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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성게알! 눈알이 번쩍이는 날치 회…… 살아 있는 랍스터 회…… 아쉽다. 정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2-06 00:00

스시 ‘타케’

◇ 아지와 날치는 머리 채 식탁에 올려진다. 눈빛이 살아 있는 생선처럼 투명하다.

집게를 치켜들고 식탁에 오른 살아 있는 랍스터를 회로 먹고 나면 찜으로 내 놓는 한국 스타일 회를 밴쿠버에서 맛보는 일이란 일탈에 가깝다. 우선 그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사람, 싱싱하다는 보장 없어서 못 먹는 사람…… 못 먹는 이유야 가지가지 이겠지만, 랍스터와 성게를 회로 먹는 일은 회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겐 어쨌든 짜릿 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5월, 6월 사이에 제주도를 가면 해녀들이 바위틈에서 따낸 성게를 그 자리에서 먹어 본 추억이 있는 사람들은, 이 집을 가면 필시 입이 귀에 걸릴 듯. 이 랍스터 회와 노란 성게 알, 날치, 아지 회를 먹을 수 있는 특별한 회 맛이 있는 집 스시 타케.

■ 이게 뭡니까

스시 ‘타케’는 회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특별한 지인들에게 폼 나는 한 끼를 대접할 수 있는 품위 넘치는 회가 있는 집이었다. 하여, 연말을 맞아 독자들에게 ‘짠~’하고 들이 밀 맛 집으로 야심 차게 감춰 둔 비장의 카드였는데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
하지만 한 밤중에 일어난 황당무계한 화재로 건물이 전소된 안타까운 사건은 일단 접어두고, 내년 2월 이후 다시 문을 열어 더 싱싱하고 좋은 횟감으로 독자들을 친절히 맞이 하겠노라는 주인 이승태씨의 말을 기록해 두자. 화재 이후 사시미 칼 대신 망치와 못을 들고 복구에 나선 그 마음은 또 오죽 답답하랴. 히든 카드 하나 사라졌다고 퉁퉁댈 형편이 아니다.
이제 복구는 주인에게 맡기고, 미뢰(taste bud)를 곧추세우게 하던 그날 회 맛을 상기해 보자.    
아, 기사 끝부분의 주소와 전화번호만 달랑 읽고 행여 써리 152 St.과 10 Hwy.가 만나는 4거리 코너에 위치한 스시 ‘타케’를 찾아 가, 휑하니 바람 부는 광장에 서서 ‘하이고~ 이 기자는 똑바로 알려주지’라는 터무니없는 항의는 절대 없으시길. 

■ 회 매니아들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생선회

맛 없고 지저분한 거시기(밝히면 인종차별로 큰일 남)들은 놔 두고 하필 그렇게 맛있는 한국인 음식점을 이 연말에 홀랑 태워버리다니 하나님, 부처님, 천주님 밉다. 정말 못내 못내 아쉬움 들게 하는 이 집, 간판은 스시라고 걸려있지만, 이 집 모듬회는 1천 원짜리 라면 먹고 1만 원짜리 호텔 커피 마시러 다니는 미식가들처럼 회 맛에 목숨 거는 ‘회 매니아’들을 깜짝 놀라게 할 메뉴만 ‘콕 콕’집어 내 놓는 특별한 집이다.
살아 있는 랍스터와 싱싱한 생선회는 물론, 바늘을 삐죽거리며 덤벼 들 기세의 큼직한 성게가 쏟아 놓은 황금빛깔 누르스름한 성게 알, 날치 회, 아지 회 등 어느 것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스시 ‘타케’ 손님상에 오르는 이 모든 생선은 일본에서 비행기로 직송해 온 것들이다. 특히 싱싱함을 맛보려면 이 생선이 들어오는 목요일과 주말까지가 최상의 상태. 따라서 이 회 맛을 한번 보고 나면, 숙성해서 나오는 사시미 회가 시큰둥해 질 수 밖에 없다. 가격 비교 해보지 않고 그런 반응 보이면 사시미 회가 또 서운할 테지만, 그렇게 특별하기에 비교적 비싼 가격조차 맛에 묻혀버린다.  

◇ 화재가 나기 전 스시 타케 전경과 성게알, 홍합탕등 요리.

■ 12가지 생선이 나오는 모듬회

모듬회는 아지, 날치, 사카이, 하마치, 혼마구로, 참다랑어, 눈다랑어, 스칼롭 등 무려 12가지 생선이 정갈하게 나왔다. 갓 잡은 생선의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에서 비행기로 직송되어 상에 오른 날치는, 금방이라도 은빛 날개를 퍼덕거리며 물위로 튀어 오를 것만 같다. 식탁 위에서 토막 난 몸체를 뒤틀며 꿈틀대는 산 낙지를 사정없이 참기름 소금에 굴려 잔인하게 먹어 치웠던 한국에서처럼, 빤히 쳐다보는 날치의 싱싱한 눈망울이 어찌나 투명하던지 그 놈 눈길 슬슬 피해 잔인하게 초장 찍어 입안에 넣었다.
날치 회는 살이 살겅살겅 씹히면서 부드럽고 달근한 뒷 맛이 비린내 없이 향긋하다. 써리에 이런 회를 내 놓는 집이 있다는 걸, 저기 밴쿠버 시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밴쿠버조선일보’ 아니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럴 때 뿌듯뿌듯하다.
커다란 회 접시 중앙을 가로질러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나온 날치와 아지는 한 마리가 30달러 내외. 참치와 연어 등 일반적인 회에 비해선 다소 비싼 편에 속하지만, 그 맛을 보면 값을 톡톡히 하고도 남는다. 

■ 랍스터 회와 성게 알

이 집에서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모듬회와 더불어 랍스터 회와 성게 알이다. 큰 집게가 살아 있는 랍스터는 몸체를 회로 먹고 나면 나머지를 다시 조리해서 내 놓는 랍스터는 이 집 맛의 절정이다.
두 번째는 ‘바다의 호르몬’이라고까지 표현하는 천연강장제인 성게 알. 길고 날카로운 가시를 삐죽거리며 생사의 기로에서 이판사판 대드는 껍질을 젓가락으로 용기 있게 헤쳐 그 안의 노란 알을 꺼냈다. 첫 맛이 쌉싸름하다. 달고 짜고 신맛은 길들여 지는 맛이지만, 이런 쌉싸름한 맛은 두어 번만 먹어도 은근하게 파고들며 오히려 혀를 중독시킨다. 심장과 간도 없다는 이 성게는 보통 크기가 작지만, 질 좋은 놈을 만난다는 건 순전히 운이다.   
일식 조리만 13년째인 주인 이승태씨조차 껍질을 열지 않고는 알의 상태를 가늠하기 불가능해, 입고 되는 즉시 빠르게 소비할 만큼의 양만 구입하고 있다. 황금빛깔의 알이 가장 맛있고 우수하지만 다크 브라운 컬러가 된 것도 금방 먹기엔 이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선 껍질이 윤기 있고 힘있게 가시를 움직이는 놈을 최대한 골라서 내 놓는 편이라 대부분 그렇게 황금빛깔에 가깝다.

※ 진짜 맛있던 회가 가슴 설레게 하던 스시 ‘타케’는 취재를 다녀 온 이틀 후 누전으로 인해 화재로 전소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다행히 빠른 시일 이내 복구를 한 후 내년 2월경 다시 문을 연다는 아쉽고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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