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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21 00:00

지난 주에 이번 주에는 우리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고 있는 부자와 행복하게 잘사는 개념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 해보겠다. 그 첫 번째는 부자와 잘사는 것에 대한 개념의 혼동이다.

우리 집 장남이 초등학교 3학년 다닐 때인 것 같다. 친구 집에 갔다 온 후 내게 와서 이렇게 말을 한다. “아빠! 내 친구는 우리보다 더 잘사는 것 같아. 그 집에는 온갖 게임기와 장난감들이 많았고 또한 예쁜 강아지도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냥 별 생각없이 지나가는 소리로 들었다. 그러자 막내가 “아빠 그 집에는 온갖 과자와 캔디, 그리고 풍선 껌이 방마다 쌓여 있고 언제나 마음대로 실컷 먹을 수가 있어서 너무 좋아. 우리집도 그 친구처럼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있는데 내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확 치밀어 오르는 게 있었지만 한번 꾹 참았다. 그런데 큰딸이 “아빠! 우리 집에는 왜 강아지가 없어? 우리에게 과자나 캔디 그리고 껌 같은 것들을 왜 안 사주는 거야? 우리 집 가난해? 잘 못살아?”라고 묻는 것이다. 그때는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할 수가 없어서 3명을 무릎 위에 앉혀놓고 잘사는 것과 부자로 사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한 30분 동안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하여 열심히 설명했다. 큰 딸과 장남은 어느 정도 알아들은 것 같았지만 막내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난 강아지가 없고 과자와 캔디가 없어도 그래도 우리 집이 좋아”라고 하면서 나를 꼭 껴안았다. 어린 막내의 행동에서 느낀 것은 “아빠! 우리가 가난해서 강아지를 키우지 못하고 과자와 캔디를 마음대로 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아”라는 위로의 표현인 것 같았다.

오랫동안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잘사는 것과 부자로 사는 것에 대해서 혼동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아이들은 잘사는 것이 부자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나 역시 그렇게 동조하고 있었던 같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잘사는 것과 부자로 산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조금 무리였지만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강아지를 사기로 결정했다. 집사람이 어릴 때 동네 미친 개에게 물린 경험이 있어서 강아지라면 크기에 상관없이 무조건 무서워했지만, 우리 아이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 아니 나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강아지를 구입하는데 동의해 주었다. 이 지면을 통해서 집사람에게 ‘심심한’ 감사를 하고 싶다. 왜냐하면 끝까지 집사람이 반대했으면 아이들 앞에서 가장의 체면과 자존심이 왕창 무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 안 들이면서 좋은 강아지를 얻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은 주인을 잃어버린 개들을 시에서 잠시 보호하는 동물 보호소(Animal Shelter)에서 얻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주인들이 도대체 어떻게 키웠는지 개들이 무척 거칠고 사나워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위험하다고 주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과 내가 특별히 좋아했던 3살 된 대한 민국의 자존심인 진돗개 수컷이 지금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왜냐하면 몇 번이나 새 주인을 만났지만 적응하지 못해서 몇 번이고 동물 보호소에 돌려 보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버려진” 강아지를 맡아서 키울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대부분 안락사 시켜 버린다는 현실에 지금도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하다.

동물보호소에서 강아지를 구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집사람과 같이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지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골든 랩(Golden Lab)이라고 불리는 강아지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 주에 인터넷과 밴쿠버 지역에서 나오는 신문을 뒤지다가 결국 골든 랩이라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비상금을 몽땅 털어서 구입했다. 그리고 강아지 집을 비롯해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구입해보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게 되었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무지하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우리집도 이제는 ‘잘사는 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어 지금도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강아지 한 마리로 가난한 우리 집을 ‘잘사는 집’으로 변화 시킬 수 있다면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과자, 캔디, 껌 같은 것을 구입해서 언제든지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도록 아이들 방에 쌓아 놓지는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녀들에게 좋지 않은 과자나 캔디, 껌 같은 것들은 사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경제적으로 우리는 가난하게 살 수는 있지만 잘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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