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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쉬운 레서피 나와 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20 00:00

윌리엄 & 캐시 부부의 '이탈리아 스타게티'

◇  한국의 미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윌리엄씨와 SFU교육학 석사과정 교수인 캐시 부부. 이달 말 미국 위스콘신대로 떠나기 전이라 부산한 마음일텐데 레서피를 해 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허락한 두 사람은, 한국인들에게서 받은 따뜻함을 갚는 마음으로 지난 학기 내내 한국유학생에게 에세이 개인지도를 무료로 해주었다.

“사랑이… 꼭 젊어야 아름다운가요?”

다운타운 잉글리쉬베이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 아내의 생일에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며 진한 향기를 폴폴 내뿜는 자스민 꽃 화분을 선물하는 남자 윌이씨. 2주 후 미국으로 이사를 가기 전이라 마음이 바쁘고 복잡할 텐데, 레서피를 해 달라는 제자의 부탁에 흔쾌히 허락했다.

서툰 한국말로 ‘할아버지’라며 인자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 그의 아파트는 ‘떠날까?’ 한마디면 짐챙겨 훌쩍 떠나도 될 만큼 단촐 하고 정갈한 살림 뿐이다. 그러나 결코 모자라거나 불편함 없이 넉넉해 보이는 노부부는,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관계로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돌며 신혼부부처럼 예쁘게 살아가고 있다. 

올해 칠순이 된 남편이 요리를 하는 주방 앞에서, 아내는 다리 쭉 뻗고 앉아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제자들 앞인데도 그렇게 편안한 표정일 수가 없다. 만약 우리 한국 주부였다면 설사 남편이 앞치마 두르고 ‘자진납세’ 요리를 한다 해도, 뭔가 못 미더워 ‘눈은 책에 마음은 주방’에 가 있을 텐데. 아내는 태연하다 못해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 아내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지그시 바라보며, 곁에 둔 와인을 한 모금씩 들이킬 때마다 아내의 독서에 방해 될까 와인 잔을 살그머니 내려 놓는 남편. 이런 부부도 과연 부부싸움이란 걸 할까…… 할까?

“싸우죠. 늙으면 늙은 대로 싸울 게 생긴답니다. 아침에 누구에게 전해 줄 명함을 나는 건네 준 것 같은데 아내는 건네지 않았다고 해서 우기다가 싸우고…… 기억력 때문에 싸워요. 허허.”

큭! 그게 뭐 싸움인가? 요리가 완성되어 식탁에 올려지고, 그제서야 주방에 들어간 아내는 남편이 미처 치우지 못한 야채를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넣고 후식을 준비해 식탁에 앉는다. 그들에게 일상적인 일들이 한국주부 기자에게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하긴 그게 꼭 남편의 책임만도 아니다. 어쩌다 남편이 라면이라도 끓이면, “라면에 마늘을 넣어야 기름기 흡수를 줄일 텐데…… 라면이 다 끓으면 냉수 한잔을 살짝 끼얹어야 꼬들꼬들할 텐데....”

온갖 참견에 잔소리 잔소리…… 그러느니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로 고착화 되어버린 죄다. 아니 조상 탓이다. 평생 남편에게 희생과 봉사로 일관한 우리네 선배 주부들이 남편의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불치병, ‘조강지처’병.

치료약도 없는 것이 유전성까지 강해서 대물림까지 했던 이 병이 밴쿠버에서는 다행히 조금 수그러들긴 했다. 참기름 넣을 음식에 조선간장 넣었다고 먹고 죽는 것도 아닐 터, 남편이 주방에 들어가면 무조건 믿어주는 아내가 훗날 캐시처럼 우아한 아내로 살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윌리엄씨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전쟁이 막 끝난 1953년 공군에 지원해 오산비행장에서 1년간 전후 복구를 했고, 하버드대학교 연구원으로 일하던 76년부터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에서 3년, 99년 고양시에서 다시 2년을 살았다. 덕분에 까맣게 잊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도 어지간히 한다.

은퇴 후에도 대사관 계약직원으로 문서작성과 업무를 하고 있는 그는, 젊은 시절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영국, 필리핀, 캐나다, 태국 등 세계를 돌며 근무했지만 유독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전쟁 직후 모두가 굶주릴 때 사과 한쪽도 이웃들과 나눠먹던 한국인들의 따뜻함에 반했다는 것.

그 인연으로 SFU 교육학 석사과정에서 공부하는 두 명의 한국학생 가운데 한 학생에게는 매주 무료 영어에세이 개인지도를 해주면서, “한국에서 받은 친절을 한국인에게 되돌려 주는 것일 뿐”이라며 미안해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이달 말 SFU 교육학과 석사과정 교수인 아내 캐시와 미국 메디슨의 위스콘신대로 떠난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이탈리안 스파게티

■ 재료

이탈리안 소시지, 100% 토마토소스 1캔(그림참조), 올리브 오일 2ts, 베이즐 가루 2ts, 베이즐 잎, 마늘, 방울토마토 약간, 리가토니 페니(Rigatoni Penne), 이탈리안 파마산 치즈

 

■ 조리 포인트

① 페니 삶기는 8분에서 10분을 넘지 않아야 씹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② 삶은 페니는 물에 씻지 않고 소쿠리에서 물기만 제거한다.

■ Cooking Tip

① 다이어트중인 사람은 소시지 대신 닭 가슴살과 버섯, 브로콜리를 이용하면 맛과 칼로리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② 삶은 면은 올리브유로 살짝 버무려 주면 고소한 맛이 한층 업그레이드.

■ 조리법

① 소시지 껍질을 벗기고 가로 세로 5cm 크기로 썬다.
② 올리브유를 2스푼을 붓고, 소시지를 넣어 볶는다.
③ 마늘과 베이즐 가루를 넣는다.
④ 3에 토마토 소스를 붓고 중간 불에서 10분간 끓인다.
⑤ 다 끓은 소스에 방울 토마토를 넣어 1분간 저어준 다음 불을 끈다.
⑥ 아이들이 좋아하는 리가토니 페니(Rigatoni Penne)를 8분 동안 삶은 다음, 소쿠리에 받쳐둔다.
⑦ 접시에 페니를 올리고 소스를 얹은 다음 베이즐 생 잎을 올리고 치즈가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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