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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과 날치알의 절묘한 궁합, 봄기운 느껴보세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04 00:00

노미숙씨의‘톡톡’ 새싹날치알 비빔국수·또띠야

“이 기회에 고국에 계신 남편에게 한 말씀……”
세계 한인해외동포신문 종합 1위 최우수 신문으로 선정된 밴쿠버조선일보 주말 판 지면 하나를 몽땅 차지한다는 건 ‘가문의 영광’일 터. 특히 그동안 ‘나만의 레서피’ 지면에 등장한 주부들, 고국에 계신 남편에게 애정어린 깜찍한 한마디를 한 이후 부부사이 거리가 ‘깻잎 한 장’차이로 좁아지면서 청실홍실 엮었던 신혼시절로 급 회귀했다는…….

노미숙 주부(노스 밴쿠버)에게도 이런 절호의 기회를 이용하라고 했다. 한국에 계신 ‘지름신(경제책임자)’ 남편께 점수 좀 따길 바라는 의미로 멍석을 쫘악~ 펼쳐 주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녀, 겨우 한다는 말이 “알아서 써주세요”란다. 

기사 마감 끝난 다음 1박2일 동안 고민하며 만든 메시지를 이메일로 보냈다는 노미숙씨. ‘유치하죠?’ 한마디 던지고 후다닥 전화를 끊었다. 사랑의 표현도 습관 같은 것. 사랑은 유치할수록, 닭살스러울수록 행복하다는 사실. 그녀의 메시지는 이랬다.  "여보, 그동안 힘들었죠?  당신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있는 거예요. 늘 감사하고, 나는 당신이 내 남편이어서 너무 좋아요. 세상에서 당신이 제일 좋아요. 힘들지만 항상 웃는 당신이길 원합니다.”

조리대 전면에 펼쳐진 아름다운 주방에서 촬영이 진행되던 시각이 4월1일 12시. 만우절이라 거짓말을 쓰라는 건 아닐테고, 혹시 기자를 소설가라고 착각한 게 아니라면 스쳐 지나간 적도 없는 남의 부부사이에 오가는 은밀한 대화를 어떻게 ‘알아서’ 쓸 수 있을까.

그녀,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워낙 해맑아 마흔도 될까 말까 싶은데, 쉰하고도 몇 해가 지났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동 건설 붐으로 우리나라 남자들이 “사우디 아라비아로 이라크로……” 떠났던 70년대 여대생이었을 그녀, 설마 라디오 방송국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던 불후의 명 프로그램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를 잊진 않았을 터. 

“여보~ 먼 타국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로 시작되어 듣는 것만으로도 눈물 찔끔거릴 슬프디 슬픈 배경음악 깔고, 간간이 감정이 북받친 진행자의 애드립이 실감나던 방송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다음으로 청취율 드높았다던가.
“저와 당신 아들 영식이는 당신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중략) 영식이는 날마다 아빠 사진을 보며 우리 세 식구 함께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후략)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몸 건강히 잘 계세요…… 멀리 계신 당신께 사당동에서 00이 엄마가”

젖먹이 아들까지 들먹이며 에둘러 애정을 표현하던 아내의 수줍음이 배어 있던 편지의 내용은 결말이 ‘뻔한’ 일일 드라마처럼 ‘빤한’ 내용이었지만, 평생 부부싸움 한번 안하고 살 것만 같은 애틋함이 소롯이 배어있어 당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곤 했다는 전설. 그때 그 아내들은 남편 귀국 후 정말 그렇게 살았을까. 모르긴 해도 그리움의 약효가 3개월쯤 가지 않았을까.
하지만 ‘백 년 웬수’되어 ‘5촌 당숙’처럼 살아갈 지라도 그때 아내들은 참 낯간지러운 편지를 소설처럼 잘도 썼던 듯 하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새싹 날치날 비빔국수  

그러나 그 시대를 창창한 젊음으로 살았던 그녀, ‘한국에 계신 남편께’ 한 마디 하라고 했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할 말이 없다는데 정말 ‘할 말이 없다’. 하는 수 없이 부부사이에 하기도 쉽고 듣기엔 더 기쁜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1. 가족들 때문에 고생이 많다. 2. 보고 싶다. 3. 항상 당신의 노고를 기억하며 아이들 잘 키우겠다. 4. 우리 아이들을 위해 조금만 참자 5. 사랑한다……등. 예문까지 만들어 ‘찍으라’고 했지만 골똘하게 생각하던 그녀, “그럼 내일 생각나면 말해 줄게요.” 한다.

이게 1박2일 생각해서 할 말일까. 말 수 너무 많아서 인터뷰 시간 길게 잡아 먹는 취재원도 ‘강적’이지만, 이렇게 말 수 적어 인터뷰 시간 더 길게 잡아 먹는 사람은 더 강적이다. 레서피 촬영 70여 회 만에 이런 취재원 이전에도 전무(前無)했거니와 이후에는 더욱 후무(後無)하길 빌고 또 빌며 거실 벽에 걸린 가족사진에서 그녀 남편을 발견.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우, 아저씨 묵언참선(默言參禪)하는 부인과 사시느라 참 노고가 많으십니다.”
 그녀 남편 대답은 이랬다.
“허허, 그 맛에 산다오.”
노스밴쿠버 19번가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멋스럽게 걸린 나무계단 위 그녀의 집. 가을날 호수에 잔잔히 가라앉은 하늘 빛처럼 조용한 그녀에게 너무나 잘 어울린다. 정원 가운데 이젤을 놓고 그림 몇 점만 올려둔다면 당장 갤러리 카페로 변신할 것만 같은……. 그러나 정말 부럽고 또 부러웠던 건 주방이다.

요리를 못한다며 펄쩍 뛰던 그녀 말이 사실이라면 빼앗고 싶도록 과분(?)한 주방은, 조리대 앞에 서면 아름다운 정원이 전면 가득 펼쳐지는 부엌. 요리를 하는 동안 언제나 푸른 나무와 숲을 바라볼 수 있도록 조리대가 배치되어 있다. 만약, 그 집을 통째 가지라고 해도 그 주방만 쏘옥~ 꺼내 오고 싶을 만치 아름답다.

누군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하루 종일 두 마디를 넘기지 않을 것 만 같은 그녀, 그간 익히 보던 손끝 휘날리는 주부들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핑크 빛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시작한 얼굴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새싹날치알 비빔국수]

▶재료:  국수100g, 브로콜리 새싹, 양배추 or 양상추, 날치알, 참기름
양념장: 고추장1T, 고운 고추가루 1t, 설탕 1t, 통깨2T, 식초 2T, 다진 마늘 1/2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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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드세요

1. 물을 끓여 식용유 1숟갈을 넣고 면을 삶는다. 면이 끓으면 작은 종지 하나를 넣어 다시 한번 끓어 오르면 찬물에 싹싹 비벼 씻는다.
2. 양배추를 채 썰어 바닥에 깔고 삶은 국수를 작은 크기로 돌돌 말아 예쁘게 올린다.
3. 국수 위에 씻어 둔 브로콜리 새싹을 눌리지 않도록 살살 올린다.
4. 중앙에 당근을 올린 다음 양념장을 끼얹고 깨소금을 뿌린 다음 주변에 날치알을 놓는다.
5. 먹기 직전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먹는다.

[또띠아]

▶재료: 야채또띠아, 토마토, 양파, 녹색 피망, 햄, 마블치즈,

*이렇게 만드세요

1. 토마토, 햄, 양파, 피망은 잘게 찹찹 썰고, 마블치즈는 납작하게 썬다.
2.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궈 또띠아 양면을 모두 따근하게 데워 놓는다.
3. 뜨거워진 또띠아 위에 먼저 마블치즈를 절반만 올린다.
4. 치즈가 말랑해지면 햄, 양파, 피망 순으로 놓고, 마지막으로 토마토를 놓는다. 
5. 또띠아를 절반으로 접어 손가락 끝으로 살짝 놀러 녹은 치즈로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붙인다.
6. 가위로 절반의 크기로 썰어 낸다.

♪노미숙 주부의 한마디!

Cooking Point
*새싹이 부러지지 않도록 모양대로 흐르는 물에 씻으세요.
*참기름, 식초, 설탕은 식성에 따라 가감, 새콤 달콤 고소함을 조절하세요.
*또띠아는 많이 구워질 경우 내용물이 흘러나올 수 있어 따끈하게 데우기만 하세요.
*맨 마지막에 토마토를 올린 후 바로 절반으로 접어 즙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국수를 삶을 때 한번 끓은 후 작은 종지를 넣고 다시 한번 끓이면 쉽게 넘치지 않고 맛있는 면발 상태를 가늠하는 잣대가 됩니다.  

Cooking Tips
 *비빔국수의 새싹은 브로콜리, 무순 등 컬러 새싹을 이용하면 예쁘고 영양도 만점입니다.
*날치 알이 터지지 않도록 재료를 모두 비빈 후 올리면 ‘톡톡’터지는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국수 면 대신 밥 위에 얹어 새싹 날치알 비빔밥으로 먹어도 맛있어요.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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