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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주인, 주말 주인 따로따로 똑같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05 00:00

'멕시칸 치킨’대표 김승찬씨 오문권씨

소자본 창업 아이템 가운데 치킨 집처럼 창업자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 치킨의 다양한 맛의 개발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꾸준한 수요로 인한 고정매출, 복잡하지 않은 기술로 초보창업자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이런 이유로 경쟁력이 치열하긴 하지만 그만큼 매력 있는 시장이다. 노스로드  ‘멕시칸 치킨’은 요즘 재미있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평일 주인은 김승찬씨, 주말 주인은 오문권씨. 두 사람은 단골손님과 주인으로 만나 동창생들과 주말가게를 했던 이모씨와 또 친구 사이. 월요일부터 토요일은 원래 주인 김씨가, 일요일은 오씨가 종업원 없이 친구들과 영업을 한다. 주말 운영을 하는 오씨는 돈벌이 보다 장사에 대한 경험과 친구들과 만남을 목적으로 즐겁게 일을 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 

하나의 가게를 평일과 쉬는 일요일로 나누어 재미있게 장사를 하고 있는 김승찬(좌)씨와 오문권(우)씨. 일일이 재고 재료 파악하지 않고 서로 믿음으로 해나가는 ‘따로 또 같이’ 영업에 두 사람 모두 즐겁기만 하다. 개업 초기 실수를 연발하며 계산을 잘못해서 ‘헛장사’를 하기도 했던
김씨는, 요즘 1주일 100여 마리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더 이상 메뉴를 늘리지 않고 멕시칸치킨의 한국 전통적인 맛으로 미국 시애틀까지 영업을 확장해 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치킨, 인기여전

치킨은 인종,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만인의 간식이면서 주식이기도 하다. 한때 조류독감과 트랜스 지방 문제로 고전을 겪기도 했지만 치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치킨집 창업도 여전하다.
김승찬씨가 이란인으로부터 이 가게를 인수한 것은 2003년 11월. 올해 5주년을 맞이했다. 건설회사의 엔지니어 출신인 김씨가 처음 입주 할 당시 가게 주변은 어둡고 침침한 느낌마저 주고 있었고, 비어 있는 가게들도 많아 입지로서는 크게 좋은 상권이 아니었다. 현재 치킨 집이 문을 연 자리도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은 가게였다. 
“그 건물에서 치킨 집이 아니라 어떤 업종을 해도 망한다고 모두 말렸어요. 하지만 분명 가능성이 있는 위치인데 영업방법이나 아이템의 문제라는 생각을 했고, 가게란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일 수도 있다는 게 제 판단이었죠.”
KFC와 맥도날드 등 세계적인 유명 치킨전문점이 밴쿠버에도 많이 있었지만, 한국인들에겐 다소 짠 맛이 강한 편이란 점을 파고 들었다. 사업성을 확인하기 위해 손님이 많은 치킨전문점을 돌며 꼼꼼하게 시식을 한 후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치킨은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선 후 과감하게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2년 동안 하루도 휴일 없이 영업

작은 가게는 주인이 전천후 인력으로 대기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먼저 주 메뉴인 닭을 손질하고 튀기는 기술,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양념통닭 소스를 만드는 기술 등은 한국 내에서도 이름있는 브랜드에서 일을 한 경험있는 기술자를 초빙하는 것이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지름길. 그러나 임금이 또 만만치 않았다.
김씨는 개업하고 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열었다. 오후 2시 문을 열어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면서도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은 물론,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서빙과 일이 끝난 다음 청소까지 1인5역을 혼자 해내는 강행군을 했다. 그 틈에 또 튀김 닭으로 적당한 크기의 맛있고 신선한 닭을 살 수 있는 거래처를 수소문하며 수시로 정육도매시장을 찾아 다녔다.   

■주인이 기술 가져야

 “작은 치킨 가게라 해도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하면 재료나 시설, 인건비에서 과감히 투자를 해야 할 부분과 1센트도 꼭 절약해야 하는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씨가 투자를 해야 하는 부분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첫 번째 기술력. 한국에서 건설회사 엔지니어로 직장생활만 해온 그로서는 기술력이 우선이었다. 대신 기술력이 생길 때까지 재료는 진열 된 물건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을 선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음식점을 하려면 주인이 먼저 그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직원에게 휘둘리지 않죠. 그래서 한국 내에서도 유명 브랜드에서 주방장을 했던 경험자를 채용했죠. 이왕 시작하는 장사, 어깨너머로 대충 배워 손님을 대상으로 시험을 하며 손님 눈치 살피며 장사하고 싶지 않았어요. 좀 큰 돈을 투자하더라도 확실하게 배워서 손님들께 떳떳한 주인으로 장사를 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유명 브랜드 주방장으로 일한 경력자를 채용, 그를 통해서 한국적인 맛의 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소스 만드는 법, 안주 요리 등 치킨집을 운영하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익혔다. 

■운영 쉽지만 닭 손질에 어려움

KFC와 맥도널드의 치킨과 한국식 치킨의 차이는 우선 닭 한 조각의 크기다. 한국식 치킨을 하려면 기름기를 제거하고 닭을 작게 토막 낸 다음 튀기는 것. 양념통닭은 여기에 매콤하고 달콤한 맛 등 다양한 한국적인 맛을 내는 양념을 묻혀 낸다. 이렇게 작게 잘라서 튀기는 한국식 치킨 집의 어려움은 닭 손질이 어려움 중에 하나. 통째 배달되거나 구입한 닭을 일일이 작게 조각내는 일도 쉽지 않다.
그리고 요즘은 웰빙바람으로 트랜스 지방 없는 치킨을 만드는 것도 관건. 또한 간혹 기분에 취한 손님들이 마감시간을 넘겨도 재촉할 수 없어 퇴근시간이 더 늦어져 다음날 영업에 지장을 받기도 하는 것 등이 어려움이다.
이밖에 일반 업종과 달리 치킨 집은 닭의 매출 외 저녁시간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이 주 고객이므로 영업시간이 긴 것이 단점. 그러나 치킨 집은 한식당에 비하면 기술력이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아서 운영이 다소 쉬운 편에 속한다.

■장사 속으로 대하지 않아 호응 커

김씨는 요즘 색다른 영업을 시도, 즐거움과 매출 상승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평일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원래 주인 김승찬씨, 주말은 오문권씨가 밴쿠버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대학동문들의 도움을 받으며 영업을 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문을 닫는 날만 고등학교 동문인 친구들과 운영해보고 싶다는 제의를 받고 먼저 오문권씨 친구에게 6개월 전부터 가게를 맡겼더니, 정말 재미있게 잘 운영을 하셔서 평일에도 그 시너지 효과로 매출이 증가했어요.”
일요일 수익은 김씨와 오문권씨가 매출대비 %로 나눈다. 이런 영업형태를 제안한 것은 오문권씨를 비롯한 동문들. 양측 모두 꼭 돈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손님을 장삿속으로 대하지 않고 친구들과 즐겁게 일을 하는 이들의 모습에 신선함을 느낀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일요일 하루 매상이 1천 달러를 넘어섰다.  
김씨는 장사를 해보고 싶은 초보자들에게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이런 영업방식이 의외의 좋은 반응을 얻는 것에 힘입어, 앞으로 낮 시간과 밤시간으로 영업시간을 더욱 세분화 시키는 시도도 계획 중이다. 또한 메뉴를 늘리지 않고 밴쿠버와 시애틀까지 매콤달콤한 한국 양념치킨 맛으로 승부를 걸어 볼 생각이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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