의 인생은 "저울"에 달려질 수 밖에 없는데 그 저울이 길거리의 돌멩이를 평가하는 장거리의 사람들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다가 가끔 돌이나 나무 위에 칼로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자신의 이름 석자를 새겨 놓은 것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얼마나 시린지 모른다. 어떻게 하던지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간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름과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것 같다. 특히 요새 사람들은 그저 스타가 되려고 기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혹자는 우리 사회가 병든 사회가 아닌가 생각해 보지만 그것은 우리사회가 병들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말 수 있다.

값어치있는 삶을 살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힘들고 어려워 보이지만 다른 사람을 섬기며 다른 사람과 자신의 귀한 것을 나누면서 살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아름다운 이름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만 말해주고 싶다. 만일 당신이 보기에 별볼일 없고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그들과 삶을 같이 한다면 분명히 당신은 값어치 있는 삶을 살뿐만 아니라 영원히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사는 것이라고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장담한다. 한번 실천해보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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