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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나는 ‘王’이 된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11 00:00

맛과 멋, 한정식의 권력 이동‘셀라돈’

설원에 덮인 세계적인 명소 위슬러 스키장 블랙콤 등의 빌리지 안에는, 장작불로 직접 구워내는 피자와 폭립 바비큐, 이색적인 와인 바, 세계 각국의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런 곳에 지난 12월 23일 한국음식점 셀라돈(CELADON)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힐튼 호텔 3층에 자리 잡은 이 집은 한식당이면서도 호텔급 서비스와 인테리어로 손님들에게 왕이 되는 감동을 주는 곳이다. 우리 한식당이라는 것에 자부심 느껴질 맛과 분위기가 있다. 단, 왕이 되고픈 손님이 이 집을 찾아가기 전 갖춰야 할 조건은 한국식 한식당에 대한 고정관념 털어버리기다.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왕이 될 자격……                                                                

■ 위슬러 유일의 한식당 ‘셀라돈’
1년여 전부터 위슬러에 한식당이 “곧 생긴다, 곧 문을 연다” 소문만 무성하더니 드디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주먹만한 눈이 펑펑 쏟아지는 12월23일, 스키장을 찾아가는 차량행렬 틈에 끼어 위슬러를 찾았다.
힐튼 호텔 2층에 문을 연 한식당 ‘셀라돈(CELADON)’이라는 이름은 청자(靑瓷)를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Chung Ja’라고 쓰여졌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천정에서부터 강렬한 스포트 조명을 밝혀 둔 입구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하얀 백합 꽃 생화가 화사하게 꽂혀 있는 곁에 세워진 메뉴에서, 반가운 우리 음식이름을 찾아낸 기쁨에 후다닥 문을 밀고 들어서다가 멈칫 했다. 절제미를 추구한 인테리어로 품위를 높인 실내는, 간접조명아래 은은하게 드러낸 다크 브라운과 블랙의 색조가 사람을 단숨에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 홍콩에서 한식집 운영한 주인
‘셀라돈’은 음식 이야기를 하기 전 먼저 주인들 이야기를 해야 할 듯. 주인 ‘들’이라 함은 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 주인 허정희씨와 주방장은 친 남매지간. 홍콩에서 한식당을 경영했던 허정희씨는 홍콩 샹그릴라 호텔 마케팅 매니저로, 손님들을 모시고 갈만한 한식당이 없어 직접 문을 열었던 사람. 그래서 한식에 대한, 또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한식 맛을 정확히 알고 있다. 우리 양념으로 서양인들의 입맛에 간을 맞춰 만드는 것이 진정한 ‘퓨전한식’이라는 믿음으로 이미 홍콩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을 가지고 있다. 누나 허씨가 마케팅과 경영에 전문가라면 동생 허씨는 요리 전문가. 일본과 프랑스, 한국의 요리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호텔 주방에서만 일을 했다. 두 사람의 역할은 정확히 구분되어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이려는 마음보다 세계 속의 한식으로 인정받고 싶은 큰 꿈을 가지고, 차분히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셀라돈’의 음식 맛은 수저 하나, 작은 반찬 그릇 하나에서부터 그 맛이 시작된다.

◇ 음식 하나, 그릇 하나 대충 나오는 것이 없다. 주방에서 일할 사람을 구할 때는 음식 테스트를 하기 전 먼저 주방 청소와 정리를 시킨다는 ‘셀라돈’은, 특급 호텔 수준의 청결함과 인테리어, 서비스를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특별 메뉴로는 소금위에 직화로 구워 먹는 굴요리(사진 왼쪽 위 첫번째)와  얇게 만들어 내는 파전도 일품.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 감각적인 인테리어 세련된 실내
‘셀라돈’ 문을 열면 서울 최상급 호텔 내 한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그러나 한국적인 분위기에만 치중하지 않고 모던(Moden)한 감각이 묻어나는 특별한 공간과 억지로 꾸며 낸 느낌은 멀리하고 도시의 세련미와 위슬러의 소박한 자연을 담아 자유스럽다.
메뉴판부터 찾았다. 궁금했다. 과연 이런 분위기에서 먹는 돼지갈비는 또 어떤 맛일까. 가격은 또…….
파전, 비빔밥, 돌솥비빔밥, 오이스터 소금구이, 스칼롭 구이, 불고기. 마음이 급한 부분에서 눈길이 머물다가 호기심이 더 커졌다.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놓고 살금살금 살펴 본 실내는 시선을 차단하는 파티션 하나에도 곡선의 미학을 살려 만든 감각이 아주 특별하다.  

■ 퓨전한식의 정석은……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앙증맞은 접시에 담긴 반찬이 가죽 받침을 깔고 올려졌다. 푸짐함을 기대한 사람에겐 ‘에게~’하는 생각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기분 누리려면, 양에만 매달리지 말자. 질(質)에만 매달려도 꽤 흐뭇하니까. 깔끔하게 소량으로 나온 반찬은, 집어 먹기가 민망스러울 만큼 예쁘다. 
메뉴 가운데 가장 호기심을 자극한 메뉴 돼지 갈비. 그러나 주인은 맨 마지막에 맛보라고 권했다. 이것은 이 집에서 가장 대표적인 맛을 가지고 있는 음식이거나 강한 맛을 가졌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찬에 이어 나온 튜너샐러드. 얇게 썰어 불에 살짝 익힌 참치에 야채와 소스가 곁들여져 나온 샐러드는 신선한 녹색이 빨간 소스에 어울려 야채가 살아 있다. 소스에 참치와 야채를 잘 버무려 한입 넣었더니, “아, 이 집 맛의 컨셉은 이렇구나”하는 느낌이 바로 온다. 가벼운 듯 산뜻한 맛, “고추장 대신 마요네즈에 케첩 섞어 요리한 것을 퓨전한식이라고 하면 안 된다”던 주인의 고집이 들어 있다.

■ 돼지갈비 맛 일품, 불고기, 스칼롭구이 등 강추!
이 집은 김치와 야채 등 한식에서 무료로 무한 리필 제공되는 것들이 모두 주문메뉴에 속한다. 대신 미리 담아두거나 한번에 집게로 담아 내는 그런 김치와 반찬 야채가 아니다. 비빔밥을 담아내는 그릇 하나를 구하기 위해 태국을 다녀오고, 마음에 드는 샐러드 접시를 찾기 위해 베트남, 한국, 일본 행을 마다하지 않는 극성으로 2년 동안 준비한 만큼, 모든 음식과 그 음식을 담는 그릇 등에서 최상을 추구한다.
주방에서 직접 구워 나온 돼지갈비는 칼집을 낸 다음, 고기냄새를 빼내는 밑간을 하고 다시 2차 양념으로 재워 수 십번 손길을 거쳐 나오는 것이다. 뼈에서 부드럽게 떨어져 나오는 갈비살에서 수 십 번의 칼집을 넣고 손질한 주방장의 손길이 느껴진다.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기에 미안함이 느껴질 정도로 정성스러움이 배어 있다. 불고기와 스칼롭 구이 등 모든 음식은 저마다 우리 고유의 맛을 담고 있으면서도, 순한 맛을 간직하고 있다.
정성 가득 담긴 정갈한 음식을 앞에 놓고, 최상의 서비스를 누리며 차분하게 먹다 보면, 시설에 비해, 또 내 놓는 음식의 정성에 비해 음식값이 너무 저렴해 미안함이 느껴진다.

*영업시간  
    5:00 pm ~ 10:00 pm (칵테일 바 12:00 pm)
*주소   #300 4293 Mountain Square Whistler
*문의   604-905-4188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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