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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한끼, 밥심(心) 느끼고 싶은 당신을 기다리는 집”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6-02 00:00

우리집(家)

◇ 설렁탕에 들어가는 얇게 썬 부드러운 편육에 양파, 파, 깨소금을 넣어 새콤 달콤 무쳐 낸 소고기 무침. 이집 가장 별미로 강력 추천.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한식당 ‘우리집’은 그런 곳이다. ‘맛’을 앞장세워 찾아가보라고 권할 만한 특별한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맛으로 사람을 깜빡 넋 놓게 할 감춰진 ‘무엇’이 숨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또 이 집을 그립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혀지지 않고 입안에서 맴도는, 평범한 듯 그러나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엄마의 손 맛이 그리워 기억 속을 더듬게 되는 그리운 맛이 있다. ‘평범해서’ 더욱 생각나는 집. 노래 가사처럼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 자리에’ 주변 거리를 걷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기웃거리게 되는. 한마디로 한식당 ‘우리집’은 평범하면서도 한끼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밥 집’이다.

‘우리집’에서 만나자고 해 놓고 우리 집으로 오면 어떡해~

“내일 우리집에서 만나~”
“집 주소는요?”
“주소? 잘 모르는데 어쩌지?”
집 주소도 모른다면서 집으로 오라는 건 오라는 말인지 오지 말라는 말인지 도대체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잠시 후 주소는 모르지만 위치는 안다며 킹스웨이 근처 어디라는 말에 더욱 아리송해진다. 어제까지 버나비에 살던 사람이 야반도주를 한 걸까? 킹스웨이….
한식당 ‘우리집’에서 약속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렇게 동문서답하는 사람이 꽤 있을게다. 실제로 어느 교회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우리집’에서 만나자고 했다가, 일부는 목사님댁으로 일부는 ‘우리집’으로 왔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집’은 킹스웨이 3490번지, 현대수퍼 근처에 있다. 실내는 열 평 공간이 될까 말까 작고 아담한 ‘우리집’에서 약속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한식당 우리집’이라고 분명히 말 하지 않으면, 우왕좌왕하느라 때를 놓치고 고픈 배를 움켜쥐고 아우성쳐야 할 지도 모른다.   
작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우리집’은 문을 여는 시간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손님이 끊이질않는다. ‘열 평’ 작은 공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은 다섯개. 작은 2인용 식탁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어 두 명에서 스무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도 오붓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집의 장점은 바로 주인과 주방과 빠른 ‘내통’이 가능하다는 것. “아줌마” 한번만 부르면 주방에서도 달려오고 서빙하는 아줌마도 손만 뻗으면 김치든 깍두기든 바로 바로 초고속 리필이 이루어진다는 거다.

정성으로 만드는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집

이 집은 밴쿠버조선일보 애독자 박용택씨가 추천한 집. 주인 이정숙씨는 유학생 어머니들과 남자들에게 요리를 가르쳤고, 서울에서부터 중식을 잘 만드는 ‘손 맛’이 소문난 준요리사라는 것. 그렇다고 자격증 내걸고 음식점을 한 경험은 없지만 남다른 ‘미각’을 지녔다는 게 단골손님들의 부연.
우리집은 지난 3월 1일 문을 열었다. 일체의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는 주인의 말끝에 날카로운 ‘토’를 달았다.
“다시다도 쓰지 않나요?”
“네”
조미료 쓰지 않는다는 말만 믿고 한 숟갈 푹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능글맞은 기계 맛에 실망 한적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맛일수록 첫 술에 더 짝 달라붙는 ‘손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 있기 마련, 이 집에는 조미료가 빚어내는 획일화 된 그런 맛이 없어 좋다. 조미료가 빠져 다소 허전하고 심심했다면, ‘정성’이라도 느끼고 갈 수 있다.

◇ 조갯살, 홍합, 새우가 들어있는 해물 손칼국수. 아삭한  깍두기와 먹으면 그만이다. 설렁탕으로 끓인 해장국은 국물만 마셔도 설렁탕 한그릇을 먹는 셈이니 일석이조.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때, 비가오려고 잔뜩 날씨가 찌푸렸을 때 등등 수시로 마음이 그 집앞에 가 있을 ‘우리집’.

해장국을 시키면 ‘다 먹은’ 것

문을 열면 한눈에 실내와 주방까지 훤히 보이는 이 집에서는 굳이 메뉴판 들춰보지 않고 벽에 걸린 액자 속에서 고르면 그만.  10평 남짓 작은 식당에 어울리는 단촐한 가짓수다. 단행본두께와 맞먹는 다른 집 메뉴판에 비하면 엄청 비교되지만, 그 점이 바로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에 압축된 손맛을 담아내는 비결이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설렁탕, 도가니탕, 해장국. 주인이 권하는 메뉴는 해장국.  파전, 소고기무침은 먹어 본 사람만이 다시 찾게 되는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다.
몇 테이블 손님만으로도 혼이 쏙 빠진 초보 티 폴폴 나는 주인 부부를 보면서, 아직은 주문 즉시 맛도 모양도 찍어낸 듯한 음식이 나오리란 기대를 딱 접고 설렁탕, 해장국, 도가니탕, 해물칼국수, 육개장까지 시켰다.
설렁탕은 좋은 뼈 찾아 3만리(?)를 헤매다 찾아낸 사골을 12시간 푹 우려 낸 국물이 뼛속에서 적당히 빠져나온 골수가 구수하다. 얼마나 우려냈으면 먹고 난 입술이 금세 ‘쩍쩍’들러 붙는 이 설렁탕은 색깔이 약간 노르스름한 빛깔이다. 통후추를 넣고 고아내기 때문이라는 설명. 어쨌거나 진국이다.
이 집에서는 해장국을 먹으면 ‘전부’를 먹은 거다. 12시간 고아서 만든 이 설렁탕 국물에 콩나물, 야채 넣어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메뉴를 시켜도 김치와 깍두기, 소고기 장조림이 반찬으로 딸려 나온다. 적당히 잘 익은 깍두기 국물을 두어 수저 설렁탕에 떠 넣고 휘휘 저어 소금으로 간을 맞춰 훌훌 마셔보라. 서울 청진동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 맛이 느껴지니까. 그리운 거다.

해장국을 먹다가 다시 술땡기는 해장국

우리집 식당은 술을 마시고 온 사람들의 속을 풀어주는 맛있는 해장국은 있어도, 그 해장국으로 다시 술 땡길 때 채워 줄 술은 팔지 않는다. 어쩌다 저녁에 팔고 남은 밥이 있으면 막걸리를 담아 단골들에게 한잔씩 준다는 정보는 있지만 ‘주고 말고’는 주인 맘.
고백컨대 이 집은 특별히 손님을 홀릴만한 메뉴는 없다. ‘밥심(心)을 길러주는’ 밥의 맛을 느끼고 싶은 ‘당신’이 가볼 만한 곳이다. 그러나 ‘밥은 식상하다. 무언가 색다른 것을 찾아내라’고 한다면, 설렁탕에 들어가는 소고기 편육을 새콤달콤하게 무친 소고기 무침을 시키면 메뉴 중에서 단연 으뜸인 탁월한 선택. 탕들에 비해 비싼 가격이 결코 아깝지 않다. 거짓말 ‘쬐금’보태서 감동이 심장 밑바닥에서부터 쓰나미처럼 밀려와 …….
그러나 눈 딱 감고 이 집을 한번만 다녀오면, 출출할 때,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때, 비가 오려고 잔뜩 날씨가 찌푸렸을 때 등등 이후부터 당신의 맘은 가끔 그 집, ‘우리집’ 앞에서 머물게 될 것이다.

*영업시간  
    8:00 am ~ 8:00 pm (월요일 휴무)
*주소   3490 Kingsway, Vancouver
*전화   (604) 451-5177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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