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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콤플렉스와 학벌 만능주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16 00:00

최근 한국에서는 유명인들의 학력 위조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한 교수의 예일대 박사학위가 거짓이었고, 유명 영어 강사의 학력도 거짓으로 드러나 많은 국민을 크게 놀라게 했다.

이는 충격적이다 못해 한국의 학벌 만능주의가 얼마나 심각하게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의 주인공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났었더라도 실제 학력이 미리 밝혀졌었더라면 결코 교수나 광주 비엔날레 예술 감독엔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한국이 실력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였다면 그들이 굳이 그런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학력을 속인 이들의 부도덕성은 충분히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파문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들이 각자 자기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불리고 있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실력 있는 그들이 학력 위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한국 사회가 실력보다는 간판을 더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 한국처럼 학구열이 높고 학벌을 거의 종교적 차원으로 숭배하는 나라도 없는 것 같다. 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은 자신의 학력이나 학벌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적이 있다고 한다. 명문대 입학이 마치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기라도 하는 듯, 많은 사람들이 명문대 졸업장을 따기 위해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고, 그 가운데 인성교육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다. 그 부작용을 피해 많은 사람들이 교육 이민을 떠나기도 하고, 조기유학으로 해마다 엄청난 외화를 쏟아 붓기도 하며, 또 ‘기러기 가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캐나다에서는 이처럼 간판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실력이 검증되면 학력이야 어떻든 그 사람을 높이 평가해주는 성향이 있다. 실제로 유럽이나 캐나다 회사들은 사람을 채용할 때 출신학교는 큰 고려 대상이 아니며, 오로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실력이나 가능성을 보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는 아마 가치관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서구 사회에서는 성공보다는 행복을, 명예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려는 합리적 사고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굳이 좋은 학교를 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각자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 구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캐나다 한인 이민 사회에서는 한국 특유의 학벌 중심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듯하다. 서열화 되어 있는 한국의 대학들과는 달리 캐나다의 대학들은 평준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랭킹에 유난히 민감하다. 자신과 자녀의 특기와 적성을 고려하기보다는 무조건 명문에 집착하여 대학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실 캐나다에서는 어느 대학에 입학했는지보다는 입학 후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여 실력을 쌓았는지가 더 중요한데도 말이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다양한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벌 하나로 한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리려는 사회 풍조는 없어져야 한다. 또한 학력 콤플렉스를 양산하는 학벌 만능주의 속물 근성도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현정 인턴기자 (UBC 3년) eileensong8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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