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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6개월간 침식하며 세탁기술 배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18 00:00

공장형 세탁소 ‘Dual Mountain’대표 김주연씨

미국에서도 가장 경기를 덜 타는 업종 중 하나가 세탁업이라고 한다. 성공한 초기 이민자 가운데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것도 세탁업. 현재 60대가 된 초기 이민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세탁업을 선택한 반면, 50대와 40대로 연령층이 낮아 질수록 ‘빠른 시간 내 안정적인 생활 터전’을 위해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어 진다. 그들의 공통점은 ‘다소 고생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성’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최근 세탁업도 체인점이 생겨나 큰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객의 요구를 꼼꼼히 처리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면 분실과 불만에 대한 보상의 위험이 따른다. 위슬러에서 듀얼 마운틴(Dual Mountain’를 운영하고 있는 김주연씨의 세탁소는,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위슬러 내 호텔 세탁물과 투숙객들의 세탁물을 취급하는 공장형 세탁소다.

■ 불황타지 않는 업종 ‘세탁소’

소규모 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경기를 덜 타는 업종을 고른다면 세탁업을 빼 놓을 수 없다. 다림질 솜씨가 꼼꼼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웬만한 불황에도 세탁소를 꼭 찾기 때문이다.
김주연씨는 지난해 5월 친구가 경영하고 있던 위슬러 지역 세탁소를 인수, 그 지역 호텔 내 각종 세탁물과 투숙객들의 세탁물을 수거해 드라이클리닝 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공장형 세탁소 ‘듀얼 마운틴’은 아보츠포드에서 30년 째 세탁업을 하고 있던 그의 친구가 캐네디언으로부터 넘겨받아 운영하던 중이었다.  
그 지역에서는 탄탄하게 자리잡고 매출도 상당히 높아 성업하고 있던 공장이 매물로 나오자, 기존의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던 친구가 인수했지만 아보츠포드와 위슬러의 거리가 동시에 관리하기에 물리적으로 어렵게 되자 한국의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 김씨는 울산 현대자동차를 퇴직한 후 개인사업을 구상하던 중이었다.

■ 개인사업 준비하려던 맘 접고 인수

잠시 도움을 주고 안정이 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 갈 계획으로 밴쿠버를 방문한 그는, 세탁업이 생각했던 것 보다 힘든 일이었지만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주어지는 수익성에 한국에서의 창업을 접고 밴쿠버에서 세탁업을 해보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위슬러는 만나서 이야기 나눌만한 한국인이 없었고, 처음 6개월 동안 오직 일을 배우는 데만 온갖 노력을 다 했죠. 한국에 부탁해서 세탁업 기술관련 책을 구해 저녁마다 공부하면서 또 이곳의 운영방식과 고객들의 성향, 호텔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고객확보 마케팅 전략 등 세탁업에 관해서 백지와 다름 없는 ‘무(無)’에서 조금씩 알아 나갔죠.”
호텔에서 세탁물 수거 후 컬러와 재질에 따라 세탁물을 분리하는 법, 세탁 후 호텔 별로 구분하는 법, 또 고객에 따라 구분하는 법, 세탁 후 포장 등 세탁 전반적인 기술과 명칭을 빠짐없이 메모한 다음 밤마다 공부하며 창업준비를 했다. 그렇게 ‘죽은 듯’ 매달린 결과 6개월이 지나면서 어렴풋하게 세탁업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서 자신감도 생길 무렵, 친구로부터 인수를 제의 받고 흔쾌히 인계를 받았다.
현재 ‘듀얼 마운틴’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모두 11명.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드라이클리닝 팀, 분류 팀, 운송 배달 팀, 그리고 다림질 부분에서 각각 일을 하고 있다

■ 2천 달러 이상 물건은 보험 가입

한국에서 세탁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를 보면, 인수증 미교부, 세탁물 분실, 세탁물 분류 실수로 인한 의류 손상, 등이 어려움이라는 분석이 나온 적이 있다.
김씨의 세탁공장에서도 1년에 한 두 번 생기는 미미한 횟수이긴 하지만 변색ㆍ퇴색, 줄거나 늘어남, 의류훼손 등을 내세우며 불만을 하는 고객들도 있다. 이럴 때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서 요구 사항을 들어 주는 편이다. 법적인 보상 한도에 대한 책임 이전에 의류란 금액과 대비할 수 없는 애착을 갖는 물품이란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세탁업을 하면서 겪는 가장 어려움은 세탁상태에 대한 불만과 세탁물의 분실되었을 경우다. 세탁물에 대한 고객불만의 경우 대체로 재 세탁을 해주는 것으로 해결 되지만, 세탁물의 분실은 꼼짝없이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분실을 대비해서 2천불 이상의 물건에 대해서는 보험을 가입합니다. 하지만 일반 세탁물로 2천 달러 이상의 의류는 없는 편이고, 아직까지 보험처리를 할 만큼 큰 분실물이 나온 적은 없었어요.”
지난 1년 동안 김씨가 보상해 준 최대금액은 400달러. 200달러 와이셔츠 2개가 분실되어 보상해 주었다. 이렇게 분실이 될 경우 영수증이 보관되어 있다면 구입 날짜로부터 계산해서 고객들이 먼저 요구를 하게 되고, 영수증이 없을 때는 같은 물품을 구매한 다음 영수증을 제시하면 보상해 준다. 보상의 범위는 고객에 따라 보통 20%에서 100%까지 천차만별.
“법적인 보상 범위 이전에 우리 실수로 인해 고객에게 불편을 끼쳤으므로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해드립니다. 어떤 경우 10년쯤 입었을 법한 낡은 셔츠를 잃어버려도 80%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스스로 기간을 책정해서 금액을 요구하는 양심적인 고객들이기 때문에 분실로 인한 언쟁이나 다툼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 노력한 만큼 정확히 돌아오는 업종

세탁업과 전혀 상관없던 업종에서 일하던 김씨가 창업 후 또 한가지 노력을 기울인 부분은 세탁기계의 정비와 수리.
“공장형 세탁소는 일반 세탁소와 달리 대형 스팀과 드라이클리닝 기계가 대형입니다. 그러다보니 한번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수리비가 많이 들어가죠. 그래서 고장이 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를 해줘야 하죠. 이 기계관리도 세탁물만큼 신경을 써야 일에 차질을 빚지 않고 고객들의 시간에 맞춰 배달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죠.”
일이 끝나는 밤이면 인터넷을 뒤지고 자료를 보면서 기계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만 6개월. 지난 1년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공부한 결과 이제 세탁소 운영에 관해서 조언을 해 줄 정도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김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세탁한 물건을 챙겨 호텔로 배달해주고, 수거한 물건을 분류해서 세탁실로 넘기면 공식적인 업무는 끝이 난다. 그러나 직원들이 모두 퇴근을 한 저녁부터 그는 다시 내일 배달할 세탁물을 일일이 점검하고 분류하며 밤늦도록 작업을 한다.
“이 업종은 일한 만큼 정확하게 수입이 들어 옵니다. 내가 3명분의 일을 하면 3명분의 수익이 생기고 1명분만 일하면 1명의 인건비만 돌아오죠.”
‘더도 덜도 아닌 노력한 만큼 정확하게 되돌아 오는 수익’이 오히려 이 업종의 매력이라며 만족하고 있는 김주연씨. 현재 위슬러 내 20개 호텔과 계약을 맺고 있는 그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0년 이전까지 위슬러 호텔 100%를 ‘듀얼 마운틴’ 고객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희망사항이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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