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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04-02 00:00

인간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무척 재미있는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17세기까지 음악은 민중음악과 궁중음악으로 철저히 나뉘어 제각기 발전해 왔다. 이후, 18세기에는 '시'가 민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문화의 중심에 섰고, 19세기에는 프랑스혁명 이후 계급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활자가 더 이상 지도층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도 허용됐고 이에 힘입어 소설 등의 문학이 여가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 되었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산업화를 통해 문명이 급성장하면서 20세기 시네마라고 불리는 영화가 탄생하고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대중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시네마' 속에는 그 동안 인류대중문화에 존재했던 음악, 그리고 시와 소설 등 문학의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어 무척 흥미롭다.

많은 영화들 중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이 무엇이 있을까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모짜르트의 일생을 그린 '아마데우스'를 빼고는 얼른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음악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가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설이 영상화 된 것이 영화라고 쉽게 가정했을 때, 스토리는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음악이라는 소재로는 갈등구조가 쉽게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남녀간의 사랑 또는 어떤 적과 싸워서 지고 또 이기는 그런 내용의 영화가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고 이런 다이나믹한 갈등구조의 영화를 통해 늘 감동하는 것이 아주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세히 찾아보면 '아마데우스' 외에도 우리가 잘 아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 이나 '모 베터 블루스(Mo Better Blues)' 등의 영화들이 있다. 앞으로 글을 써나가면서 이야기하겠지만,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갈등구조는 일반적인 것과 다소 차이가 있어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는 것이 무척 흥미로울 때가 많이 있다.

지난 '목적' 이라는 주제의 글에서 여러 번 설명했지만, 음악이 없는 영화는 상상할 수 없다. 사랑을 다룬 영화에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 없으면 그리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그릴 수 없고, 전쟁영화에서 긴장감이 흐르는 배경음악이 없다면, 특히 공포영화에서 소름끼치는 음악과 효과음이 없다면 정말 영화 볼 재미가 없을 것이다. 영화음악이라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든 음악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영화음악은 작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작가와 감독의 취향, 더 나아가 배우의 이미지와 연기 스타일 등 많은 것을 파악해야 하는 아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같은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일반적인 음악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이 차이점을 아는 것도 음악과 영화는 물론 또 다른 예술의 세계를 즐기는 아주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주부터는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영화음악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몇 주간 이야기해볼까 한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영화음악과 영화효과음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영화와 영화음악전문가는 아니지만, 필자가 알고 있는 것과 경험한 것을 여러분과 같이 나누면서 또 다른 세계의 음악과 예술을 서로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길 나름대로 기대한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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