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가장 견디기 힘든 것 중 하나는 음악에 대한 진지하지 못한 가벼움이다. 음악이라는 것이 늘 무대에 서는 일이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와 조명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음악을 들을 줄 아는 전문적인 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솔직히 어떤 연주나 음악이 좋았는지 알 수 없다. 다시 이야기하면, 철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연주자들이 실직적인 음악과 연주의 질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달콤한 유혹과 철저히 평가받지 못하는 허술한 환경을 바로 보지 못하고 스스로 대단한 연주자라고 착각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한계를 쉽게 엿볼 수 있다.
무엇이든지 어떤 한계를 극복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화려한 운동선수나 음악연주자를 보면서 그들이 타고났다 또는 그들은 천재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의 정경화씨 같은 연주자를 보고 천재라고 표현하지만, 화장실을 갈 때도 바이올린을 들고 갔다는 그녀의 노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들은 본 적이 없다. 또, 우리가 모짜르트를 말할 때 아마데우스같은 가볍고 천박한 영화를 이야기하며 그저 천재라고 말하지 그가 했던 많은 노력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런 판타지같은 생각은 솔직히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악이 쉽지 않다. 한가지 간단한 느낌을 알고 내 것으로 소화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필자는 지난 주에는 드러머 밀튼 랜달(Milton Randall)과 함께 워크숍을 했었다. 그는 노스 텍사즈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석사과정 중 아프리카 가나에 가서 그곳에서 몇 년간 흑인음악을 체험하기 위해 거주할 정도로 아프리카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워크숍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했던 이야기는 음악이라는 것이 간단히 읽고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야 하고 또 음악이 무엇이 내게 말하고 있는가 또 나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밀튼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이러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 외에는 그다지 따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직접 흑인음악을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 밀튼이 아프리카로 날아가 그쪽 음악인과 함께 생활하며 배웠던 그의 노력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성의없는 음악을 쉽게 볼 수 있다. 스스로 왜 음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공연을 앞두고 있는 연주자가 무책임하게 시간을 지키지 않아 관객이 기다리는 일 그리고 전문가가 아니면 모른다며 합주에 빠지는 일은 늘 있는 일이다. 그러면서 웨스 몽고메리처럼 세상을 바꾼 기타리스트가 되길 원하고 세이지 오자와 같은 지휘자가 되길 원한다면 너무 한 것 아닌가? 실제로 세이지 오자와를 보자. 그의 훌륭한 지휘실력이 갑작스레 좋아졌겠는가. 나는 그가 악보를 보면서 지휘하는 적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 많은 양을 머리 속에 암기한 것은 물론 그가 선보이는 음악을 완전히 몸 속에 소화시킨 것이다. 또, 우리가 잘 아는 요요마 역시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렇게 그들은 모든 것을 몸 속에 완전히 스며들게 하면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음악을 할 때 겸손함과 진지함을 가진 노력이 필요하다. 또 무슨 결론이 필요하겠는가?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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