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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의 독립만세! 북창동 순두부집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27 00:00

북창동 순두부

빨간 고추기름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순두부에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을 비벼 먹는 메뉴는 겨울철에 특히 제 맛.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순두부는 계절이 따로 없는 전천후 음식이다. 입맛 없는 봄 철, 따끈한 돌솥밭에 순두부 한 그릇 뚝딱 먹고 나면 가슴에 맺힌 것들이 ‘후’하고 내려갈 듯하다. 6년 전, 전문점이 전무한 밴쿠버에서 가장 한국적인 메뉴의 식당을 찾다가 생각해 낸 순두부 전문점. 이후 개업 날까지 온 가족이 아침 점심 저녁 순두부만 먹으면서 개발했다는 ‘북창동 순두부’. 맛은 주방장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 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 만들어도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 자랑이다. 비결은……

순두부요리 종류만 7가지,
맛은 4가지

‘북창동 순두부’ 전문점은, 코퀴틀람 한남슈퍼 2층 도로변 로스로드 선상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전통방법 그대로 만든 맛있는 순두부요리가 종류만 7가지에 4가지 맛이 있다.
문을 연지 6년이 지났지만, 경제 사정에 따라 손님이 늘어났다가 경기가 어려워지면 당장 눈에 띄게 줄어드는 집들과 달리 이곳 손님들은 한결 같은 숫자를 유지한다. 이것은 이 집에서 만드는 순두부의 맛이 한결 같다는 이야기도 된다.
주방장의 기호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 맛을 경계하는 주인 이숙권씨가 소스를 만들고, 이 소스만 있으면 누가 만들어도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도록 메뉴를 계량화해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콩으로 만든 요리가 다 그렇듯, 다른 음식처럼 새콤 달콤 강하게 사람의 입맛을 현혹시키는 예리한 맛은 없다. 그저 콩의 순하고 부드러운 구수함이 은근한 풍미를 느끼게 하는 순두부 원래의 맛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첫 입에 확 다가서는 맛이 아니라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 차분히 스며들며 천천히 느낌이 전해져 온다.

◇ 큼직한 새우와 빨간 고추기름이 맛있는 순두부는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고, 된장 수제비는 깡된장 맛에 쫄깃한 수제비가 들어 있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전문점 자존심 날카롭다
순두부가 독차지

입맛 까다롭다고 자처하는 손님들도 일단 이 집 순두부를 먹고 나서, 다른 곳의 순두부 맛을 본 다음에야 ‘아, 북창동 순두부’하고 깨닫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방적으로 주인의 손맛에 의지해야 하는 주문이 아니라, 각자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섞어, 해물, 소고기, 돼지고기, 김치, 버섯, 만두 순두부찌개를 골라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불문 ‘맛있게 먹어 달라’ 강요하지 않고, 내가 선택해서 먹는 음식에 어찌 불만이 있을까. 

이렇듯 ‘북창동 순두부’는 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다른 집과 차별화한 한 두 가지 이유가 있어 결코 다른 순두부와 섞여 비교되기를 거부한다. 그 중에서도 순두부에 딸려 나오는 돌솥밥의 밥맛은 압권이다. 가장 평범한 메뉴 순두부에 방금 지은 고슬고슬한 돌솥밥을 받아 들었을 때 기분, 바로 그런 것이 있다.

손님 상 위에서도 ‘따닥 따닥’ 뜨거운 소릴 멈추지 않는 돌솥에서 밥을 퍼내서 공기에 담아두고 물을 부으면,  ‘치익~~’ 소릴 내며 물이 바글바글 끓는 게 보인다. 밥을 먹는 동안 구수한 누룽지 탕은 절로 조리되는 것.

이제 공기에 담아 둔 하얀 밥 위에 보드라운 순두부를 얹어, 살살 비벼 먹으면 반찬 생각이 사라진다.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천연의 시원하고 개운함이 가득한 국물 맛에 해물과 야채를 넣고, 여기에 직접 갈아 만든 순두부로 끓여 낸 북창동 순두부 맛. 순두부 전문점.
충분하다. 인정!!

◇ 순두부 정식에 딸려 나온 돼지불고기와  무, 콩나물, 고사리, 시금치와 갖은 나물에 고추장 양념으로 비벼 먹는 돌솥비빕밥. 원안의 연인들은 순두부와 돌솥밥을 시켜놓고 맛있게 먹고 있던 ‘북창동 순두부’집 단골 중국인 대학생들이다.

직접 만들어 먹는 돌솥 누룽지 탕!!

어떤 종류의 순두부를 시켜도 딸려 나오는 갓 지은 돌솥 밥을 먹을 때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별미. 바로 누룽지 탕이다. 솥에서 퍼낸 밥을 다 먹고 난 즈음이면 물을 부어 둔 돌솥에서 노릇하게 눌은 누룽지가 숟가락으로 살짝만 긁어도 물속에서 홀랑 뒤집어지며 사람 식욕을 또 가만두지 않는다. 누룽지는 누룽지 일 뿐, 순두부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NO! 북창동 순두부 집에서는 이 고소한 누룽지 탕이 외식에 절정을 느끼게 한다.

아! 이 누룽지 탕을 맛있게 먹는 비결은 다른 반찬을 거부 할 것. 왜냐하면 구수함을 빼앗아 가는 맵고 어쩌고 잡맛이 끼어들 소지를 싹 없애고, 짭쪼롬한 장아찌 하나로만 먹어야 누룽지 탕의 제 맛을 한 껏 느낄 수 있다. 음식 궁합으로 말한다면 이 누룽지 탕에는 장조림. 분명 이렇게 조합이 되어 있을 것. 이 흔하디 흔한 누룽지가 이 집에서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만약, 나는 미세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콩 맛을 잘 모른다…. 이런 사람은 된장 수제비를 시켜서 돌솥밥을 먹어도 맛있다. 된장은 된장이오나 쫄깃한 수제비가 또 일품이다.
서빙을 하는 직원은 한국인들이 100% 순두부와 된장을 시키 듯, 중국인과 캐네디언들이 또 100% 시키는 메뉴 하나 있다고 했다.

해물 , 야채 파전

중국인들이 100% 시킨다는 이 해물 파전은 배가 부른 상태에서 쳐다보기도 부담스러울 만큼 그 크기가 압도적이다.

아무튼 중국인들의 양으로 승부하는 대륙적인 기질은 음식에서도 예외가 아니란 생각이 들게 한다. 먹기 좋게 바둑판 모양으로 잘라져 나온 파전 한쪽을 들췄더니 오징어, 새우가 보인다. 여타 재료들은 몽땅 먹어봐야 알 수 있을 듯. 하지만 순두부 정식을 시켜 딸려 나온 돼지불고기까지 몽땅 먹은 후 파전을 많이 먹어보기는 불가능 한 일. 해서 한쪽을 떼어내, 특별히 제조(?) 했다는 간장 소스에 찍어 맛만 보기로 했다.  

파전 맛일까? 파전을 찍어 먹는 소스 맛일까…. 아직도 아리송하다. 하지만 독특한 그 맛은, 새로운 맛의 개량 파로 만든 파전이 아니라면 분명 소스 맛이라고 봐야 할 듯.

*영업시간  
    11:00 am ~ 9:30 pm
     (매주 화요일 휴무)
*주소   4563 North RD. Burnaby
*전화   (604) 420-5254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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