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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21년, 이렇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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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8-17 00:00

밴쿠버 조선일보 창간특집 '독자와 함께 한 21년'

‘좋은 신문 밝은 사회’를 지향하는 밴쿠버 조선일보는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해왔다. 1986년 밴쿠버 조선일보 창간 이후 21년간 밴쿠버 사회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지난 21년간의 사회, 경제적 주요 이슈를 통해 그 변화된 모습을 살펴본다.

1986년
“나는 한국인” BC주 5000명

밴쿠버 조선일보가 창간된 1986년 8월. 당시 인구조사에서 ‘한국인’이라고 국적을 밝힌 사람은 캐나다 국내 3만명, BC주에는 5000명에 불과했다(당시 실제 BC주 한인인구는 2만명 추정).

당시 한인사회의 구성원들은 서독에서 60~70년대 광부나 간호사로 일하다가 캐나다가 68년 이민을 개방하면서 입국한 사람들, 남미로 이민을 갔다가 다시 캐나다로 이민 온 사람들, 6·25당시 월남해온 북쪽에 고향을 둔 사람들, 그리고 소수의 지·상사 직원 출신과 유학생 출신 이민자들이었다. 혹은 70년대부터 일찍 자리잡은 사람들의 초청을 받은 친척들도 들어오던 때였다. 거의 대부분이 ‘빈손’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에 한인사회에 이민 사연 없는 집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가난을 피하거나, 산업화의 주춧돌로 열심히 일했거나, 독재에 환멸을 느끼거나, 어렵사리 먼저 자리잡은 친척을 따라 온 다양한 사람들이 밴쿠버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

당시 밴쿠버는 80년대 초반 경제침체를 털고 세계화를 향해 나아가던 시기였다. 한국이 86년 아시안 게임 개최 이후 세계화를 향해 한발자국을 걸은 것처럼 밴쿠버도 86년 월드 엑스포를 통해 캐나다의 중소도시에서 국제적인 인지도를 가진 도시로 성장했다.

86년 밴쿠버 엑스포의 주제는 ‘세계 속의 움직임(World in Motion)-세계 속의 만남(World in Touch)’. 당시 인구 2000만명에 불과했던 캐나다는 이 행사를 통해 방문객 500만명 유치 기록을 세웠다. 이를 통해 밴쿠버는 국제적 관광도시로 성장했고 불경기로 1달러당 미화대비 70센트선까지 떨어졌던 캐나다화는 엑스포를 거치면서 73센트선으로 올랐다.

1991년
한인 1만명…고속성장 원년

1991년은 BC주 한인사회가 고속 성장을 시작한 원년이다. 캐나다 이민부가 당시 새로 도입한 투자이민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91년 BC주에 자리를 잡은 한국인 새 이민자는 500명이었으나 이후 97년까지는 매년 1000명 이상이 BC주로 날아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숫자가 투자이민으로 입국해 자녀 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이민정착과 투자정보, 자녀교육 정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한인사회는 밴쿠버 킹스웨이와 버나비 일부 지역에 작은 ‘한인상권’을 갖추고 있었다.

이 무렵 밴쿠버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온 것은 1997년 7월로 정해진 홍콩반환이었다. 1991년부터 1996년 사이 매년 3만명이 홍콩에서 이민 왔다. 이들은 리치몬드를 ‘작은 홍콩’으로 변모시켰고 부동산 개발 붐을 일으켰다. 코퀴틀람 ‘웨스트우드 플라토’ 개발이 이 무렵 시작했다.

한인사회의 또 다른 활력소는 1994년 한국-캐나다간에 체결된 비자 면제 합의였다. 양국 국민이 상대국에서 6개월간 비자없이 머물 수 있게 된 합의로 캐나다 관광 특수와 ‘단기 어학연수’가 시작됐다.

1997년
IMF 찬바람… ‘독립 이민의 시대’

홍콩의 중국반환 이후 톈안먼사태(1989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자 밴쿠버의 홍콩계 이민자들이 앞다퉈 부동산을 처분하고 귀로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밴쿠버 경기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며 부동산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1997년말 폭발적으로 매물이 급증하면서 단독주택 가격이 5%가 떨어져 홍콩반환 이전인 1993년 수준으로 거래됐다. 1998년에는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지 않아 광역밴쿠버 부동산 거래량이 1997년에 비해 26%나 감소했다.

그 해 겨울 무렵 한인들은 거센 찬바람을 맞아야 했다. 1997년 11월 한국정부가 IMF구제금융 신청을 발표했다. 그 이전부터 무비자로 들어온 한국 관광객의 씀씀이가 지나치게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와 위화감이 한인사회에 감돌았으나 외환위기가 오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밴쿠버 APEC 정상회담을 앞둔 11월 21일 김영삼 대통령은 한국에서 IMF 선언을 하고 24일 밴쿠버 땅을 밟았다. 한국 관광객이나 단기 어학연수생을 대상으로 한 업종들은 모두 찬바람을 맞았다. 잇따른 한국발 단체관광 취소와 항공기 좌석 취소, 단기 어학연수생들의 대거 귀국으로 관광업, 요식업, 숙박업, 교육·유학업계에 찬바람이 불었고 한인 언론사들도 힘든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IMF는 투자이민에 종지부를 찍고 독립이민의 시대를 열었다. IMF 찬바람에 밀려난 사람들이 캐나다 이민을 통해 인생의 2막을 시작했다. 97-98년 BC주로 이민 온 한국인 수는 예년 1000명선에서 2000명선으로 대폭 늘었고 2000년에는 2500명으로 늘어났다. BC주 한인인구는 96년 캐나다 통계청 공식집계 2만명선에서 2000년에는 3만명을 넘어섰다.

조기유학 붐·“대~한민국”의 힘
2001년 2002년

IMF가 터진 지 단 2년만에 IMF의 흔적은 많이 사라졌다. 내수진작을 위한 신용카드 발급 남발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한국은 두 번째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외환위기가 수그러들 무렵 밴쿠버에는 한국 대학생들의 ‘단기 어학연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국정부는 병역미필자 해외여행완화(1999년), 외환송금자유화(2001년) 등을 통해 해외 어학 연수의 문을 넓혔다. 2001년부터는 고등학생 조기유학도 자유화됐다.

그 결과 밴쿠버에 ‘조기 유학생’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단기 어학연수’와 초중고생의 여름방학 연수가 2001년부터 기록적으로 늘어났다. IMF로 위축됐던 한인 경제가 이를 원동력 삼아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한편 2002년 한국은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밴쿠버 한인사회가 이처럼 신명이 난 적도 없었을 것이다. 한인 2세들이 태극기를 두르고 “대~한민국”을 외친 것은 그간 위축됐던 한국인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드러낸 일이었다. 밴쿠버조선일보는 ‘밴쿠버조선 4강 특보’를 발행(사진 위)하며 그 신명에 동참했다.

2002년 5월에는 유학생 박지원(당시 22세)씨가 스탠리 공원에서 조깅을 하다가 로버트 월린(당시 25세)에게 목이 졸려 몸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인사회는 모금활동 등을 통해 어려움에 빠진 박지원씨 가족을 도왔다. 박씨 사건에 이어 7월에는 유학생 성폭행 사건이 발생, 밴쿠버 유학생 안전을 위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기도 했다.

변화의 해... ‘선 취업 후 이민’
2007년

2002년 BC주정부가 주정부추천이민프로그램(PNP)을 만든 후 이민방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전 이민자들은 한국에서 영주권을 받아 캐나다에 입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지에서 살아보고 이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유학 또는 유학동반가족으로 입국해 캐나다 사회에서 교육을 받거나 일자리나 사업소재를 알아본 후 캐나다 국내에서 이민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PNP는 빠르게 이민비자를 받는 방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선(先)취업 후(後)이민’이 일반화 됨에 따라 광역밴쿠버 한인들의 직업군도 2000년대 초반부터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 7월 밴쿠버가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자 86년 엑스포처럼 밴쿠버를 전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밴쿠버 올림픽 개최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동시에 빈부격차를 벌여놓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현재 한인사회는 몇 가지 주요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있다. 한국-미국간 무비자 협정,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 여부, 조기유학세대의 대학진학과 사회진출, 한인의 연방 정계진출 등이다. 또한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한 문화매체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는 앞으로도 한인사회의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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