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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까지 행복하게 살다 3일 앓고 죽어야 행복”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23 00:00

우리모임- ‘백세인회(百歲人會)’

부부의 화목을 장수의 중요한 비결로 꼽는 유양천 회장은 파트타임으로 주어지는 일자리라고 해도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노인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

2050년 노령인구가 20억 명으로 증가, 세계인구의 21%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는 고령화는 21세기 세계적인 이슈 가운데 하나다. 2002년 스페인 마드리에서 ‘UN 세계 노령화대회’가 개최되어, ‘마드리드 선언문’이 채택된 지도 5년이 넘었다.

이러한 세계적인 인구고령화 현상에 이제 60대를 ‘노인’이라고 하는 것도 반 시대적인 명칭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인들은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무병장수(無病長壽)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끊임없이 자기 발전적인 개발과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해 궁극적으로는 노년층의 존엄성(Dignity)과 자부심(Pride)을 함께 누리며 사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2006년 9월 첫 모임을 가진 밴쿠버 ‘백세인회(百歲人會)’는 이런 바람을 추구하는 65세 이상된 한인부부들의 친목 모임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 백세인회가 발족되어 노년층의 건강과 사교를 겸한 모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모임에서는 정기적으로 전문가를 초빙, 건강 세미나를 열어 건강에 관한 지식을 쌓고 서로의 안부를 염려하며 생일을 맞은 회원을 위해 성대한 파티를 개최한다. 특히 백세인회에서는, 평생 터득한 지식과 노하우로 사회에 기여하며 보람을 통해 건강한 노년을 누리고 싶은 우리 한인 노인들에게 ‘일자리 찾아주기 운동’을 전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보통 노인은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계층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백세인회 회원들 가운데, 등산, 골프, 헬스로 다진 건강이 젊은이 못지 않아 활기차게 살아가는 70대도 많이 있습니다. ”

‘백세인회'를 이끌고 있는 유양천 회장도 올해 75세. 회원들 대부분 65세에서 70대 후반의 연령대. 회원들 가운데는 한 분야에서 평생 일한 노하우가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가’라고 할만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유 회장은 요즘 밴쿠버 각 기업체에 ‘일자리를 찾는다’는 구직편지를 돌리고 있다. 편지에는 ‘99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병원에 3일 정도 누워 있다가 죽는다면 그것은 정말 인생 최고의 축복’이라고 적혀 있다. “노인에게 일을 시키기 불편하다”는 한인들의 정서가 일자리 마련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노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업종이나 직종에 관계없이 노인들의 일자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간절한 호소를 담고 있다. 한국의 은퇴자사회단체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에서도 ‘실버’라는 단어가, 그나마 사회적 역할을 가지고 나름의 보람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노년층 고용환경에 편견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2004년부터 사용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처럼 회원들의 ‘일자리 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백세인회는 회원들의 생일잔치에도 큰 의미를 둔다.
“노인들에게 생일은 태어난 기념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곧 살아 있음을 체감하는 것이니까요. 서로 건강함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친구가 되는 생일 파티는, 매월 회원들이 가장 기다리는 일이기도 하지요. ”

정기모임도 이 생일잔치를 겸해 열린다. 전문가를 초빙한 건강관련 세미나 등도 가능하면 이날 개최해 회원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정보를 얻은 다음, 집으로 돌아가 평소 생활화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

앞으로 친구가 필요한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유양천 회장은, 장수하려면 “부부가 서로 지켜주어야 한다”며 홀로 된 노인들이 살아가기가 더욱 힘든 환경인 이곳에서 ‘미팅’을 주선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백세인회 회원가입자격은 65세 이상의 부부. 회비는 모임에서 각자 식사비로 15달러를 내는 것이 전부다. 그 외 파티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생일을 맞은 회원이 부담한다.

■가입문의 (778) 865-4989

이재연 기자 jy@vanv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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