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버지니아, 슬픔을 딛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21 00:00

수업 23일 재개.. 졸업식도 내달 예정대로

20일 오전 버지니아 공대가 있는 블랙스버그의 몽고메리 병원 앞에서 이 대학 밴드부원들이 응원가 ‘호키 포키(Hokey Pokey)’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호키는 버지니아 공대의 상징인 칠면조의 이름. 응원가 연주를 듣고, 링거 호스를 단 한 여학생이 한 병실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가자 가자(Let’s go! Let’s go)”라고 외쳤다. 총격으로 부상한 2학년 힐러리 스트롤로 양이었다. 응원단원들이‘호키스(Hokies)!’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총상(銃傷)학생 19명 중 7명이 축하를 받으며 이날 퇴원했다.


대형 참사를 겪은 버지니아 공대가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이날을 ‘4·16 총기사건 애도의 날’로 지정해, 낮 12시 대학 내 몬로 파크에서 추모기도회를 가졌다. 그리고 이 기도회 이후 비극을 딛고 정상적인 학업이 이뤄지도록 모든 학교 행정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참사 이후 한 주 내내 중단됐던 강의도 23일부터 재개한다. 학교측은 강의 재개 첫날 이번 사건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부족해진 수업일수는 단과대학별로 벌충하도록 했다. 일부 학과는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용기를 잃지 말고 학업에 전념하도록 격려했다.


래리 힝커(Hincker) 대변인은 “다음달 11일 예정인 졸업식도 계획대로 치른다”고 밝혔다. 졸업식에선 희생학생 32명에게 사후(死後)졸업장을 수여한다.


수사당국의 조사도 점차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버지니아 공대 경찰은 그간 봉쇄해온 사건현장인 노리스 홀과 기숙사에 대한 현장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2층을 제외하고 1층과 3층을 출입할 수 있도록 이날 허용했다.


참사 이후 미국 전역에서 온 학생과 학부모 추모객들은 대운동장인 드릴 필드에 바윗돌 32개를 타원형으로 진열해 숨진 32명의 희생자를 기렸다. 또 적십자·구세군 등 주요 구호단체는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과 상담에 나섰다.


학교측은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희생자를 돕겠다는 뜻이 쇄도해 ‘호키 정신 기념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금은 유가족과 부상자 지원 등에 사용된다.


블랙스버그(버지니아주)=김기훈특파원 khkim@chosun.com
이태훈 기자 libra@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