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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따러 가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30 00:00

주말에 떠나볼까~ 유니온 베이 굴 따기 행사와 토피노

밴쿠버 조선일보는 지도 한 장 들고 직접 운전하며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다녀 올 수 있는 밴쿠버 근교 여행지 안내를 위한 ‘레저 다이어리’를 게재하고 있다.  ‘굴 따기’와 ‘게 잡이’ 체험여행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경험할 수 없었던 이색 여행으로 밴쿠버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경과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여행지 안내를 위해 ‘서부캐나다’를 발행하는 ‘캐나다KC&M (대표 박병준)’ 주최 ‘시와 음악이 있는 밤’ 행사를 겸한 ‘굴 따기’ 여행에 동행, 굴 따기에 적절한 시기와 준비, 찾아 가는 길, 경비, 여행 팁까지 취재를 했다.

호슈베이에서 출발!!!

◇ 여행을 주최한 ‘서부 캐나다’ 대표 박병준씨가  페리 선상 카페테리아에서 참가자들에게 세부일정과 무전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3월23일 아침 10시 웨스트 밴쿠버에 위치한 호슈베이 선착장. 차들이 10시30분 출발 페리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배에 오르기 직전 요금소에 성인 4인과 15세 미만 학생과 소형차량 1대의 요금 100달러를 지불하고 차량에 탑승한 채 승선할 수 있었다.  이 여행에 동행한 사람은 모두 57명. 참가자 대부분은 어른들이지만 봄방학을 맞아 부모님을 따라 나선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15대의 차량마다 무전기를 배치, 박병준씨로부터 선상에서 같은 채널에 맞춰 무전기 사용법과 안전수칙을 안내받고, 선상 카페테리아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다.

호슈베이에서 배로 약 1시간40분만에 나나이모에 도착, 굴을 채취 할 첫 목적지 ‘유니온 베이’로 향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나나이모와 유니온베이 중간쯤에 있는 ‘나노스 베이’에서는 일찌감치 조개와 굴을 잡는 사람들이 보였다. 유난히 조개가 많아 바닥을 긁기만 하면 조개가 쏟아져 나온다는 나노스 베이를 지나 30분쯤 달린 곳에 ‘맥미란’ 국립공원이 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한 숲 속을 걸으며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발 아래 밟히는 굴 밭, 유니온 베이

나나이모에서 출발 한 지 1시간40분만에 도착한 유니온 베이는 발 아래 밟히는 돌들이 전부 굴. 아이들이 탄성을 질러대며 가족끼리 삼삼오오 굴을 쪼느라 바쁘다. 밴쿠버에서 굴 잡이는 ‘캐는 것’도 ‘잡는 것’도 아니라 정확한 표현은 ‘줍는 것’이라고 해야 할 듯. 긴 장화를 신고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돌무더기를 젖히며 열심히 굴을 쪼아댔지만, 서툰 초보들에게 쉽게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굴에 속만 태우는 아이들. 여행을 인솔한 박병준 (서부캐나다 잡지 대표)씨가 익숙한 솜씨로 굴을 쪼아 사람들에게 굵은 알 하나씩을 건넸다. 아이 손바닥만한 크기의 굴을 바닷물에 씻어 한 입씩 먹어본 사람들은 마켓에서 사 먹던 굴에 비교 할 수 없는 진한 향과 맛에 감탄했다. 세 개를 먹고 난 아이에게 더 먹겠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흔들며 도망간다. 어지간히 굴 맛을 본 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굴을 까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40분 정도의 굴 잡이를 마쳤다.

바다 라이센스 1개당 15개가 허용량

바다 라이센스를 소지한 한 사람이 굴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양은 15개. 원래는 먹은 숫자도 소급해 적용한다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사람들은 발 아래 늘려 있는 굴을 15개만 담아 아쉬운 마음으로 주차장을 향했다. 만약 허용치 이상의 굴을 가지고 나와 해양감시원에게 적발이 되면 1개당 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차량 주변에서 낯선 외국인이 보이고, 사람들의 표정도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색이 보였다. 해양 감시관이 사람들의 라이센스를 조사하고 있던 중이었다. 일행 중 면허가 없는 사람은 없었지만, 민물낚시면허증을 바다낚시 면허로 잘 못 알고 구입한 사람은 잡은 굴을 다시 바다에 가져다 놓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바닷가에서 먹고 난 굴의 숫자까지 합산한다는 사전 주의 사항을 들은 사람들은 생수를 마신 다음 차 뒤에서 몰래 입술을 문지르는 모습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굴 바구니를 차에 싣고 5분 거리에 있는 굴 마켓으로 출발

도로를 따라 10분거리에 굴과 조개를 파는 저렴한 마켓이 있다. 파운드로 판매를 하고 있지만 약 60마리 한 자루의 공식적인 가격은 20달러. 흥정을 잘 한 덕분에 15달러에 살 수 있었다. 이곳에서 저녁에 요리할 굴과 조개, 이웃들과 나눠주고 싶은 사람은 개인적으로 구입을 해서 숙소가 있는 포트 알버니로 향했다.

포트 알버니는 토피노 롱비치를 가는 도로의 중간쯤에 위치한 곳으로, 밴쿠버 아일랜드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지르는 곳. 저녁식사는 구입해 간 굴을 튀김으로 만들고 조개탕을 끓여 밥과 함께 먹는데 꿀맛이다. 식사 후 6시경 시작된 ‘시와 음악의 밤’ 행사는 유병옥 시인의 ‘시와 음악’에 관한 문학강연, 김해영씨와 박병준씨의 시 낭송과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즐거운 싱어롱 시간이 마련되었다.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접하는 시 낭송에 감격하며 이민생활의 어려움과 정보를 교환하며 밤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아름다운 태평양 바다와 카페, 박물관이 있는 '토피노’

다음날 아침 포트 알버니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토피노는 그림처럼 펼쳐진 태평양 바다와 끝없이 이어지는 비치,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파도가 환상적인 겨울바다 여행지였다. 카페테리아에 앉아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카페 2층에는 해양박물관이 마련되어 있다. 내부 계단을 따라 올라간 3층은 전망대, 박물관 내부에는 소극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맥시코에서 하와이를 거쳐 알라스카까지 이어지는 고래의 삶을 영화로 감상할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바다와 박물관을 감상하고 차를 세워둔 주차장 우측 숲 속에서 준비해 간 컵라면을 먹는 맛도 여행의 또 하나의 추억이었다. 이곳은 수돗물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 식사 후 바로 바닷가를 나갈 수 있는 길이 연결되어 있다.

점심 식사 후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나나이모 페리 선착장까지는 약 3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5시 출발하는 페리를 타고 출발한 호슈베이에 도착한 시간은 6시30분. 아쉬운 짧은 여행이 끝났다.

Tip
-1회 단발로 굴 잡이 체험을 할 경우, 가족 가운데 중심이 되는 한 사람의 라이센스만 구입, 바닷가에서는 함께 체험만 즐긴다. 요리해서 먹을 굴은 ‘수산물 마켓’에 가면 라이센스 하나의 가격으로 4인 가족이 실컷 먹을 만큼의 많은 양을 살 수 있다   
-굴까기 전용 도구 대신 호미를 가지고 가면, 돌에 붙은 굴을 떼어내기와 굴이 호흡하는 약한 부위를 찾아 초보자들도 채취하기가 쉽다.
-굴을 먹을 수 있는 달은 1, 2, 3, 4, 9, 10, 11, 12월 이다.

[준비물]
바다낚시 라이센스, 장화, 고무장갑 혹은 손바닥이 고무로 입혀진 면장갑, 굴 담을 플라스틱 통
[유니온 베이 찾아 가는 길]
호슈베이에서 나나이모행 페리 승선-> 나나이모 페리 터미널 첫 번째 신호에서 우회전->2번째 신호에서 직진->세 번째 신호에서 우회전->왼편 갈림길에서 네 번째 신호에서 좌회전하면 Northfield RD -> Inland island Hwy를 만나 북쪽으로 우회전-> 40분쯤 거리에 Denman Island Ferry 터미널 안내판을 보고 Exit로 나가 Hwy를 만나면 좌회전-> 5km 지점에 유니온 베이
[비   용]
● 페리비용 : 차 왕복 $70/ 승객 $21.60 어린이(15세 미만) $10.30
● 라이센스 구입 :  http://www.pac.dfo-mpo.gc.ca/recfish/Licensing/online_e.htm
● 서부캐나다 홈페이지        http://nlsan.com/index.html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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