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前 영국 왕세자비의 사고 원인에 대한 영국 법원의 평결이 11년 만에 나왔다. 영국 런던고등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7일 다이애나와 연인 도디 알파예드의 죽음은 운전사와 차를 추적하는 파파라치의 운전 과실에서 비롯됐다고 결론지었다. 또, 다이애나와 도디 파예드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도 사망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항간에서 제기되었던 다이애나의 임신 가능성, 다이애나와 파예드 사이에 아기가 태어나지 못하도록 살해했다는 음모설을 일축한 것이다.
글로브 앤 메일은 9일자 사설, ‘Grief and fantasy’에서 다이애나의 죽음과 그 원인을 밝히겠다고 나선 모하메드 알 파예드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상처받고 명예가 실추된 관계자들과 다이애나의 두 아들에게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사설 요약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사람마다 상실의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다르다. 그러나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와 함께 교통사고로 숨진 아들을 잃은 모하메드 알 파예드(Fayed)의 경우는 흔치 않다. 그는 아들 도디(Dodi) 파예드의 죽음에 영국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파예드의 근거 없는 주장 때문에 검시관들은 수개월에 걸쳐 다이애나의 임신 가능성도 조사했다. 또, 영국의 비밀정보국(MI6) 개입에 의한 고의적 살인여부도 정밀 수사했다. 물론 알 파예드의 편집증적 망상은 사실무근임이 드러났다.
파파라치의 고속 질주와 다이애나가 타고 있던 메르세데스 차량 운전사 앙리 폴의 음주운전과 부주의가 사고원인이었다. 불법운전을 밝혀내는 데 900만 파운드가 소요됐다. 비슷한 결론을 도출한 전직 영국경찰청장을 상대로 한 조사에만 360만 파운드의 비용이 들었다. 프랑스 경찰수사도 다를 것이 없다.
알 파예드는 다이애나와 아들 도디 파예드의 죽음이 음주운전 때문이었다는 조사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또,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슬픔을 치유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어처구니 없는 소송으로 인해 상처 받고 명예를 훼손당한 사람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고인이 된 어머니의 사생활이 일반에 알려지면서 고통 받은 다이애나의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 왕자에게도 사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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