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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음악회를 열고 있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16 00:00

현 밴쿠버‘Bach’, ‘Leoni’ 합창단, 밴쿠버한인연합교회 성가대지휘자 심효일 씨

◇ 72년 이민을 온 이후 우리 가요를 많이 접하지 못했다는 그는, 한국을 가면 친구들과 어쩌다 노래방을 가서 부르는 18번 곡이 조영남의‘제비’,‘빨간 구두아가씨’,‘J에게’등이라며 웃었다. 음치들을 위해 그의 조언은‘노래를 잘 하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떨리면 떨리는 대로 틀리면 틀리는 대로 노래하라’고 말했다. 크게 부르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 틀린 부분을 알게 된다는 것.

심효일. 밴쿠버교민들의 축제와 음악회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그의 노래는 잘 다듬어진 정원의 분수처럼 맑고 시원하다. 풍부한 성량과 고운 음색인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자그마한 체구 어디서 그런 풍부한 소리를 끌어내는 걸까 의문이 생긴다. 10년 전부터 캐나다 남성합창단을 대표할 만한‘Vancouver Bach Choir’,‘Leoni Choir’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를, 포트무디에 있는 카페‘뮤즈’에서 만났다. <-리더카피 끝

■ 매주 음악회를 여는 지휘자

그간 띄엄띄엄 공백이 있었다 해도,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노래가 환갑을 넘긴 나이가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면 음악에 마음을 걸친 시간이 꽤 길었다는 말.
72년 이민 후 이 나라 합창단의 대표라 할 수 있는 ‘Vancouver Bach Choir’에서 활동한 것 만도 30년. 첫 대화는 자연스럽게 “그동안 음악회를 몇 차례 했는가”에서 시작되었다.
“음악회요? 매주 열고 있지요.”
매주 음악회를 열고 있는 한인 성악가가 밴쿠버에 있다는 말은 들어 본 일이 없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성가대와 그 계절과 주일에 맞는 곡을 선곡하고 연습해서 매주 교회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곧 저의 음악회이지요.”
현답(賢答)이다. 밴쿠버한인연합교회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는 그를 비롯한 대원 모두 매주 음악회 무대에 설 때처럼 긴장된 마음으로 경건하고 최선을 다해 노래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 초등학교 시절부터 동요제 휩쓸던 타고난 미성

서울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난 그는 6·25전쟁이 나면서 피난을 갔던 충청도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무렵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의 극도의 빈곤과 사회적인 혼란 속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절. 그렇게 어려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곳곳에서 어린이 동요대회가 열렸다. 어쩌면 당시 힘들고 지친 어른들은 어린이의 해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동요제를 통해 위안을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이 동요제가 열릴 때마다 상을 휩쓸었던 어린이가 있었다.
“교내 외 콩쿨에 나가기만 하면 상을 받았죠. 그렇게  ‘잘 한다 잘 한다’는 칭찬을 수 없이 들으며 자랐지만, 의사인 아버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이다음에 성악가가 아니라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노래를 그만둔 그는 대학에 입학 후 다시 합창단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의대진학에 ‘실패’해서 외국어대학교 불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시온 합창단’ 단원이 되었다. ‘시온 합창단’은 미 8군내에 있던 외국인 교회에서 매주 일요일 예배를 돕는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성가대였다.   

■ 독창보다 합창을 추구하는 음악성향

현재 ‘Vancouver Bach Choir’와 ‘Leoni choir(남성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음악적인 형식은 합창이다. 
“독창이 한 사람의 개성을 가장 최대치로 끌어내어 들려주는 음악이라면, 합창은 각자의 개성을 한데 모아서 가장 아름답고 고운 소리로 재창조해 내는 것이죠. 따라서 음악성의 높낮이가 모두 상향평준화 될 수 있어 천상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이죠. 또 지휘자에 따라 그 소리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도 있고……”
밴쿠버에서 그가 처음 합창단원이 된 곳은 ‘Vancouver Bach Choir’ 남성합창단. 텔러스에 입사한 직후인 77년이었다. ‘Leoni choir’는 이보다 조금 뒤인 2002년에 단원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잊지 못할 음악회를 꼽는다면, 2006년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주최한 ‘Chor Podium 2006’에서 마지막 날 열린 ‘All Night Vigil’ 무대에서 솔로로 노래한 것입니다.  성악가로서는 아주 영광스러운 무대라고 할 수 있지요.”
해마다 빅토리아 대학에서 개최하는 ‘All Night Vigil’을 우리말로 직역하면 ‘철야예배’. 그러나 일반적인 예배와는 또 다른 대규모 기독교 행사로 마지막 날 펼쳐진 공연무대에서 그는 ‘Blessed Art Thou O Lord’와 ‘ Gladsome Light’, ‘Lord, Now Lettest Thou’ 등을 불렀다. 이날 루이스 로즈(Louise Rose), 사이먼 캐링턴(Simon Carrington), 리처드 스파크(Richard Sparks) 등 캐나다의 기라성 같은 소프라노와 테너들이 그와 한 무대에 섰다.

■ 그런 일이 있었다…

합창을 추구하는 그도 딱 한차례 독창음악회를 열었던 적이 있다. 99년 마이클 제이 폭스 극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열었다는 독창회는 어쩌면 그의 생각대로 정말 마지막 독창회로 남을 듯 하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교우들이 더 나이 들기 전에 하라며 그분들께서 열어주셨죠. 앞으로도 저는 남성들만이 가지는 중후하고도 장중한 음 빛깔과 감미로운 화음과 섬세한 느낌의 음악성이 돋보이는 남성합창단 활동에 비중을 두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또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서 은혜로운 찬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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