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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몬드 감별 노하우가 차별화 전략”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08 00:00

이재연 기자의 ‘창업 네트워크’ 23 귀금속 전문점 ‘뮤즈’대표 박수현씨

결혼예물 혹은 부유층과 중년 이상의 사치품 정도로 인식되던 귀금속이, 경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소비자의 생활 패턴도 다양해지면서 현대인들에는 자신의 개성 표현을 위한 토탈패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고가의 귀금속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디자인이 개발되면서 브랜드 판매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12월 코퀴틀람 한아름 몰 내에서 문을 연 ‘뮤즈’는 미국 ‘GIA Gem Trade’ 연구소 다이아몬드 감정사로 일하던 박수현씨가 처음으로 개인 숍을 열어 창업한 귀금속 전문점.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결혼예물 등 귀금속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점’ 찍어 두고 2년 기다린 가게
 
“창업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더라면 시작하지 못했을 거에요.”
지난해 12월 코퀴틀람 한아름센터 몰 내에 맞춤 보석 전문점 ‘뮤즈’를 열어 운영하고 있는 박수현씨의 말이다. 보석세공을 전공하고 언젠가 독립적인 창업을 생각하고 있던 박씨는 미국 ‘GIA Gem Trade’ 연구소에서 다이아몬드 감정사와 이스라엘 다이아몬드 회사의 다이아몬드 딜러, 로스앤젤레스 보석도매회사 등에서 근무하며 세계보석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파악한 2년 전 창업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직장을 그만 두고 화이트락에서 보석디자인과 홀 세일을 하면서, 한인 몰 내에 가게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계약하고 문을 열었다. 현재 ‘뮤즈’가 있는 자리는 미국회사에 근무하던 2년 전, 환전소를 하고 있던 가게를 보는 순간 ‘이 가게’라는 느낌이 들어 주변에 ‘가게가 나오면 말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낙점해두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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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인테리어 후 오픈

박씨가 계약한 가게의 열쇠를 넘겨 받은 것은 12월 1일, 모든 인테리어와 준비를 끝낸 후 오픈한 날짜는 12월 20일이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특수를 놓치기 아까웠어요. 시간을 길게 잡는다고 더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인테리어를 할 것도 아닐 바엔 어떻게 해서라도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계산으로는 20일이 남아 있었지만 실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은 며칠 되지 않았다. 직접 페인트를 구입해 벽을 칠하고 중고가구를 사와서 리폼하는 등 친구와 ‘불철주야’로 인테리어에 매달려 5일만에 끝내는 억척스러움을 부렸다. 
귀금속 전문점은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인테리어가 차지하는 이미지가 타업종에 비해 큰 편에 속한다. 미국과 밴쿠버의 다이아몬드 기업에서 두루 근무한 경험과 홀 세일을 하는 동안 매장을 방문하며 누구보다 인테리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박씨가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오픈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 고급스러움보다 고객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색조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맞췄다.
“천정과 벽에 포인트를 주는 인테리어를 하면 가게가 작아서 들어오면 답답할 것 같아서 회색에 블루를 가미한 푸른 톤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냈어요. 대신 너무 차분하기만 하면 가라앉는 느낌이 되니까 금박 줄로 포인트를 줘서 단조로움을 피했죠.”

■인테리어비용은 총 3700달러

박씨가 350평방피트 가게를 직접 인테리어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3700달러 가량. 페인트 구입에 800달러, 바닥과 가구 구입에 들어간 금액이다. 창업자금은 그 동안 직장생활과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홀 세일을 하면서 알뜰히 저축해둔 돈을 ‘탈탈’ 털어서 마련했다.

 “환전소 자리라 깨끗한 편이어서 크게 손 볼게 없다는 생각만으로 일단 중간 벽이랑 실내를 철거했죠. 새롭게 우리 목적에 맞도록 가구를 배치하고 났더니 아무래도 고객을 맞이하는 전시매장과 작업장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는 벽이 필요했어요. 다시 설치하려고 견적을 뽑았더니 어마어마한 가격이 나와서 포기해야 했죠.”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밴쿠버 1번가 가구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가구를 사포로 문질러 칠하고 리폼하는 등 힘은 들었지만, 비전문가로서 직접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 작은 가게일수록 실내 동선과 가구 배치도를 고려한 도면 작업을 한 후 공사를 하는 것이 공간효율을 높여 주고 비용도 절감시켜 준다는 것 등 창업 준비를 하며 배운 것도 많다.    

■매장 보석구입비는 창업비용에서 제외

귀금속 보석판매점 창업은 귀금속이 워낙 고가의 제품이므로 오픈을 위한 보석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초기 창업비용에서 이를 제외한 금액으로 봐야 한다.

창업 전 다이아몬드 감정사와 보석감정사, 다이아몬드 딜러, 디자이너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던 박수현씨의 창업준비는, 이전에 가보지 못했던 보석가게를 답사하는 일이었다.

“가게를 계약하고 나서 약 3개월간 밴쿠버와 미국의 유명한 보석가게 답사를 다녔어요. 인테리어를 보기 위한 건 아니었고, 제가 고객으로 고급 매장에 방문했을 때 그들의 접객매너와 이를 느끼는 고객의 입장을 느껴보기 위한 거죠.”
보석 감정사와 딜러로서 근무한 경력이 있었지만 이것은 ‘주인’의 시각이 전부였던 것에서 입장을 바꿔 고객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다이아몬드 감별 노하우로 공략

박씨가 다른 보석판매점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다이아몬드 감정사로 일하면서 얻은 다이아몬드 감별 노하우. 그리고 감각적인 디자인이다. 그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
“다이아몬드는 커팅과 내포물에 따라 같은 크기의 캐럿이라 해도 가격이 천양지차죠. 그러나 내포물은 일반인들은 쉽게 구별할 수 없고 눈으로 봐서는 감별되지 않으므로 비싸게 구입한 다이아몬드를 되팔려고 하면 상상 이하의 값으로 측정되는 것도 이것 때문이죠. 만약 내포물이 있다는 걸 알면 같은 크기를 3분의2가격으로도 살 수 있는 거죠.”
젊은 층에서도 하나쯤 고가의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소장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에 주목, 앞으로 이를 겨냥한 다이아몬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럴 경우 결혼을 앞둔 젊은 커플들은 다이아몬드로 만든 커필 링도 소유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한결같이 ‘그냥 구경하러 왔어요’하세요. 보석을 구입하는 게 접시 사는 것처럼 한번에 구매할 수는 없죠. 부담드리지 않는 선에서 좋은 다이아몬드 구별하는 법을 직접 보여주시면 아주 좋아하세요.”

오픈 3개월을 맞이한 요즘 고객들을 만나서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설명하며 판매하는 일이 즐거움인 반면, 저녁마다 일일이 보석을 챙겨서 별도의 금고에 보관하고 다음날 다시 진열하는 일이 아직은 좀 벅찬 것이 어려움. 손님은 주말에 많은 편이다. 쇼핑을 나온 젊은 부부들이 들러보고 그들을 통한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알짜 손님들 덕에 멀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흐뭇하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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