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꼬꼬댁! 꼬꼬댁! 삼계탕, 닭갈비, 닭강정, 닭도리탕……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20 00:00

삼계탕 전문점! 왕 삼계탕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왕 삼계탕’의 삼계탕은 그냥 삼계탕이 아니라 보약이다. 밴쿠버는 소고기 돼지고기 값에 비해 비싼 것이 닭값. 부화 된지 45일 된 ‘약 병아리’ 값은 그 중에서도 금값이다. 영계 중의 영계 ‘웅치’만을 사용해 삼계탕을 끓여내는 이 집은 야들야들한 영계뱃속에 찹쌀을 넣고, 한국산 인삼과 대추 마늘, 한약재를 넣어 푹 고아 내 강한 한약재 냄새까지 감춰버리고 ‘담백하고 맛있다’는 표현 외에 적당한 표현을 찾기 어렵다. 아! 한가지 흠이라면 삼계탕 값이 다소 비싸지만 비싼 이유는 먹어 본 후에 말해도 늦지 않다.

닭 메뉴 이외 없다!

◇ 한약재 넣은 삼계탕으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웠다는 왕성희씨. 돈 보다 ‘맛있다’는 소리가 듣고 싶어 어렵게 영계를 구해 한 마리 한 마리 찹쌀을 넣어 정성껏 삶는다.

‘왕 삼계탕’은 토속적인 닭 요리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이다. 간판 정 중앙을 차지한 ‘王’은 주인 왕성희씨의 성을 딴 ‘왕’이기도 하고, 맛에서도 ‘왕’이 되고 싶은 바램으로 붙였다.

메뉴는 삼계탕, 닭갈비, 닭도리탕, 닭 강정, 통닭…… 그야말로 닭 요리 전문 점으로서 닭 이외 메뉴는 없다. 드디어 외국에서 처음 만난 한국식 닭 요리 전문점.

외국에서 전문점이라는 건 말 뿐, 김치찌개에서부터 자장면까지 있어야 또 수지 타산이 맞는 현실 앞에서 누가 감히 불평하랴. 주인이 이렇게 오직 닭 요리만 고집하며 특화하고 나서 주면 고맙지만 말이다.

대로변에서 안쪽으로 들어가 세워진 빌딩에 붙은 간판을 보면, 그저 그런 식당인 듯 하다. 그러나 일단 차를 세우고 들어서면 멋진 바가 있어 음악을 들으면서 차를 마셔도 좋을 것 같은 풍경이다. 인테리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주인 왕씨의 남편이 예쁘게 꾸미려고 애쓴 흔적이 느껴진다.

은은한 인삼 향기와 보드라운 영계백숙의 맛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주방 앞에 버티고 선 커다란 전기구이통닭 기계다. 유리문 안에서는 기름기 쏙 빠진 닭들이 여전히 껍질을 바삭하게 말리며 노릇하게 익어가고 있다. 생닭이었을 적엔 제법 큼직했을 성 싶은 따끈 따끈한 닭다리 하나를 뚝 떼어내어, 깨소금에 콕콕 찍은 다음~ 흐!! 식욕이 확 동‘動’한다.

그래도 왕삼계탕에서는 삼계탕이 ‘왕’. 이 집 삼계탕은 삼계탕 치고는 육수가 맑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비법은 없다. 큰 솥에 한꺼번에 삶아서 냉동해 두고 데워 낸 게 아니라, 영계 중에 영계 ‘웅치’ 뱃속에 불린 찹쌀, 한국산 인삼을 넣어 한 마리 한 마리 조리를 한 다음, 마늘 듬뿍 넣어 보양식 삼계탕의 기본에 충실한 것. 그게 전부다.

먹을 땐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고 잘 저은 다음, 닭고기 국물을 몇 숟가락 떠서 입안의 미각을 깨운 다음, 보들보들한 고기를 찢어 맛을 보면 딱 좋다. 국물을 코끝으로 그저 음미만 해도 느껴진다. 은은한 한국산 인삼만이 지닌 향기와 한약재가 어울려 바람결에 스쳐 지나듯 살짝 살짝 온 몸의 미각들을  터치하면, 그때마다 세상사에 곤두섰던 감정들이 평온하게 제자리를 찾아간다.

◇ 경기도 일산에서 삼계탕 전문점을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그대로 재현해 만드는 삼계탕과 수분은 남기고 기름기만 쏙 빼내는 한국적인 방법으로 만든 통닭. 닭갈비와 닭도리탕은 젊은층들에게 인기 폭발이라는 닭갈비와 닭도리탕은 껍질을 모두 벗기고 살만 토막내어 만들었다.

에게~!! 조막만한 영계 허벅지 맛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어보자. 뚝배기에 조막만 한 영계 한 마리가 하얀 허벅지를 드러내고 누워있다. 한 마리가 고작 450g을 넘지 않는 부화한 지 45일된 약닭이다. 무게로 승부하는 캐나다의 닭이라 믿어지지 않는 크기다. 이 닭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번 주만 해도 몬트리올에서 직접 수입을 했다는 닭을 보면, 요거 먹고 과연 배가 부르기나 할까 잠시 의심도 들지만 젓가락으로 살살 흔들었더니 배가 열린다. 뱃속에 채워진 쫄깃한 찰진 밥과 인삼, 대추….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면 살짝 스쳐가는 이 한약재의 느낌은??

“한약재를 쓴다고 한약냄새가 느낌이 난다면 그것도 잘못이죠. 음식을 먹는데 약 냄새가 나면 잘 된 음식이 아니랍니다. 닭을 먹을 땐 닭 맛으로 맛있게 먹되 몸에 좋은 성분들은 감춰져 있어야지요.”

이민 전 경기도 일산에서 삼계탕 집을 5년 동안 직접 운영한 주인 왕성희씨는 한약재를 넣지만 약간 역겨울 수도 있는 약 냄새는 다른 재료들과 희석시켜 살짝 향만 남기는 것이 비결.

이렇게 찹쌀과 영계에게 향만 남기고 훌훌 떠난 한약재가 잘 어우러진 삼계탕은 맛으로나 건강, 어느 쪽이든 외국인들에게 우리 대표 음식으로 소개를 해도 손색없는 맛이다. 대통령의 단골집 ‘토속촌’을 간들 이보다 더 낫다고 장담 할 수는 없을 것. 내친 김에 뚝배기에 남은 국물 한 점까지 들이마셨더니 콧등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힌다.

닭도리탕, 닭갈비……

우리말과 일본어가 무분별하게 혼용되어 어법에 맞지 않는다는 ‘닭도리탕’은 어법에 맞지 않는 이름은 용서되지만, 먹고 나서 맛이 없는 건 절대 용서가 안 된다. 닭에 햇감자와 매운 고추양념, 마늘 듬뿍 넣어 빨갛게 한 냄비 그득하게 나온 닭도리탕은 고기 맛은 제쳐두고 감자를 양념에 으깨어 먹어도 맛있다. 연하게 익힌 닭살과 감자를 건져 먹고, 건더기를 얼추 다 먹었다 싶을 때 걸쭉하면서 얼큰한 국물에 밥을 비벼 땀 뻘뻘 흘리며 먹고 나면 정말로 시원~~ 해 진다.
양념이 약간 단맛이 나는 건 한국적 원래 맛에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닭의 껍질을 모두 제거하고 만든 닭 요리의 담백함에서 이윤보다 손님의 건강과 맛을 생각하는 주인의 정성이 느껴진다.

아~ 무한정으로 얻어 먹을 수 있는 깍두기도 아삭아삭 소릴 내며 맛있다. 처음부터 이렇게 말해서 삼계탕과 먹어보자.
“많~ 이, 듬뿍 주세요~”

*영업시간  
    월~토요일  11:00 am ~ 10:00 pm
    일요일        12:00 noon ~ 9:00 pm
*주소   3003 St. Port Moody
*전화   (604) 949-1017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지난 칼럼(본지 3월 22일자 참조)에서는 고용보험 중에서 임신, 양육과 질병 시 고용보험 혜택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직장을 잃었거나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직장을 잡지 못한 경우에 주어지는 정규 고용보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만일 본인의...
퀘스트 대학 설립자 겸 총장 Dr. David W. Strangway
첫번째 신입생을 선발해 오늘 9월 역사적인 개교를 앞두고 있는 스콰미쉬의 퀘스트 대학(Quest University)은 캐나다 최초의 종교와 무관한 비영리 사립대학이다.
미 버지니아 공대에 마련된 임시 추모장에서 21일 추모객들이 희생자 추모 행사를 갖고 있다. 맨 왼쪽의 성조기부터 오른쪽으로 네 번째 자리가 조승희 추모 자리. 블랙스버그(버지니아주)=최우석 특파원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은 밴쿠버 한인사회에도...
춘계축구대회 조별 전력분석(I)
올해 탄생한 BC한인축구협회(회장 한정구)가 처음으로 주최하는 춘계축구대회가 오는 5월 5일 시작된다. 본사가 공식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한인 축구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20개 팀이
주부들의 기초 영어회화 모임 6명 정원, 현재 주부들 ‘졸업’ 후 다시 모집 할 예정
◇ 뉴웨스트민스터에서 차를 마시며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주부들과 이들을 지도하는 조앤 윤씨. 이들은 모두 이 모임이 너무나 유익하고 도움이 된다며, 장소를 제공한 사람과 더불어 조앤 윤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밴쿠버의 다른 지역에도 이런 모임이...
WRCAI 공해배출시장 참여 포석
BC주정부 고든 캠벨 주수상은 24일 미국 5개주(州)가 발기한 서부지역 기후대응 이니셔티브(WRCAI)에 가입해 향후 기후변화문제와 온실가스(GHG)배출량 감소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WRCAI는 미국 워싱턴, 오레곤, 아리조나, 캘리포니아, 뉴멕시코주가 2006년...
70년간 이어진 원주민 반발 수용
BC주의원들은 수년간의 논의 끝에 BC주의사당 중앙홀에 그려진 벽화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원주민 대표들은 70년전 그려진 주의사당 중앙홀 벽화 중 4점에 대해 불쾌함을 표시해왔다. 4점 중 1점은 상체를 벗은 원주민 여성이 목재를 옮기는 것을 백인 남성이...
2000달러 보상 판결
빚을 받아내는 방법이 정당하지 않으면 채무자에게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BC주 법원은 “콜렉션 에이전시 회사인 토탈 크레딧 리커버리사가 빚을 받기 위해 채무자 캐롤 로츠(60세)씨에게 무리한 방법을 사용했다”며 “회사측이 로츠씨에게...
시민단체 ‘No One Is Illegal’ 시위
시민단체 ‘No One Is Illegal’ 회원들이 23일 오후 다운타운 연방 이민부 사무소 앞에서 불법체류자추방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불법체류자의 추방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No One Is Illegal’ 회원들이 23일 오후 3시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이사람 / 참전용사 에드워드 맥밀란씨 밴쿠버 출신…1952년 겨울 한국전 참전
21일 버나비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기념비 착공식에는 76세 이상의 고령인 캐나다군 참전용사(KVA)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역사의 산 증인이자 참전기념비의 주인공들인 이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하나 둘씩 유명을 달리해 KVA 멤버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성공하는 삶(2) 2007.04.24 (화)
어느 의과대학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질문을 했다. "한 부부가 있는데, 남편은 매독에 걸려있고, 아내는 심한 폐결핵에 걸려있다. 이 가정에는 아이들이 넷 있는데, 하나는 며칠 전에 병으로 죽었고, 남은 아이들도 결핵으로 앓아누워 살아날 것 같지 않았다. 이...
지구를 구하라 2007.04.24 (화)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캐나다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지구 온난화와 자연파괴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환경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온실가스 방출로 인해 대기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델타 지역 초등학교서 버지니아 사건 재연 논란 한인 학생 항의…학교•교육청 “학부모에 사과”
델타 사우스 파크 초등학교에서 드라마를 가르치고 있는 한 교사가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을 ‘타블로(tableau)’ 수업 소재로 삼았다가 논란이 일자 학부모들에게 사과했다. 타블로란 특정 장면을 사진처럼 재연하는 연극수업의 일부로 ‘프로즌 신(Frozen...
웨스트밴쿠버 존 웨스톤 후보
◇ 웨스트 밴쿠버 존 웨스톤 보수당 후보가 한인들과 만남의 시간에 앞서 김종설 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사제관계다. 웨스트밴쿠버 선거구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하는 존 웨스톤(John Weston) 후보는 21일 김종설태권도장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Skagit Valley Tulip Festival
세상 식물들이 태동을 하는 4월부터 피기 시작한 튤립의 아름다움이, 봄 막바지에 한 껏 달아오르며 시애틀로 오라며 유혹하고 있다. 올해로 24번째 개최되는 스카짓 밸리(Skagit Valley)튤립축제는 튤립이 피기 시작하는 매년 4월초 시작해 4월말에 끝난다. 축제...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주인공으로 한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The Last King of Scotland)’은 이디 아민의 주치의가 되면서 위험한 관계 속으로 빠져드는 한 스코틀랜드 의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갓 의과대학을 졸업한 니콜라스 개리건(제임스...
Fracture- 2007.04.23 (월)
이번 주말엔 개봉된 안소니 홉킨스,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프랙처(Fracture)’는  완전 범죄를 계획하고 있는 한 남자와 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한 검사간의 심리적을 다룬 스릴러 영화다. 엔지니어로 성공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테드 크로포드(안소니...
인사동의 아이들 2007.04.23 (월)
눈부시다, 바야흐로 염양춘(艶陽春)이다. 겨울을 모두 벗어낸 봄 짙은 주말, 인파의 인사동에 나갔다.
왜 한의학(漢醫學)이란 칭호가 한의학(韓醫學)으로 개명되었는가? (3)
한의학(漢醫學)이 ‘韓醫學’으로 개명된 동기와 ‘황제내경’ 오래 전 한국에서 한의학(漢醫學)이란 칭호가 韓醫學(한의학), 즉 한나라 한(漢)자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주는 한나라 한(韓)자로 개명된 사실이 있었다. 단순하게 한자 한 글자의 변형이 아닌,...
21일 써리에서 단독 리사이틀 열어 홈 스쿨링하며 바이올린 연습에 집중
뒤늦은 나이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한인 여학생이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으며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지난 99년 캐나다에 첫발을 디딘 빅토리아 김(한국명 김한솔)양은 남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인 10세 때 처음 바이올린을 잡았지만 주변의 도움과...
 1461  1462  1463  1464  1465  1466  1467  1468  1469  1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