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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선택하는 방법(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27 00:00

가끔 이민 목회를 시작한 교회 지도자들이 이민교회를 '정신병동 긴급환자실'과 비교해서 말할 때 필자는 그분의 목회 현실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씁쓸하다 못해 슬프게 느껴진다.

만일 이민교회 지도자가 자신이 목회하고 살고 있는 나라(캐나다)와 언어, 그리고 환경과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을 과연 어떻게 '가나안' 땅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물론 영어를 잘하고 이 캐나다 사회와 문화를 잘 알아야만 훌륭한 이민교회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어느 한 단체를 이끌어가려면 '기본적인' 정도의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하고 캐나다 복합문화정책 안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속한 교단총회·노회회원으로서 법과 규칙을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도 자신이 속한 교단·총회·노회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라면 일반 교인들 중에는 자신이 어느 교단에 속해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속한 교단은 무엇을 믿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가끔 아는 분들을 만나면 그 분이 출석하는 교회의 교단에 대해서 물어보게 되는데 대부분 잘 대답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별로 상관치 않는 것 같다. 한편으로 보면 신앙이 성숙되어 종파를 초월한 것 같이 보였지만 사실 필자가 만난 그런 분들은 '초신자'이거나 처음부터 신앙적으로 고민 또는 깊게 성찰하지 않고 쉽게 여러 교회를 출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목회의 뼈가 자란 교회 지도자들이 이민교회를 선택할 때는, 먼저 이민 목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거나 고뇌해보지 않고 어떤 피상적인 '믿음'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 또한 이들이 시작하는 이민교회가 어떤 정상적인 체계 없이 무분별하게 '창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목회자는 물론 일반적으로 교회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자신의 생각과 경험으로 교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상황이 되고 암초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대부분의 교인들이 경험했고 알고 있으면서도 왜 지금도 많은 '상처 받은' 이민교회 교인들이 현지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이민사회를 잘 모르는 교회 지도자들을 선택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분은 필자의 이런 질문에 "현지 언어를 모르고 사회를 모르니까 다루기가 만만하잖아요"라고 말했다. 물론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그 분은 분명히 무엇인가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은 하나는 알고 있지만 둘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도자는 그렇게 선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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