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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따라 하며 제 스타일 찾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06 00:00

한인여성 최초 최연소 CPGA 애나 김

◇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집 근처 동네를 달리며 다리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애나 김은, 단신의 동양인 선수라는 단점으로 인해 불리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내년쯤 골프학과에 진학해 골프지도자가 될 꿈을 가지고 있다.

◆ 오빠를 따라 간 뉴질랜드서 골프 시작

프로 골프선수라고 하기엔 작은 키에 가냘퍼 보이는 몸집, 가야금 줄을 튕기던 손으로 장신의 백인들 보다 더 길고 강한 장타를 ‘빵빵’ 날려 상대선수들의 기를 죽이며 혜성같이 등장한 골프소녀 김선정, 애나 김.
BC주 주니어 골프 대표선수로 각종 오픈 대회를 휩쓸며 승승장구하던 애나는 올해 22살의 나이로 한인 여성 최초, 최연소로 ‘CPGA’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의 일이다.
“뉴질랜드에서 골프 선수인 오빠를 따라 간 연습장에서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고 장난삼아 쳤는데 선생님이 오빠보다 더 재능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어릴 때 가야금을 배우고 국악예술중학교 입학을 앞둔 초등학교 5학년 때, 뉴질랜드로 골프 유학을 떠나는 오빠를 따라 예정 없이 유학 길에 올랐다. 이때 처음 골프 채를 잡았다. 우연히 시작했지만 눈부시게 성장한 애나 김은 오빠를 제치고 일찌감치 골프 재능을 드러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햇수로 11년 전 일이다. 이렇게 뒤늦게 시작한 골프였지만 또래에 비해 작은 체구의 불리한 신체적 조건임에도 대회마다 두둑한 배짱과 강한 스윙으로 뉴질랜드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최연소 8강에 오르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 두둑한 배짱, 뒷심 강한 것이 무기

“이번에 CPGA 무대에서는 실패하는 줄 알았어요. 전반에 6개 오버를 하면서 다 쳤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후반에서 3언더파 4언더파를 연이어 치고 극적으로 성공했어요. 뭐 그래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미리 불안하거나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저는 대회에서 자주 그랬듯이 후반에서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 같은 게 있었거든요.”
눈꼬리를 살짝 끌어 내리며 웃는 모습에서는 영락없이 사춘기 소녀 같은 애나 김의 가장 큰 무기는, 상대에게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지 않는 흔들림 없는 표정과 두둑한 배짱으로 밀고 나가는 ‘뒷심’. 대회 초반 어떤 실수에도 변화 없는 철저한 표정관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경기를 이어 간다. 
“어릴 땐 겁이 없고 장애물 앞에서도 ‘빵빵’ 때리면서 잘 넘겼는데, 나이 들면서 오히려 소심해지고 생각이 많아져요. 계산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할까요? 오히려 그러면 불안해서 더 안 좋은데……”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에서도 크게 건질만한 에피소드를 이끌어 내지 못할 만큼 차분하고 말이 없는 성격이 오히려 경기에서는 상대를 내 쪽으로 끌고 와 흐름을 주도하는 힘을 얻어 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 이런 특유의 근성으로 동점을 기록한 상대와의 시합에서 한번도 우승을 놓쳐본 적이 없다. 아버지 김철씨는 딸의 이런 점을 “안될 때나 잘 될 때 (구분 없이) 자신이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 재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재능이라기보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잘 한다 잘 한다’ 하니까 더 잘했던 거 같아요. 못하면 너무 티가 나니까 자존심 상하잖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하다 보니까 또 더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웃음)”
아들의 골프 유학 길에 따라 나선 딸이 주니어 오픈 대회에서 1위를 거듭하고, 무서운 집중력과 끈기를 보이며 ‘쑥쑥’ 성장하는 것을 보고, “딸한테 투자를 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아버지 김철씨는 박세리 선수의 아버지처럼 딸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캐디로 따라 나선다. 직접 골프 선수로 뛴 경험도 없고, 경기에서 딸을 이길 수는 없지만 경기의 흐름을 읽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렀다. 
“아빠는 이론에 있어서 저보다 훨씬 앞서 있죠. 오빠를 선수로 키울 때부터 골프공부를 하셔서 프로보다 더 프로세요. 제가 대회가 있는 날은 모든 스케줄을 접어두고 저를 데리고 가시는데, 대회기간 중에 아버지는 엄한 코치님이기도 하고 따뜻한 아버지이기도 해요. 친구처럼 편안해서 좋아요.”
스스로를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재미있게 골프를 친다’는 애나 김은 160cm, 49kg. 장신의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주눅들거나 불리한 점은 없었을까 하는 궁금증에 대한 질문으로 작은 체구로 평균 300m 거리를 쳐내는 비결을 물었다.  
“키 때문에 불리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키가 작아도 어느 시합에서든 거리는 제가 제일 많이 나가는 편이라 그건 자신 있어요. 골프를 힘으로 치는 거라면 김미현 선수도 성공하지 못했겠죠? (웃음)”

◆ 존경하는 선수‘타이거 우즈’

한국에서도 타이거 우즈를 우상으로 여기며 자라 난 신세대 선수들이 속속 스타덤에 오르면서 ‘그린 위의 혁명’이라고 불리고 있듯, 22살 애나 김도 타이거 우즈를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는다. 특히 초반전 ‘꼴찌’를 면치 못하다가 마지막 날 우승자가 되는 우즈의 경기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타이거 우즈 스타일은 흔하지 않잖아요. 또 사람이란 처음에 꼴찌를 하면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지기 마련인데 우즈는 결국 우승을 해요. 그런 경기를 이끄는 두둑한 배짱도 마음에 들고, 멋있어요. 우즈의 골프대회를 즐겨보면서 ‘멋있다’ 싶은 포즈는 꼭 따라 해보면서 내게 맞으면 그대로 굳히는 연습을 해요.”
어린 나이에 이러한 연습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에 오픈 경기에서 4라운드 동안 티샷이 300야드에 못 미친 경우가 거의 없었다. 4라운드 17번 홀에서 3번 우드로 무려 321야드를 날려 다른 선수들의 기를 꺾어버린 적도 있다. 그린 적중률 70%와 홀 평균 퍼팅 수 1.66개로 정교함까지 겸비했다.

◆ 방안 가득 우승 토로피

애나 김의 방안에는 그동안 ‘WJGT’ BC주 주니어 대표로 우승한 것을 비롯, ‘CJGA’에서 63타 7언더파로 ‘ROYAL WOOD’ 여자 미국캐나다 주니어 시합에서 우승 한 것 등 30여 굵직 굵직한 대회에서 우승하고 받은 트로피로 가득 차 있다. 
내년에 골프전문학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애나 김은 요즘 이글퀘스트(Eagleqest)골프 클럽에 나가 일반인들의 골프 레슨도 하고 있다. 파워 넘치는 드라이브샷과 타고난 스윙 감각, 그러나 오늘도 어김없이 타이거 우즈 선수와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의 스윙 자세를 꼼꼼히 비교하며 공부에 여념이 없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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