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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아동 돕기 240시간 '논스톱 아이스하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20 00:00

에드먼튼에서 '지옥의 레이스'… 30만달러 넘게 모금 암환자 가족등 40명 참가, 영하44도 견디며 대기록
40명의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소아암 연구기금 마련을 위해 열흘(240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밤낮으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치렀다. 이들이 열흘간 기록한 골은 무려 4473골. 하지만 이들의 목적은 골을 많이 넣는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목표(Goal·골)는 오직 하나,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었다.

소아암 기금 모금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긴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아이스하키 '지옥의 레이스'가 알버타주 에드먼튼에서 2월 9~18일 열흘간 열렸다. 참가자들은 가족·친지를 암으로 잃었거나 스스로 암을 극복한 인물들이었다. 희망(Hope)팀과 치료(Cure)팀으로 팀을 구성한 이들은 7명씩 꾸준히 선수 교체를 하는 식으로 번갈아 빙판에 올라 한 명의 탈락자 없이 10일간의 레이스를 소화했고 웹페이지 모금 동참 등을 통해 30만1623달러(약 2억8400만원)를 모았다. 경기는 '치료'팀의 2250대 2223 승리였다.

▲ 암환자들을 돕기 위해 장장 10일간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마친 40명의 선수들이 링크에 모였다. 이들은“다음 대회 때는 더 긴 시간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이 대회는 에드먼튼에 사는 안과의사 브렌트 사이크가 처음 제안했다. 사이크 자신도 아버지와 부인을 암으로 잃었다. 그의 부친은 암으로 숨지면서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라"고 아들에게 당부했고, 사이크는 유언에 따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공식 규격의 옥외 아이스링크를 만들어 모금 행사에 나섰다. 사이크는 "우리는 육체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도전한다"면서 "어린이들이 돼지저금통을 들고 우리를 찾아올 때,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기도할 때 그리고 우리가 마침내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올해의 대회 조건은 최악이었다. 첫 3일간 최저 기온이 영하 31도. 거센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 44도나 됐다. 현장에는 수백명의 자원봉사자와 의료진이 있었지만 살인적인 추위 때문에 많은 선수가 동상에 걸렸다. 하지만 선수들은 인터넷 페이스북(facebook) 사이트에 자신의 동상 사진을 올려놓고 '누구의 동상이 가장 큰가'를 겨룰 만큼 여유가 있었다. 선수로 나선 라비 타나씨는 "임신한 아내가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아내와 아이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면서 "이 대회 참가는 나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새 綏舅?작성하자 자원봉사자들은 폭죽을 터뜨렸고 관중도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241시간30분 동안 얼음을 지친 뒤 '지옥의 레이스'를 끝냈다. 주최측은 "다음 번엔 더 긴 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그때는 진짜 '전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석 기자 ds-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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