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지는 키칠라노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잉글리시 베이에서 태닝을 즐길 꿈에 부푼 방학, 그러나 조금 더 특별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0년 동계 올림픽 개최 준비로 바쁜 위슬러는 비단 겨울에만 방문하는 곳이 아니다. 카약, 하이킹, 래프팅 등 여름 레포츠의 천국인 위슬러를 소개한다.
위슬러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빙하가 녹은 물로 이루어진 그린 레이크와 알타 레이크에서 카누나 카약을 타보자. 물결이 잔잔하고 경사가 없는 곳이라 별도의 강습 없이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눈부신 에메랄드빛 호숫가에서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위슬러의 여름을 감상하려면 카메라는 필수다. 좀 더 짜릿한 레저 활동을 찾는다면 골든 드림스 강과 스쿼미시 강에서의 래프팅도 가능하다. 거센 물살과 좁은 강폭에서 정신없이 노를 저으며 스릴 만점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 밖에도 보트 크루즈와 보트낚시, 윈드서핑도 인기있는 수상 레포츠다.
위슬러 밸리 투어는 울창한 숲을 따라 난 트레일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레저와 삼림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바이킹 프로그램이다.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비교적 쉬운 코스이며, 가이드가 동행하고 헬맷 등의 안전장비가 제공된다. 자전거과 카약이 합쳐진 투어에 참가한다면 위슬러의 산과 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운동을 싫어하는 ‘귀차니스트’들을 위해서 말을 타고 위슬러 일대를 감상하는 승마 투어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여름이지만 위슬러와 블랙콤 마운틴의 정상에 올라가보지 않고서는 위슬러를 다녀왔다고 할 수 없는 일. 곤돌라 리프트 패스를 끊으면 스키를 타지 않아도 블랙콤 마운틴의 세븐스 헤븐, 위슬러 마운틴의 라운드 하우스 랏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위슬러의 여름 경관은 눈으로 덮여있던 겨울과는 또 다른 운치가 있다. 게다가 여름의 이곳은 곰을 쉽게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실제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발 아래에서 뛰노는 그리즐리 곰과 사슴 가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리프트 데이패스를 구입할 경우 14개의 위슬러 하이킹 트레일 입장은 무료다.
위슬러의 이 많은 여름 레포츠가 흥미롭게 들리지 않는 스키 매니아라면? 아직도 눈 없는 그 곳은 볼품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래도 일단 달려가자. 빙하 위에서 스키와 보드를 타는 블랙콤 마운틴의 여름 코스가 7월 29일까지이며, 초보자들을 위한 빙하 하이킹 프로그램을 통해 만년설 위에서 더위를 잊을 수 있을 테니까.
추가 정보 http://www.whistleroutdoor.com
http://www.whistlerblackcomb.com
엄미선 인턴기자(고려대 언론학 4년) efmi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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