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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힘으로 전기를 발생하는 장치를 무릎에 부착한 모습. 사진 SFU 제공 |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바퀴를 돌려 그 힘으로 전등을 켜듯 걸어 다니면서 다리의 힘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SFU 도닐런(Donelan) 교수팀은 사람이 걸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파워 브레이크(Power Brakes)'를 개발, 지난 8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사람은 걸을 때 땅을 박차며 다리를 들었다가 다시 쭉 펴면서 앞으로 내딛는다. 땅에 내딛기 직전에는 다리의 근육이 움츠러들며 속도를 늦춘다. 도닐린 교수는 이런 감속하는 동작으로 톱니를 돌려 전기를 만들게 했다. 하이브리드카에서 감속할 때 브레이크의 에너지가 열로 방출되지 않고 축전지에 저장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연구팀은 다리 움직임만으로 5W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이 정도면 휴대폰 10개를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 보행 보조기 형태의 이 시스템은 한쪽 다리당 무게가 1.6㎏이나 된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6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 장치를 달아도 산소 소비량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속을 돕기 때문에 오히려 걷기가 편해진다"고 밝혔다. 걸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다리를 뻗는 가속 동작에서는 작동하지 않도록 해주는 센서도 달았다.
도닐런 박사의 장치는 의료용으로도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뇨 환자들 중에는 정상 혈당치를 유지하기 위해 인슐린을 공급하는 펌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걸으면서 발생한 전기가 이 펌프를 돌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파워 브레이크는 인공다리에 부착돼 뇌파 감지센서와 인공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전원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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