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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우리 집이 천국이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08 00:00

전춘희씨(코퀴틀람)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세상에서 가장 예쁠 때가 5살 미만, 또 제일 말 안 듣는 때도 이 나이라고 한다. 그걸 알면서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겁도 없이’ 꿈나무 놀이방 악동들과 초콜릿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펑펑 쏟아지는 눈길을 달려 도착한 ‘꿈나무 놀이방’. 벨을 누르기도 전 ‘우당탕탕’ 하며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누구야, 누구야’ 문 앞에 몰려나온 녀석들의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가 달그락거리는 문 고리 여는 소리에 섞여 나왔다.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문 손잡이 높이보다 작은 일곱 악동들의 까만 눈동자 14개가 반짝거리는 게 보였다.

“어! 왜 왔지? 누구지?” 낯선 방문객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에 긴장감마저 살짝 엿보이는 녀석들. ‘초콜릿 만들면 예쁘게 사진 찍어주실 거에요” 선생님의 나긋나긋한 설명을 들은 후에야 경계심을 풀고 다시 뛰어 놀기 시작했다.

◇ 삐뚤삐뚤한 글씨로 쓰여진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쓴 분홍색 카드를 앞에 놓고 초콜릿을 만들면서, 속내는 오직 먹을 생각만 가득한 악동들. 30여명 아이들이 놀이방에 오는 시간대가 달라, 수요일 오후반 친구들만 모여서 초콜릿을 만들었다. 사진은 강초연, 이관우, 김현지, 은학, 장바울, 함다혜, 엄지훈(왼쪽부터 시계방향). 그리고 화, 목요일 영어 교사 전주현씨와 전춘희 꿈나무놀이방 원장.

 오전반 ‘운학’이는 집에 갔다가 오후에 초콜릿을 만든다는 선생님 말에 다시 엄마를 졸라 오고 있는 중이라 했다. 놀이교실이 있는 아래 층에서 나란히 줄 세워 올라온 녀석들을 서로 가까이서 보겠다며 또 아우성이다. 혹여 뜨거운 물에 데일까봐 어른 셋이 붙어 서서도 조바심을 쳐야 했다.
이래서 옛 말에 ‘아이 돌보기는 잘 보면 본전’ 혹은 명절날 며느리가 시어머니께 “어머님은 애나 보시며 쉬세요” 하는 건 ‘어른 욕보이는 짓’이라는 말이 나왔을 게다.

하는 수 없이 전춘희 선생님이 다크 초콜릿 덩이를 칼로 썰어 잘게 부수는 걸 보여 준 다음, 다시 아래 층 놀이교실로 내려 보낸후 불을 켜서 물을 끓이는 안전조치를 할 수 밖에. 물이 끓고 그 안에 작은 냄비를 넣어 초콜릿을 녹일 즈음 다시 올라 와 부엌 식탁 앞에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
“야~ 발렌타인데이가 뭐야?”
“초콜릿 먹는 날~”
발렌타인데이가 무슨 날이든 알 바 없다는 표정. 악동들의 관심은 온통 초콜릿이 빨리 완성되어 먹는 것에 쏠려 있다. 그래도 어느새 썼는지 책상 위에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아빠 보고싶어요’ 삐뚤삐뚤 쓰여진 분홍색 카드가 놓여 있다. 오늘 초콜릿이 완성되면 엄마 아빠께 드릴 생각인 듯하다.

녹은 초콜릿을 틀에 넣으라고 작은 스푼을 하나씩 쥐어 주었다. 분홍공주 다혜는 선생님 몰래 살금 살금 떠서 맛을 보다가 카메라에 딱 걸렸다. 민망한지 코끝을 찡긋거리며 ‘사 먹는 것 보다 맛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마도 단맛에 길들여진 다혜 입맛에 설탕을 넣지 않은 초콜릿은 약간 쓴맛이 느껴졌을 것.

초콜릿 녹여서 틀에 넣는 간단한 작업을 하는데 1시간. 마지막으로 냉동실에 넣어 초콜릿을 단단하게 굳혀야 하는데, 아이들이 그 시간을 기다리기엔 너무 길다고 칭얼거렸다. 젤리 하나씩을 나눠주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달래놓고 사진부터 찍기로 했다.

아이들은 2초 이상 한 동작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걸 미처 몰랐던 기자, 완전히 넋이 빠졌다. 빵빵하게 바람 든 농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예측 불가한 작은 녀석들이 그렇게 어른 셋을 꼼짝 못하게 만들 줄이야. 동그랗게 앉으라고 해도 뛰고 눕고 난리도 아니다. 겨우 제 자리에 앉혔다 싶으면 한 녀석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데려다 앉히면 다른 녀석이 엎드려 책상 두드리고……
생각하다 못해 전춘희 선생님이 짜낸 아이디어가 책상 위에 손 얹기.
“누구 손이 제일 예쁜가. 자~ 제일 예쁜 손은 초콜릿 두 개~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 재롱 떨기를 30여분, 사진 찍는 절묘한 타이밍을 어렵게 잡긴 잡았는데 혼이 빠지긴 선생님도 마찬가지 인 듯 이번엔 선생님 표정이 ‘無’표정이다.
“한 번만 더! 미안 미안~”

어른들의 두뇌회전이 급속 모드로 전환되어, 카메라 뷰 파인더로 예쁘게 나온 짝꿍 사진을 보여주며 경쟁심 자극하기, 빨리 먹고 싶은 사람 열 셀 동안 가만히 있기…… 유치하지만 최대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꼬맹이들이라고 ‘예쁜 것’ 모를까. 자기보다 예쁘게 나온 짝꿍 사진과 비교해서 질투심 유발하는 작전이 딱 먹혀 들었다. 불과 2초? 저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표정이라 생각하는 미소로 연기력을 펼치는 녀석들. 태엽 감아 놓은 자동 인형처럼 깜찍하고 앙증맞다.

사진을 찍고 나서 엄마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이가 냉동고에 들어간 초콜릿 걱정에 못내 발길을 떼지 못하자, “내일 꼭 남겨 놓을게.” 약속하고서야 돌아섰다.

날마다 먹는 흔하디 흔한 초콜릿이지만 ‘만든다’는 것에 눈을 반짝거리며 제법 관심을 쏟던 악동들. 그러나 어렵게 찍은 사진을 보다가 다음날 또 한번 놀이방으로 달려가야 했다.
이유? 분명 모두 완벽하게 앉혔다고 생각하고 찍었건만 사진마다 딱 한 녀석이 딴짓 아니면 딴청을 피우고 있다. 게다가 선생님마저 눈 꼭 감고 쉬고(?)계시니 이래저래 냉동실 넣어 둔 초콜릿 맛도 볼 겸 달려갔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 재료 다크 초콜릿 500g, 생크림 혹은 밀크 30g, 브랜디 2ts~30g(취향에 따라 조절), 설탕 1ts 재료 구입처 세이프웨이, 엑스트라 푸드

■ 만드는 방법

① 초콜릿을 잘게 만든다.
② 약간 큰 그릇에 물을 붓고 끓인 후, 1의 초콜릿을 담은 작은 그릇을 그 속에 넣어 녹인다.
③ 초콜릿이 녹으면 생크림 혹은 밀크를 넣고 잘 저어준다.
④ 3의 재료에 브랜디와 설탕을 넣어 고루 섞어 준다.
⑤ 하트 모양 틀에 녹인 초콜릿을 2/3쯤 채워 탁탁 쳐서 빈 공간이 없도록 채운다.
⑥ 냉장고에 넣어 2시간쯤 식히고, 선물할 초콜릿은 하루쯤 식혀 예쁘게 포장한다.

■ Cooking Point
① 어른들에게 선물할 때는 브랜디의 양을 30g까지 늘려도 향긋합니다.
② 초콜릿을 녹인 후 맛을 보고 설탕의 양을 가감해서 단맛을 조절하세요.
③ 직접 불에 올려 녹이면 타게 되므로 뜨거운 물로 중탕을 하세요.

■ Cooking Tip
① 초콜릿 틀에 담은 후 잣이나 호도를 올려 식히면 예쁘고 맛있는 초콜릿이 되죠.
② 유산지를 하트 모양의 틀에 깔고 식히면 훌륭한 선물용이 됩니다.
③ 틀에 초콜릿을 올린 다음 ‘탁탁’ 바닥에 틀을 쳐 주면 윗부분이 편편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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