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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의 마지막 가을 역에 내리실 분~ 동쪽으로 오세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16 00:00

당일 코스로 다녀 오는 늦가을 체험여행

잘 익은 늦가을 알밤 유픽 & 로즈 힙 열매 따기
공초 천상병 시인은 가을 익어가는 밤송이를 바라보며 나이는 가을에 먹는다며 아쉬워했다던가. 벌써 가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직 가을인가 돌아보게 하는 11월 둘째 주 일요일. 밴쿠버에서 이 시기에 즐길 수 있는 체험 두 가지를 묶어, 당일코스로 가족과 함께 다녀올 수 있는 늘산 박병준씨의 알밤 줍기와 로즈 힙 열매 따기 체험여행에 참가했다. 알밤을 줍기 시작할 때 가을이던 하늘은 고산지대에 속하는 메릿 산기슭에서 로즈 힙(야생장미) 열매를 따기 시작할 무렵부터 눈발을 퍼붓기 시작했다. 청명한 가을하늘에서 퍼붓는 눈발 속에서 장미가시에 찔린 손을 호호 불며 아이와 함께 로즈 힙을 따는 가족들은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다.

알밤 줍기

낙엽이 모두 떨어진 11월의 바깥 풍경만으로 ‘아직 밤이 남아 있기나 할까’ 종잡을 수가 없는 불안함 속에서 1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밤나무 밭은,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한 밤나무가 서 있다. 밴쿠버의 삶은 ‘느림의 미학’이라더니 자연은 한치의 양보 없이 계절을 물려주고 받으며 그렇게 인간의 게으름을 비웃으며 지나간 듯 했다. 
밤나무 가지엔 밤송이는 커녕 잎도 남은 게 없어 보이는데, 앞서 간 일행들은 부지런히 바닥에 깔린 나뭇잎을 헤치며 밤을 찾고 있는 게 보였다. 어차피 있지도 않을 밤, 느릿한 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선 밤나무 아래서 눈이 번쩍 뜨였다. 나뭇잎을 걷어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땅 위에는 발 아래 밟히는 게 전부 알밤이었다.
주인이 에어컨프레셔로 나뭇잎을 한쪽으로 몰아내자, 다갈색 알밤이 바닥에 뿌려 놓은 것처럼 깔려 있다. 때로는 게으른 것도 이렇게 요긴할 때가 있을까. 조금만 부지런을 떨었더라면 긴 장대로 나무 가지를 때리며 떨어지는 밤송이에 머리 한 쪽이 밤송이가 되었을지도 모를텐데, 게으른 덕분에 손가락 까닥 하지 않고 바닥에 ‘좌악’ 깔린 알밤 가운데 큰 것만 쏙 골라 담는 횡재를 한 것이다. 30분만에 각자 준비한 바구니 가득 담은 사람들은 다음 행선지를 위해 서둘러 계산에 나섰다.

[가격]
수입산 햇밤을 마켓에서 구입하면 1파운드에 2.59달러. 이 농장에서 직접 유픽으로 주워담은 밤의 가격은 1.50달러. 약 1달러 차이가 난다.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가족들과 나무에서 떨어진 햇밤을 직접 줍는 재미와 또 한가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먹어보면 맛을 알지? 

[찿아 가는 길]
1번 고속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다가 104번 출구 Yarrow에서 빠져나간다. NO3로 빠져(최근 공사중) 3거리에서 우회전 길로 꺽어진다. 첫 좌회전 도로에서 좌회전을 한 후 달리면 NO4를 만나고, 이곳에서 좌회전. 계속 직진 후  Boundary Rd.를 만나면 우회전해서 조금만 가면 우측으로 3355 번지 알밤 유픽농장이 있다. 
철 대문은 항상 잠겨 있으므로 차를 세우고 우측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열고 들어간 다음, 꼭 다시 닫아두고 집안 마당에 차를 세우면 주인이 나온다. 이때 개가 엄청나게 짖어대지만 사람을 헤치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밤 농장은 집안으로 들어가면 포도나무 넝쿨이 우거진 울타리 너머에 있다.

주소: 3355 Boundary Rd Abotsford

전화 604-823-4657

[준비물]
면 장갑, 작은 플라스틱 그릇, 체중계
*참고 사항: 이 농장은 개인 판매를 하는 곳이 아니므로 작은 무게를 측정할 저울이 비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집에서 떠나기 전 잊지 말고 체중계를 싣고 가면 이웃 농장에서 빌려 오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 낭비가 없어서 좋다.

로즈 힙 열매 따기

밤을 주운 다음 다시 갔던 길을 따라 고속도로를 나와서 1번 고속도로를 따라 호프방향으로 달리면 170번 출구가 나온다. 이 출구를 빠져 나와 우회전을 하면 3거리 맞은 편에 통나무로 지은 ‘The Cycles of nature’ 휴게소가 있다. 이 휴게소를 정면에서 바라보면서 3거리를 건너면, 왼쪽 비포장 작은 도로가 산을 따라 있고 팻말에 방향 표시가 되어 있다. 이 좁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도로 옆 길가에 새빨간 열매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지역은 비교적 높은 지대이므로 햇빛이 나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눈발이 날리기도 하므로 겨울 파커와 옷을 단단히 입고 모자를 꼭 쓰고 가는 것이 좋다.

[로즈 힙 성분]
감귤류의 60배 비타민C와 바이오프라보노이드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로즈 힙 열매는 야생 장미열매를 말한다. 바이오프라보노이드 성분은 비타민C의 작용을 강화하고 피부의 진피층을 구성하는 주 단백질인 콜라겐을 합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모세혈관 강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로즈 힙의 우수한 성분이 알려지면서 최근 차와 화장품,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보통 해발 2,000~3,000m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이 열매는 된서리를 두 번 이상 맞고 빨갛게 익은 것이 가장 좋은 편이므로, 최근 메릿 지역에서 채취하면 가장 적합한 시기다. 겨울철 로즈 힙을 말린 차를 마시면 감기예방과 피로회복에도 좋을 뿐 아니라, 특히 활성산소가 다량 포함되어 있어 젊어지는 열매로 알려져 있다. 우리 한의학에서도 오한을 풀어주며 감염성 질환을 예방해 준다고 나와 있다.

[말리기]
열매를 수분 없이 완전히 말리는 것이 관건이다. 꽃으로 된 차와 씨앗은 당분으로 인해 조금만 덜 말리거나 습도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기생 할 확률이 높다. 겉보기에 마른 듯 해도 꽃씨 부분에 세균이 기생하지 않도록 완전히 잘 말려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약한 오븐 온도에서 말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찾아가는 길]
밤 줍기를 한 후 다시 1번 고속도로 나와 달리면 5번도로와 나누어진다. 5번은 코카할라 하이웨이다. 이 도로 286번 출구에서 다시 빠져나가서 정면에 '메릿 투어리스 인포메이션 센터' 통나무 건물이 있다. 이 휴게소를 향해 직진하면 좌측에 안내간판이 서 있다. 직진은 캠룹스, 좌회전은 메릿, 우회전은 프린스턴과 캘로나 가는 방향이다. 이 방향 표지판을 중심으로 메릿으로 프린스턴으로 가는 도로와 나란히 산아래로 나 있는 비포장도로가 로즈 힙 채취를 할 수있는 도로다. 산 기슭을 따라 윗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가게 된 이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길가에 빨갛게 익은 로즈힙 열매 밭이 군락을 이루며 펼쳐져 있다.

[준비물]
가시에 찔리지 않을 손바닥이 고무로 된 면 장갑, 줄을 끼워 목에 매달 수 있는 그릇.

이재연 기자 jy@v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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