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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3-08 00:00

지성(10학년·여·가명)이는 팔방미인이라고 소문난 어디에서나 칭찬받는 학생이다. 학과목은 물론이고, 운동, 미술, 음악 등 모든 분야에서 하는 것마다 완벽하게 잘 해내 어딜 가나 부모의 자랑이 되어왔다. 이런 지성이가 작년부터 심한 스트레스 증후군과 우울증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불면증에서 시작해 결국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지는 탈모증까지 오자 지성이의 부모는 드디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상담실을 찾았다.  

심리학자가 밝혀낸 원인은 '완벽주의(perfectionism).' 모든 면에서 완전하고 완벽하려고 애써 온 삶이 문제가 된 것이다. 8-9학년까지만 해도 교과목과 모든 다른 분야를 최선의 노력으로 완벽하게 모두 A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할 수 있었지만 9학년, 10학년에 들어서면서 할 공부가 늘어나자 완벽하게 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100점만 받았던 교과목에서 한 두 개 틀리기도 하고 더 잘하는 아이도 가끔 보이기도 하자 아이가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지성이는 물론 자타가 공인하는 영재이다. 그런데 지성이와 같은 영재아들, 특히 여자아이들 중에서는 이러한 완벽주의의 경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학자는 심지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재아들은 누구나 이 완벽주의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더 나은 성적, 더 잘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알게 모르게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더 나은 성취도를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노력과 연습을 더 하면 무엇이든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고 나면, 그것이 부모를 기쁘게 하고 칭찬 받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아이는 매우 노력하게 된다.  선생님들도 "연습이 완벽을 만들어내는 거야(Practice makes perfect)"라고 말하며 연습할 것을 종용하고 무엇인가를 잘해내면 "완벽해!(Perfect!)"라고 칭찬을 한다. 

더 나은 성취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 완벽주의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자신은 완벽해야 하는데 한계에 부딪혀 더 이상은 잘해낼 수 없을 때, 실수를 할 때, 예기치 못한 사고나 사건으로 완벽한 성취를 못 이루어 냈을 때 아이가 느끼는 좌절감, 상실감,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아이는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고 느끼면 바로 포기해 버리기도 하고, 자기가 세상에 쓸데 없다고 느끼기도 해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완벽주의를 부추기다가 좋은 성적과 성취, 칭찬 때문에 아이의 자존감과 행복이 고스란히 희생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영재아들에겐 더 연습하라고 더 완벽하게 하라고 부추기는 어른들보다, 실수에 관대한 부모와 선생이 절실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실패해도 그것은 실패가 아니고 성공하기 힘든 다른 방법을 알아나간 것이다', '실수해도 괜찮고, 다시 일어나 시도하고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부모와 선생이 계속 옆에서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실수에 관대한 부모가 자녀를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다. 뭔가를 완벽하게 해내려고 발버둥치며 애쓰는 아이보다 '이 방법은 안되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번엔 실수했네. 다음엔 어떤 방법으로 할까?' 즐겁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가 장기전을 잘 뛸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은 무언가를 완벽하게 이루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실패와 실수를 극복하는데 달려있는 것이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나는 알기 위해 계속 모험을 즐겼을 뿐이다. " -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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